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관은 남녀 모두 가지고 있는 기관… 전문 영역에서 다뤄져야”

(시사매거진252호=김민건 기자) 지난 2017년 11월 1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비뇨기과’라는 전문진료과목 명칭을 ‘비뇨의학과’로 변경하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확정됐다. 복지부는 “비뇨기과의 진료영역 및 연구범위 확대에 대한 국내외적 추세를 반영하고, 일본식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 비뇨기(泌尿器)의 명칭을 우리말 표현에 맞게 정비하기 위해 비뇨기과 전문과목의 명칭을 비뇨의학과 전문과목으로 변경하려는 것”이라고 개정령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 하이맨비뇨기과의원 손지철 원장

시력이 저하되거나 눈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우리는 안과를 찾는다. 마찬가지로 피부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과를, 치아에 이상이 생기면 치과를 찾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여타 질환들과는 달리 요로계나 생식기관 등 비뇨계통에 이상 징후가 보일 때 비뇨기과를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비뇨기(泌尿器) : 오줌을 만들고 그것을 배설(排泄)하는 기관(器官). 신 장(腎臟)·수뇨관·방광(膀胱)·요도(尿道)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간 비뇨기과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중·장년의 남성들이 성기능 또는 생식기에 이상이 있을 때 내원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와 같은 인식은 남성의 성기능 치료를 부각시켜 선정적인 홍보를 내세웠던 일부 병원들의 영향도 없지 않다. 때문에 ‘비뇨기과=남성기능치료’라 여기며 여성질환과는 관계가 먼(?) 진료과목이라 여겨왔던 것이다.

본지는 비뇨기과의 오해와 편견 그리고 비뇨기 질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올해로 개원 9년차를 맞고 있는 하이맨비뇨기과의원(청량리점)의 손지철(비뇨의학과 전문의) 원장을 만나보았다.

▲ 하이맨비뇨기과의원 손지철 원장

손지철 원장에게 비뇨기과(비뇨의학과)란 어떤 의미인가  

비뇨의학과를 전공한 전문의로서 박사학위까지 취득을 하고, 개원한지 9년차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실제로 비뇨의학과는 계속 후배기수들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전공의(專攻醫)가 부족한 비인기과(非人氣科)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현재에는 그만큼 중·노년층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 중요해지고 있다.

본디 비뇨의학과는 남성기능장애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중년·노년기에 접어들면서 발병할 수 있는 배뇨장애나 요실금, 요관, 요도, 방광, 요로계 결석, 생식의학 등 다양한 비뇨기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포괄적 진료과목이다. 때문에 인기 비인기를 떠나 전문의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비뇨의학과에서 느끼는 매력은 어떤 것인가  

과거 인턴시절 모든 과를 돌았지만 특히 비뇨기과는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 너무 다른 점들을 보고 배웠기 때문에 유독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비뇨기과는 대개 외과하고 결부되어 하는 큰 수술이 많다. 예를 들면 신장(콩팥)이식도 협진을 통해 수술을 한다. 콩팥을 떼는 수술을 비뇨기과에서 하고 이식은 혈관외과에서 한다. 이와 같은 큰 외과수술을 하는 데 있어서 비뇨기과는 큰 역할을 담당한다.

수술적인 외과진료 외에도 약으로 처방하는 내과진료 역시 중요하다. 개인 견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외과적인 부분과 내과적인 부분 모두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1차 진료부터 대학병원 진료까지 가능한 비뇨기과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었다.

 

1차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 해달라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영역은 각자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환자들이 민감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질환의 경중을 떠나 대학병원과 같은 3차의료원에서 진료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3차의료원의 특성 상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중환자를 우선 시 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그러다보니 다시 1차의료원으로 오시는 환자분들이 적지 않다. 1차의료원에서는 이런 환자들을 꼼꼼히 케어를 해줘야한다.

비뇨기과는 초진 시 내과진료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1주일 단위로 처방을 하고 경과를 보면서 환자에게 맞는 약을 처방해야한다. 마치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처럼 내원하는 환자 개개인의 세세한 징후까지 살피며 진료를 해야하고 환자의 호전도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1차의료원이 지역 시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뇨기과를 찾아오는 여성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여성질환은 무엇인가  

여성분들이 비뇨기과를 찾는 대표적인 경우를 보면 과민성방광증후군, 급성방광염(acute cystitis), 요실금 등이다. 여성의 생식기는 구조상 뇨도(尿道)가 짧고, 항문(anus) 또는 질(vagina)이 요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남성에 비해 세균의 침투가 쉽다는 특징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 이 때 요도, 방광, 요관, 신장 등의 비뇨기계는 임산과 출산을 담당하는 생식기계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다.

보통은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민성방광증후군이나, 급성방광염 진단 을 받고 소견서를 받아 비뇨기과로 오시는 경우가 많다. 또 요실금의 경우 ‘복압성요실금’과 ‘절박성요실금’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절박성요실금은 약물치료를 해야하지만, 기침을 한다던지 복부에 압력이 가해질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요실금’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하다. 요실금은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방광이나 요도의 기능이 점점 나빠져 더 심한 배뇨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니 적극 치료를 권장한다.

일반적인 여성들은 보통 한 달에 한두번씩은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반면에 남성들은 성병균을 가지고 있어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이는 여성과 요도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증상. 하지만 꼭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증상이 있다면  

야간뇨가 생겼을 때. 즉 이전과 달리 자다가 깨서 꼭 소변을 보고 자는 습관이 생긴 것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오래 앉아있다 보면 전립선에 혈액순환장애가 생겨서 발생할 수 있다. 본래 수면 중에는 소변생성이 더디기 때문에 정상적인 신체에서는 잠을 깰 필요 없이 평균 8시간을 잘 수 있다. 소변을 보기위해 잠을 깨는 증상은 전립선비대의 신호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정기적 검진에 대해 묻고 싶다.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어도 필요한 것인가  

일반적인 여성들은 보통 한 달에 한두 번씩은 산부인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반면에 남성들은 성병균을 가지고 있어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이는 여성과 요도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플라즈마 계열의 마이코플라즈마 유레아플라즈마 균들이 증상이 미미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방치할 시 1-2 년 지나다가 폭음 또는 독감 등의 이유로 컨디션이 다운되고 면역력이 떨어질 때 균이 확산된다.

남자는 1차로 걸리는 곳이 전립선이다. 염증을 유발하고 그 다음 사정관을 타고 넘어가면 2차 부고환염 고환염. 더 심해지면 요관을 타고 방광염으로 넘어가 콩팥까지 가면 신우신염까지 올 수 있다. 때문에 정기적으로 성생활을 하는 일반적인 남성이라면 연령에 관계없이 6개월 내지는 1년에 한번이라도 PCR검사를 받길 권한다. 잠복기 에 상관없이 PCR검사를 통해 무조건 잡아낼 수 있다.

 

내방하는 환자들 중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면  

불법(가짜) 발기부전제는 매우 심각하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선에 노출되어 있는 6~70대 노인층 분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불법으로 제조된 약물은 배합과 물질에 대한 검증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그로인한 심장질환이나 복상사 같은 부작용이 매우 위험하다.

모양이 같고 병원처방 없어도 구할 수 있고, 싸다는 이유로 함부로 복용을 하면 절대 안된다. 지금은 국내제약회사의 정품 발기부전제도 저렴하며, 임상실험과 안정성이 검증되어 있기 때문에 비뇨의학계나 단체에서 어르신들께 홍보를 하며 인식을 많이 개선중이다.

또 불법 성기구 사용 및 바세린, 파라핀과 같은 불법물질 시술 또한 위험한 행위이다. 자칫 호기심으로 이어진 행위는 결국 기능 장애 및 염증과 고름을 유발시키고 혈액순환 장애로 결국 성기의 부패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이면에 실제로 이러한 사례들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과 경각심 차원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 

해당 인터뷰를 통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비뇨의학과라는 진료과목에 대해 한 발짝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비뇨계통의 질환이라고 해서 타인의 시선을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남녀를 불문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비뇨기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관인 만큼 전문영역에서 정확히 진단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그에 맞춰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지역시민들의 건강증진과 의료서비스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 하이맨비뇨기과의원 손지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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