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자원 증식의 새로운 대안, 강제어초
수백 년 전 침몰한 선박에는 왜 어패류가 많이 서식할까? 이는 철 구조물 표면에서 용출되는 철 이온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필수영양분이 되어 부착이 용이한 침몰 선박주위에 어패류를 서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패류 등의 수산생물은 암초가 있고 해조류가 많이 부착하여 살고 있는 장소에 모여들어 어장을 형성하는 특성을 이용, 수중에 인위적으로 각종 구조물을 시설하여 이곳에 해조류가 부착케 하거나 먹이생물을 발생토록 하여 수산생물의 산란 서식장을 제공하는 과학적인 원리를 응용한 것이 바로 인공어초라는 것이다.


수산업의 국내·국외적인 여건이 변화하고 있다. UN해양법의 발효로 해양 분할 경쟁시대에 돌입, 수산자원의 자국화 정책은 연안국가간의 마찰과 조업 국간의 경쟁 심화를 부추겨 일본과 중국을 위시한 동북아 200해리 경제수역 즉 배타적 경제수역(EEZ)체제가 형성되었다. 수산물을 수급할 수 있는 바다가 좁아졌다는 얘기다. 우리가 섭취하는 단백질의 43%를 수산물을 통해 공급하고 있고 1인당 수산물 소비량도 90년 36.2kg에서 2000년 44.1kg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단위 생산량은 90년 3.4톤에서 2000년 3.0톤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외적으로 조여 오는 경쟁 체제는 어업환경을 극한의 상황에 이르게 하였다. 이러한 변화 추세에 정부와 관계 부처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해양부는 지금까지 총 5천4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시설가능 면적 30만6천700㏊의 55%인 16만8천700여㏊에 인공어초를 설치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있었기에 고갈되어 가는 어족자원을 조금이나마 지연시킬 수 있었다. 바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른 수산선진국 일본은 1962년부터 인공어초 사업을 실시하여 50m~200m 심해에 현재까지 강제어초 5천여기를 시설하였으며 최근에는 63빌딩 높이의 초대형 강제어초를 200m 이상 수심에 시설하는 등 인공어초 사업이 계속적인 확장 일로에 있다. 선진국의 경우 강제어초를 비롯한 다양한 인공어초를 개발, 보급하여 일찍부터 효과적인 수산자원의 증식을 이루고 있다. 국내서도 강제어초의 시공이 시급한 이때에 정부와 해양 수산부의 예산편성을 늘이는 등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인공어초 투하 사업은 매우 중요한 국가적 사업인 만큼 관련 공무원의 의식 전환과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하지만 이미 투하된 인공어초의 허점을 보고도 적극적인 보강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뭔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강제어초를 아십니까?
지난 10월 30일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준중리 해역에 대형 바지선 2척이 인공어초 투하작업에 나섰다. 부산 동부권 해양목장 단지 조성 1차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날 작업에는 기존의 콘크리트가 아닌 철로 만든 강제어초가 선을 보였다. 투하된 강제어초는 1개당 길이 14m, 높이 9m로 아파트 3층 규모이다. 처음 철로 만든 물고기 아파트가 제공되게 된 것은 지난 98년부터 황토살포기 제조로 수산업과 인연을 맺은 (주)도시엔지니어링의 노력의 결과이다. 콘크리트보다 해저층과 접하는 면적이 넓어 자연 침하가 적고 안정감이 큰 강제어초는 철이 산화될 때 생기는 철이온이 식물성 플라크톤 증식에 필수성분으로 작용, 자원조성효과가 큰 것으로 부경대과 수산과학원의 공동 연구 결과 부산지역에 처음으로 철로 만든 물고기 아파트가 제공되게 된 것이다. 콘크리트 어초는 수심 20-30m에서만 가능하고 연약지반에서는 파묻히는 경우가 발생한다. 해류에 의한 유동으로 밑 부분이 파손돼 일정기간이 지나면 어초의 용적과 높이 유지가 불가능해 어초의 기능을 상실하며 제작기간이 길고 목적지에 완벽한 시설이 불가능한 단점도 있다. 어초가 자원조성 효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16hr에 1백개의 시설을 하도록 돼 있지만 추가시설 보강 때 무더기로 쌓아야 하는 등 시설 후 관리가 불가능하다. 또한 초기 1-2년간은 시멘트에서 용출되는 수산화칼슘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초래될 우려가 있어 해조류 등의 바다생물 부착면적이 감소된다. 이러한 기존 콘크리트 어초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경상남도와 제주도와 같은 수산선진도는 기존의 콘크리트 대신 효과가 인정된 강제어초로 전환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원래는 육상의 토목업을 20여년 간 해 왔습니다. 바닷가 출신이다 보니 평소 수산해양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일본의 바다 토목의 현장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못지않은 천혜의 보고인 바다가 삼면에 접해 있는데 기술개발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한국에 돌아와 바로 업종을 전환하였습니다." 미래는 해양 도시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 평소 수산해양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이대표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연구개발비 1억원을 자비로 투자해 국립 수산 진흥원과 공동으로 황토살포기 개발에 착수해 국내 최초로 자체 연구 개발한 시제품을 98년 시제품을 출시. 지난 99년 경남지역 지방자치단체에 황토살포기를 납품하고 2000년 5월에는 전해수 황토살포기를 제작해 '바다 살리기'에 나선 개척정신의 소유자이다.
"최근 수산업 현실은 기르는 어업육성과 연안 수산 자원 조성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공어초는 수산자원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바다 목장화 프로젝트의 주요 아이템입니다.재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전량 콘크리트로 만든 어초를 투입해 왔지만 이미 콘크리트 소재에 허실이 드러난 상태에서 다양한 어초의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일본에서는 70년대에 이미 강제어초를 개발, 매년 2천억 원을 들여 강제어초를 시설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제작기술개발이 늦어져 콘크리트 어초에 밀려나 있는 실정입니다. 혹시 강제어초를 아십니까? 지난 88년부터 포항제철과 부경대와 함께 산학연으로 연구개발해 포항연안에 시험적으로 설치한 후에 부착생물과 어류가 모여들어 해양생태계 조성효과가 높음을 확인했지만 기존 업체와 연결고리가 깊어 사업 설명회조차 할 수 없었던 기술이었습니다. 이제야 빛을 보게 된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강제어초는 모든 형태의 어초제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제작과 운송이 편리해서 현재 시설된 콘크리트 어초단지를 보강할 때 보강작업에 적합한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조사 결과 강제 어초의 표면에서 지속적으로 용출되는 철 이온은 식물성 플랑크톤 증식의 필수 영양분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양호한 식물성장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 어초는 또 밑바닥이 넓게 설계돼 있어 바다 뻘 층으로 스며드는 자연 침하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동해남부 해저지층에 적당한 어초시설로 평가되어 부산시는 내년에도 예산을 확보, 해운대-기장해역의 피시벨트에 강제 어초 투하량을 계속 늘려가기로 결정 했다. 또한 생산단가가 단위면적당 6만원정도로 저렴하고 내구연수가 60-70년으로 반영구적이며 방식처리하면 30-40년 연장도 가능하다. 생물부착면적이 넓고 원형이 100% 유지되며 시설 후 관리가 완벽하며 어탐기로 정확한 위치파악도 가능하다. "왜 기존 콘크리트 어초는 시설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어탐기에 나타나지 않는지 아십니까? 구조적으로 불안정하여 침몰, 유실되어 시설 이후 시간이 지나면 용적을 유지할 수 없어 어탐기로도 위치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사후 관리가 되지 않아 폐그물이 걸리고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는 쓰레기가 되는 것이죠."

인공어초 사업 - 정부지원 민간투자 사업으로 전환되어야
(주)도시엔지니어링은 강제어초의 선두주자로 이미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어초시설 역사가 30년이 지났고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계기를 맞아 좀 더 발전적으로 어초사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 어초의 효과는 일선 어업인들이 잘 알고 어초시설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에서 고갈되어 가는 어업자원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관련 업계들의 적극적인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할 시점입니다. 인공어초사업은 자연환경과도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하여 풍부한 제3식량으로 공급받도록 우리 스스로가 어장을 개발하는 일이며, 한 단계 발전시켜 바다목장화를 이룩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경친화성, 바다목장화의 해양생태계 학습장으로서, 더 나아가 관광 선진국의 실례처럼 잘 만들어진 인공어장이 스쿠버나 일반 관광객의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관광기능까지 갖출 수 있는 무한한 사업입니다." 이두권 대표는 인공어초의 미래는 한없이 밝고 무한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무엇보다 수산자원의 증가를 위해 강제어초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인공어초가 바다 속에 던져놓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보았듯 콘크리트 재질의 사각형 모양 어장은 사실상 사후 관리의 사각지대입니다. 강제어초가 우수한 것은 조류의 이동과 함께 이동되더라도 투하 이후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하며 사후 관리를 위한 예산의 규모가 작고 기술이 용이하다는 것입니다."
30년 넘은 해양사업의 대계였던 인공어초사업은 아직 이렇다 할 직접적인 경제이득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부정어업 방지라는 과거의 명분만을 내세운 국가는 앞으로 펼쳐질 무궁한 해양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르는 어업의 현장으로써 인공어초 사업을 다시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이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이미 가까운 일본에서는 인공어초사업을 정부지원 민간투자사업으로 전환하여 어민의 직접투자와 생산이득을 올리고 있고 다른 외국에서도 어초사업을 대상자원에 합목적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인공어초사업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전환된다면 막대한 국가예산의 낭비도 막을 수 있을뿐더러 더 활성화된 어초의 개발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다가 좋아 바다를 지키고 싶다는 (주)도시엔지니어링의 이두권 대표. 그의 강제어초로 다시 태어날 21세기의 바다가 무궁한 자원의 보고로 앞선 관광 자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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