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의 발달과 일상화된 건강관리로 나이보다 젊게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건강을 자신하는 분들도 소변보는 기능이나 성기능에 대해 차분히 따져보면, 걱정거리 한두 개쯤은 고민하고 있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은 불편을 주는 문제는 소변보기다. 노년 여성들도 예민한 방광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는 등 ‘과민성 방광’으로 고생하지만, 많은 수의 남성들도 전립선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 전립선은 방광 밑에 달려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감싸고 있는 것으로, 나이가 들고 호르몬 대사가 변하면서 그 크기가 커져, 요도를 눌러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불편해지고, 방광의 크기도 작아지고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 보고, 자다가도 몇 번씩 깨게 되는 증상이 바로 ‘전립선비대증’이다. 질병 발생률이 60대 남성 중 60%, 80대 남성 중 80% 정도라고 하니 단일 질환으로는 손꼽히게 많아, 과거에는 거의 포기하고 살다시피 했다.

소변의 불편함도 쉽게 못 털어놓는 어르신들이 더 말 꺼내기 힘든 문제는 성기능 장애다. 특히 남자는 이성 앞에서 ‘발기’라는 신체 변화를 보여야, 서로를 기쁘게 하는 본격적인 성관계가 가능한데, 여러 이유로 한두 번 실패하면 점점 주눅 들고, 될 사람도 안 되는 악순환을 겪는데 이를 ‘발기부전’이라 부른다. 발기부전은 심혈관계, 신경계, 내분비계, 정신적인 문제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관여해, 한두 가지만 문제가 생겨도 기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아, ‘남성들 건강의 척도’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다.

한두 시간 전에 한 알 먹어두면 훌륭하게 임무를 해내는 발기약이나, 성기에 직접 약을 주입하는 주사요법 등 해결사 치료법들이 있지만 이 역시 적은 양으로 가장 좋은 효과를 올리고 부작용이 적어야 하니, 전문의의 자문은 필수다.
두 질환 모두 워낙 많다 보니, 전립선 환자들 중 발기기능이 약해졌다 호소하거나, 비대증 치료과정 중 소변보기가 편해지면서 발기기능이 돌아왔다고 좋아하는 등 전립선비대증과 성기능 장애와의 상관관계를 예측할 수 있는 증상들이 많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립선비대증과 성기능 장애는 노화에 따른 변화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가지 현상일 뿐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는 관점이 더 많지만, 지금도 그 이상의 관계가 있음을 확신하고 밝히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전립선비대증 자체가 성기능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며, 전립선 치료로 인해 일시적인 장애는 흔히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노화에 따른 성기능 장애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오고, 여러 불편한 증상들이 예민한 성기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치료 방법에 따라 약간의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음으로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웰빙은 예쁜 몸매를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자리관리’라는 면에서 성생활은 웰빙의 중심에 있다고 하겠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커지고 배뇨장애가 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더라도, 잘 알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노년의 성도 보호받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