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채널 A 영상 캡쳐)

[시사매거진=강현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2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경북 영천에 있는 은해사의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는데 이때 “합장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며 때늦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황 대표의 이런 모습은 단순히 종교적 문제를 넘어 상식과 합리성, 존중과 이해를 갖추지 못한 모습"이라며, "황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 총연맹은 “개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합장(合掌)은 두 손바닥을 합하여 흩어진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모은다는 뜻으로 마음의 한결같음을 나타내는 불자들의 예절이다. “손바닥을 마주 붙이는 것은 눈, 귀, 코, 혀, 피부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감지하고 조정하는 제6식인 의식(意識)을 모은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종교적 명절에는 법요식이나 예배, 미사를 전후하여 외부의 주요 인사들이 올 경우 내빈으로서 먼저 소개하거나 예를 표하도록 배려해온 것으로서 비록 사찰뿐만 아니라 성당이나 교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한편, 우리나라 헌법은 “제20조 ①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적 관점에서 보면 종교의 자유 속에 내포된 신앙의 자유를 가지게 되며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다는 점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은 애초부터 논란거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에 의해 지금 지적되며 전직 대통령들의 합장장면이 재삼 비교되며 분석되는 이면에는 종교의 문제를 정치에 끌어들여 증폭시키려는 노림수와 얕은 정치적 계략이 치밀하게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일반적인 사상과는 다르게 종교는 절대자인 신에 대한 귀의와 내세에 대한 내적인 확신이 뒤따른다. 그런 면에서 황 대표가 자기의 내적 신앙을 간직한 채, 불교식 합장의 예를 표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정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내적인 확신없이 단지 예배의식에 참석하여 '합장'을 하며 눈속임하는 것이 오히려 정직해야 할 정치인이 자신의 신념을 위장하는 것이며, 큰 정치인으로서의 작은 양심을 버리는 일인 것이다. 이런 신념적 태도를 '합장거부'로 규정하며 비난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불교의 가르침인 '자비' 선포에도 맞지 않을 것이다.

성탄절과 부활절을 맞아 전국의 성당과 사찰을 찾는 비신도 정치인들에 대해 성당과 교회는 '사도신경'을 암송하지 않고 '아멘'으로 응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예식 거부'로 매도하지 않는다.

더구나 불교식으로 치뤄지는 장례식장에서 교인이 기도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예를 갖추는 조문객에게 “그럴거면 차라리 가지나 말지?”라고 비난하지 않는 것은 아무리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두 손을 모아 잡고 겸손의 예를 표한 신앙적 정서를 지나치게 폄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진정한 신앙인들은 그 종교가 무엇이든지 여부를 떠나 종교적 명절을 축하하러 몰려든 자들에게는 더욱 종교의 가르침인 '자비'와 '사랑'의 실천을 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 속에 숨겨진 한국적 정치의 계략과 치졸함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교적 신념은 그의 정치행보와 맞물려 연일 논란이 되고 있지만, 불교계와 개신교간 종교 갈등으로 비화시키려는 이분법적 음모는 집토끼인 자기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결집시키고 신앙을 갖지 않은 산토끼들에게 내편으로 확실하게 편가르기 하려는 낮은 정치적 수작임을 간파한 수준 높은 국민들에 의해 판별되게 될 것이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정치의 후진성과 낙후성이 그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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