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 기념사진.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담화에서 리 외무상은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 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있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8월21일 미 국무장관 폼페오가 미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북조선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망발을 줴쳐댔다"며 "개 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고, 역시 폼페오는 갈 데 올 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힐난했다.

이어 "과연 그가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며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을 외워대던 그 폼페이오가 맞는가"라며 "이런 사람과 마주 앉아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지 실망감만 더해줄 뿐이다"라고 했다.

담화는 미국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이후에도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전략자산을 전개하며 한반도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폼페이오가 사실을 오도하며 케케묵은 제재 타령을 늘어놓은 것을 보면 그는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아울러 "일이 될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는 결과물이 날아나군 하는데, 이것을 보면 그가 미국의 현 대외정책보다 앞으로의 보다 큰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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