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초, 제일 힘들었던 문제는 아내와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드니까 소통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통하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말이 통하면 그걸로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소통이 원활해지니까 어느 순간 부부의 마음이 통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순간, 허울뿐인 말보다 진심이 담긴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아내를 보면 아직도 설렙니다. 집에 아내가 없어서 설렌다면 도덕적으로 문제성이 다분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심이 통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언제나 설렘을 동반합니다. 제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솔직해야지,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 해.”

물론 과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내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것 역시 소통의 한 방법입니다. 부부 사이가 소통을 넘어 마음까지 전달된다면 단순히 설레는 것 이상의 배려와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통하는 관계란 심장이 떨린다는 신체적인 것 외에도 서로를 향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관계를 말합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설령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한다 하더라도, 그건 나빠서가 아니라 철이 없어서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남자의 사랑은 여자를 지켜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 여자의 종이 되고 싶어 해요. 하지만 문제는 남자의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을 뿐이지요.

이런 남자의 심리와 달리 여자는 남자가 늘 변함없기를 바랍니다. 아내는 ‘우리 남편은 내 보디가드가 되고 싶어 했었지’라며 남편의 진심을 기억하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지 않고 이런 결혼 초의 감정이 끝까지 유지되길 바라니까 변심한 것 같아 섭섭한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자들의 마음은 ‘내 것이 되었다’라고 생각될 때까지만 그것이 지속됩니다. 약도 그러하듯 사랑에도 유통기간이 있는 법이에요.

계속해서 남편이 보디가드의 역할만 하길 바란다면 가정은 누가 꾸릴 것인가요? 아내의 재력이 엄청나서 남편이 오직 아내만을 위할 수 있다면 가능할 텐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 아내에게 사랑도 주고 돈도 벌고 애도 키우려면 보디가드만 해서는 살 수 없어요. 아내들은 왜 주어진 역할은 생각하지 않고 예전의 사랑에만 취해 살려고 하나요?
현명한 아내라면 남편을 지켜보고 구속하지 않으며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챙겨 줘야 합니다.

가정에서 훌륭한 사람은 아내 한 명뿐이에요. 그래서 아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 가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 탓을 하기 전에 아내이자 엄마로서 자신은 어땠는지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남편을 이해하면 어떨까 합니다. 결국 남편을 다루는 것은 아내의 힘이니까요.

사랑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둘이 좋아서 입을 맞추는 것만이 사랑이 아닙니다. 측은지심 또한 차원 높은 고도의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피하는 것 또한 사랑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사랑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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