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충남 공주의 제 1사립미술관인 임립미술관은 임립 관장의 설립 이념을 담아 예술가들에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지난 11월 27일부터 개최된 이래 임립미술관 특별전시관 A동에서 올해 12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삶을 예술로 만드는 아트팩토리’는 충남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은 2018년 레지던시 사업이자,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2분기로 나뉘어 진행한 예술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엔딩을 장식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임립미술관 기획전시의 총괄기획을 맡은 한남대 임정규 겸임교수는 총괄기획자로서 설립 20년 만에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유치한 임립미술관에서 역량 있는 국내외 젊은 아티스트 6인의 작품을 소개하며, 예술가와 감상자가 창작공간을 공유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생활 속에 들어온 예술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충남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공주 임립미술관 설립 최초로 레지던시 사업을 유치하였으며, 비구상적 리사이클링 조각과 참신한 설치미술로 유명한 임정규 조각가/총괄기획자는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신진 작가들의 ‘아트팩토리’에서 창조된 작품들을 소개하는 ‘삶을 예술로 만드는 아트팩토리’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임 총괄기획자는 아트팩토리라는 개념에 대해서, 작품을 관람하는 장소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작업실과 미술관을 동일시하며 관람하는 감상자들이 현장을 탐방하고 작가와 미술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동체 사업이라고 전한다.

2018 레지던시 사업의 첫 번째 성과인 ‘아트팩토리’는 1분기 4~8월, 2분기 9~12월로 각 4개월씩 진행되어 왔으며, 1기는 몽골 출신의 조각가 푸세, 따뜻한 전원의 풍경을 그리는 최미화 동양화가, 1,2기에 모두 참여한 이정화 조각가, 그리고 2기는 전민지 조각가, 김경숙 서양화가, 몽골의 서양화가인 Suvdmaa Erdene-Ochir가 참여한다. 양질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진행 역량을 인정받는 임립미술관은 작가의 창작과 재충전에 적합한 공간이기도 하다.

임 총괄기획자는 현대미술의 미래를 이끌어 갈 예술가 6인을 발탁하여, 삶과 미술, 예술 수요자와 작가가 허물없이 만나는 레지던스를 운영한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지난 8개월 간 작가들이 많은 작품을 창작하도록 지원하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통과 권위를 답습하는 작가들의 세계가 아닌 일반 관객들도 친근하게 느끼는 공간 아트팩토리(예술공작소)에서는, 관람객들이 창작 과정의 작가가 갖는 노고에 공감하며 작가 역시 상대적으로 넓은 작업실을 제공받아 창조의 열정을 불태우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6인 중 남성 조각가로서 금속 용접에 사회고발의 메시지를 담아 2.4m규모의 대작을 제작한 조각가 이정화 작가는 각기 다른 주제의 조형물 9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작가는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스는 금속에 나이가 들수록 노화와 성숙을 거듭하는 인간의 속성과의 유사성을 담았으며 흙과 석고틀 뜨기, 금속 한 조각 당 6회씩의 용접을 하는 과정에 1년 가까이 소요하여 이번 작품들을 제작했다고 한다.

이 작가는 또한 “예술가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는 반면 자기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는 상반된 요구조건 속에서 창작하는 존재이기에, 이번 기회로 많은 이들이 평소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작가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와 인생의 색다른 즐거움을 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 총괄기획자에 따르면 6인의 작가들은 지난여름 ‘작가와 함께 미술교육을 체험하다’라는 주제의 ‘아트브릿지’도 주도했다고 한다. 이 행사들은 단체관람을 온 아이들과 작가가 그라운드페인팅과 채색, 기초 조각과 소조 등을 체험하는 방식으로서, 관객들은 한국과 몽골 작가들의 레지던시 작업실 현장을 참관하면서 미술작품의 완성과정을 견학한 후 작가와의 소통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한남대 미술교육과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한 조각가 전민지 작가는 이러한 아이들과의 소통 시간을 통해 유익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어떠한 존재나 아이디어가 움트기 직전 에너지로 뭉친 상태를 태아가 웅크리는 흑백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바 있다. 또한 이번 레지던시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참관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밝은 에너지를 지닌 아이들의 영향을 받은 덕에 응집되는 에너지를 표현한 색감이 전보다 풍부하고 다양해졌다고 전한다.

파리 전시회에 참여했다가 귀국해 9월부터 레지던시 2기 멤버로 참여한 전 작가는 이번 기회로 총 15점을 제작했으며, 매일 새소리와 풀·나무 향을 가까이하며 작품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받아 압박감 없이 편안하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 작가로서도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 총괄기획자는 미술의 대중성을 널리 알리고 작가들의 성장에 기여한 이번 레지던시 사업과 전시회를 계기로, 서로간의 소통으로 이뤄 낸 예술적 성과의 긍정적인 결과물에 대해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찾아와 감상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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