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쓰면서, 불심(佛心) 새긴다

현대인들은 급변하고 있는 세계정세와 지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박한 일상에 내쫒기며 살아간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수집하고 이를 정리하여 재화(財貨)로 전환시키는 것이 삶의 일부분인 양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인간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종교는 세상사에 대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잘 일깨워주며, 인간의 정신문화 양식의 가장 기본적인 것에 관하여 경험을 초월한 존재나 원리와 연결 지어 의미를 부여하고 또 그 힘을 빌려 통상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인간의 불안·죽음의 문제, 심각한 고민 등을 해결하여 준다. 이처럼 종교는 오래전부터 많은 질적 변천을 거쳐 오며 오늘날에도 인간의 내적 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불교는 초현실적인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나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또한 현재의 결과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인과법(因果法)을 시작으로, 일상생활의 지침서가 되어주는 의미 깊은 불교의 큰 가르침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크나큰 진리를 일깨워준다.

   

▲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1동에 위치한 불광사는 82여년전 설립된 역사 깊은 사찰로, 마음의 쉼터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시원한 우물과 같은 여유를 전하고 있다.

생활불교, 실천불교, 수행불교의 중심도량
초록의 푸르름을 자랑하는 역동의 계절 여름이 찾아오고 있다. 여름의 푸르름과 잘 어울리는 어느 맑은 날,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에 위치한 불광사를 찾았다. 주택단지와 인접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지만 불광사는 현대적 건축물과 고건축물이 잘 어우러져 타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관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23년 전 불교의 가르침을 더욱 많은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백양산 기슭에 있는 불광사의 자리에 오게 된 종학 스님은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도 정성을 가득 담아 불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법당에서부터 사찰 구석구석을 설명하며 불광사의 역사를 전하는 종학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진정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기도도량으로 이만한 곳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불광사의 불사를 진행할 당시 이곳은 산중 속의 조그마한 사찰이었습니다. 그러다 자연적으로 주변에 도심이 들어섰고 부처님의 보살핌 아래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사찰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는 종학 스님은 부산광역시 불교 연합회 부회장과 부산광역시 사상구 문화원 이사를 역임하며 다양한 포교활동으로 불자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5년이 넘게 발행되고 있는 불광사의 불교포교지 ‘죽비소리’가 불광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 포교활동인데 이는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에게 전달되어 불교계의 소식과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과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10년을 목표로 포교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매 호 매 호 더욱 새롭고 더욱 귀감이 되는 불교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작업이 힘들고 고되지만 저와 저희 신도들의 작은 노력이 한 사람에게라도 전달된다면 더 없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는 종학 스님은 ‘죽비소리’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불광사에서는 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자비회와 신도회에서는 대내·외를 막론한 각종 불교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불교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으며, 방생회에서는 매월 음력 보름 생명의 존엄성을 널리 알리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활동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를 전달하고자 힘쓰고 있다.
“언젠가 동남아권 불교국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는 그들이지만 ‘회향’이라는 불교의 참 가르침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는 종학 스님은 신도들에게 ‘회향’의 가르침을 전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불교 교리강좌를 통한 가족법회 및 어린이 포교 등으로 불자들이 시간적·신앙적으로 편리할 수 있는 도량, 부처님을 찬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마음자리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생활불교, 실천불교, 수행불교의 정진에 힘쓰고 있는 불광사를 통해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맑고 향기로운 삶이 다가올 것을 예감해 본다.

사경(寫經)의 공덕이 탑을 조성하는 것보다 수승하다

   
▲ 종학 스님은 대내·외를 막론한 각종 불교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서 중생들에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불교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불광사의 종학 스님은 사찰 신도들과 함께 사경을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아 불자들의 마음속에 불심을 심어주고 있다. 경전 속에 담긴 가르침을 한 자 한 자 되새겨 마음속에 각인시키는 사경에는 깊은 심신과 원력, 정진력이 깃들어 있어 그 행위 자체가 수행이라는 점이 재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경은 그 자체가 참회요, 염불이요, 기도요, 참선이다’라는 말이 불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7년 동안 부처님의 경전을 금으로 쓰고 있는 주지 종학 스님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게임 당시 금니사경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헌한 바 있으며, 이와 같은 사경 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경전을 존경하면서 신앙이 두터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주지 종학 스님은 “경전의 한 자, 한 획을 쓰면서 불심을 가슴에 새기는 사경은 얼마만큼 하는가보다 얼마나 깊이 하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울러 경전의 뜻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의미도 크지만 수행자의 발원과 심신을 사경 속에 담아 지혜와 자비를 높여주는 원력을 키워 나가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라고 전하며 앞으로 전시실을 마련하여 부처님의 사리와 함께 금니사경을 전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전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불광사의 불교 교리강좌를 통하여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어려울 수 있는 불교 교리를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하여 부처님의 보살핌 아래 모두가 진정한 부처님의 참 진리를 깨우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덧붙여 전했다. 이렇듯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중생들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종학 스님과 불광사가 있으니 이 세상은 더욱 밝고 따뜻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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