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그림으로 행복한 동행을 하고 싶어요”

(시사매거진248=신혜영 기자) 자연은 참으로 친숙하면서도 경이롭다. 그런 자연이기에 지나친 꾸밈도 지나친 이기심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세상을 이룬다. 순수 그 자체라 표현해도 지나침이 없는 그런 자연 속에서 우리는 위로 받고 치유 받는다. 자연으로부터 행복을 얻고, 소통하는 서양화가 박정희는 이런 자연의 모습을 그려오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감동을 원색에 가까운 색채로 표현하고 있는 서양화가 박정희. 그녀가 초대한 ‘행복한 동행’의 여정을 들여다본다.
 

지난 2007년 갤러리 서호에서 제1회 개인전을 갖고 등단한 이래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평가받아온 박 작가는 2016년 파리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미술협회와 시현회 회원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미국 네바다 대학, 샌디에이고 대학, 일본 후쿠오카 주교관, 잠실 롯데 백화점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 문학평론가 류재근은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박정희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건 축복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박정희의 그림 속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그래서 축복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대상들이지만 그녀가 표현해 낸 자연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따뜻하다. 꽃과 나무, 포도, 숲, 연못 등 그녀만의 추상적인 자연의 이미지를 행복하게 화폭에 담아낸다. 행복한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박정희 작가는 행복을 가득 담은 자신의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고 있다.
 

‘행복한 동행’ 작가로 바쁜 활동을 하고 계신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처음 개인전을 연 것이 지난 2007년이었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전시가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아트페어를 했었어요. 전시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고 행복해요. 많은 분들이 전시를 기다리고 이끌어 주고 계셔서 항상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어 전 복이 많은 사람 같아요.

행복한동행 50호F 캔버스에 유채

작품을 보니 색채가 밝고 자연 소재가 많다. 그래서인지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더라. 다른 사람들도 다 나 같은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제 첫 작품을 소장한 분이 기억에 남아요. 백화점에서 만난 분인데 그 분이 내 그림을 구입하셨는데 그림에 맞춰 거실 소파도 초록색으로 교체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죠. 그 분 얘기가 내 그림을 걸고 나서 집에 달려가고 싶은 기분이라고. 이런 얘기를 들으면 행복하고 뿌듯해요.
 

작품을 보면 초록이 많다. 초록을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 이유가 있나
자연이라서 그래요. 전 충남 예산 출생인데 어릴 적 집에 수련 연못이 있었어요. 꽃나무가 유난히도 많은 정원이었습니다. 제 놀이터이자 친구였죠. 어릴 적부터 꽃을 특별하게 좋아했고 자연을 사랑했던 이 기억이 제 가슴에 오롯이 새겨졌어요. 가슴에 자리한 이 기억이, 자연에서 함께 했던 것들이 곧 그림이죠.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어떤 것도 고향의 향기가 가슴에 없으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겠구나하고 말이죠.
 

# 어릴 적 자연과 함께 했던 행복한 동행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아내는 박정희. 그녀의 어릴 적 추억이 곧 그림이요, 행복이다. 어느 한 갤러리 관장이 “박 작가는 스토리가 다양한데 거부감이 없다. 어떻게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 질문에 박 작가는 스토리를 다시 바꾸면서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소재가 자연에서 온 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연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는 박 작가는 자신만의 미적 감각으로 캔버스 속에서 또 다른 행복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가슴에 담아져 있는 것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고 행복하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그녀. 그녀에게서 자연은 그녀 자체인거다.
 

행복한동행 50호F 캔버스에 유채

표현하는데 있어 다양한 기법이 느껴진다

유화는 오래 걸려요. 말리고 그리고를 반복하면서 작품이 완성되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물감을 찍고, 흘리고, 뿌리고, 긁는 등 주제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제 그림의 밑에는 추상이 있어요. 그리고 자연이 함께 하죠. 마음속의 정원을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동행을 하고 싶은 바람이죠. 꿈과 희망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에요.
 

어떤 작가로 남고 싶나

행복한 화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개인전의 주제도 ‘행복한 동행’인 이유죠. 나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지는 않아요. 감동이 있고,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울림이 있는 늘 함께하는 기분 좋게 함께 동행 하고 싶을 뿐이에요. 행복한 동행을 위해서 걸어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동행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100호F 캔버스에 유채

# 박정희 화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내내 느꼈던 건 바로 ‘행복’이었다. 인터뷰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행복’이란 주제로 이어졌던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그랬다. 자연 속에 자리한 큰 테이블에서 동행한 사람들과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싶다고.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소박하면서도 행복한 바람을 내비쳤다. 자연을 좋아하는 진실성과 순수성을 가진 서양화가 박정희. 머지않은 날, 그녀가 바라는 이 소망이 곧 이뤄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축복 30F 캔버스에 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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