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하나에도 아이들의 미래와 꿈을 담겠습니다."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어린이들은 이야기 꺼리가 나옵니다. 지금 유행하는 캐릭터는 만화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아이들이 상상해 낼 수 있는 캐릭터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죠. 이제 우리나라도 너무 상업적 측면과 회사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제대로 된 캐릭터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만들어 낸 귀여운 친구들
캐릭터산업은 이제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낯선 분야가 아니다. 국내 캐릭터 시장도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크게 성장하였다. 대중매체의 발달과 디자인 중심의 상품개발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몇몇 국내 토종 캐릭터가 외국에 까지 수출되면서 캐릭터 산업은 이른바 ‘대박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주 고객층인 아동을 표적으로 하면서 너무 돈벌기에만 급급한것은 아닌가 하는 회한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제경쟁력도 중요하고 제작하는 기업의 수익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렇지만 진정 아이들의 시각에서 그들만을 위한 캐릭터도 하나쯤은 있어야되지 않을까. 수익성만을 의식한 자극적인 캐릭터가 난무하는 시대에 이와 차별화된 캐릭터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주)JS코퍼레이션(대표 김정숙)의 브리사 보니타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 무역회사의 현지 파견 직원으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국내 캐릭터 산업이 막 눈뜨기 시작할 무렵, 한 지인의 회사에 들렀다가 빼곡히 들어차있는 캐릭터들을 보고 이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캐릭터가 사업성에 치중하면서 진정 아이들이 꿈과 상상을 이룰 수 있는 캐릭터가 없음을 발견하고 '브리사 보니타'를 국내에 소개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어린이들은 이야기 꺼리가 나옵니다. 지금 유행하는 캐릭터는 만화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아이들이 상상해 낼 수 있는 캐릭터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죠. 이제 우리나라도 너무 상업적 측면과 회사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제대로 된 캐릭터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귀여운 바람'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브리사 보니타'는 1996년 '미사엘'이 나무 조각과 먹을 이용해 한 붓에 편안하고 느긋하게 그린 그림이 원작이다. 이 원화를 바탕으로 일본 라이센스 업체인 'JAPAN ARTISTS'의 디자이너 '스가와'가 캐릭터 작업을 하였다. '브리사 보니타'는 그림 한장 한장마다 이야기를 싣고 있다. 이 점이 기존의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차이인 것이다. 같은 그림이라도 볼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는 그림에 캐릭터와 배경이 같이 담겨져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캐릭터만 있을 경우 자신의 감정이입만 가능할 뿐이다. 일본의 캐릭터 디자이너 '스가와'는 아이들이 이 캐릭터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효과를 위해 각각의 캐릭터를 한 장면씩 붓으로 그린다. 그래서 모든 그림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따뜻한 색감, 자연스러우면서 재밌는 표정의 캐릭터들은 이런 정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호기심 많고 껌을 좋아하는 백곰 '둥이', 말괄량이 토끼 '꽁이', 듬직한 코끼리 '코코'를 중심으로 매년 두 번씩 '브리사 보니타'에 어울리는 테마를 정하고 테마에 맞는 캐릭터를 추가해 다양한 이야기로 꾸며지기 때문에 항상 새롭다.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소중히
처음 국내에 소개 되었을 때 라이센스를 달라는 업체가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이 캐릭터의 진정한 컨셉을 이해 못하는 사람에게는 라이센스를 줄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측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 사업을 하려고 준비하였던 김 대표에게는 선뜻 사업권을 주었다고. "아이들이 그림만 봐도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그래서 해보고 싶다라고 얘기하자 일본측에서 허락하였어요. 아마 그 꿈을 이해하고 정말 그것 때문에 이 사업을 하려는 것을 이해해 주신것 같아요"라며 김 대표는 전했다.
현재 일본에서도 상업적으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원인은 만화영화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NHK방송국 등 몇몇군데에서 만화영화를 만들게 해 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절대 불가하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이 캐릭터의 진정한 의미는 아이들이 그림만 보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상상이 가능하지만 만화영화가 제작될 경우 상상력 발휘는커녕 만화의 틀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은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꿈이 철저히 무시되어 왔습니다. 결국은 어른이 보는 어른의 세계에서 만든 캐릭터, 이익을 위한 캐릭터가 많아지게 되었죠. 우리나라에선 어린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1등 만능주의입니다. 그러나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죠. 1등 만능주의 때문에 주입식으로 교육을 하다보니 상상력이 떨어지고 이는 우리나라 인재가 외국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 것입니다."
현재 김 대표는 '브리사 보니타'를 시작으로 라이센스 사업을 시작하여 일단 사업이 안정권에 오르면 아메리칸 그래픽 감각의 A.S Manhat taner’s 와 아기사슴 밤비 디자인으로 유명한 월터 슈미트의 작품모음집 큐트컬렉션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캐릭터 산업에 색다른 업적을 남긴 그의 집념에 의해 진정한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산업으로 재탄생되는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하며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자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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