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하게 닮은 한국과 베트남, 이제는 친근한 이웃이자 아름다움을 머금은 그 곳으로…

(시사매거진247호=김민건 기자) 베트남을 서두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베트남 축구대표 팀(23세 이하) 박항서 감독이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 맹(AFC)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하며 파란을 일으키는가 하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루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그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기자는 이번 팸투어 당시 베트남 현지에서 박항서 이름 석자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마치 “두유 노우 지성 팍? 두유노우 강남스타일?”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지에 있는 내내 그들은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하고 한국인들을 누구보다 반기며 애정어린 눈빛을 보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그들은 한국인에 대해 우호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베트남 다낭행 비엣젯 항공 

'다낭(바나힐)-호이안-후에-호치민(경유)-푸꾸옥'으로 이루어진 5박 7일의 길지만 짧은 여정의 시작.. 

베트남 관광청과 비엣젯 항공이 공동으로 준비한 이번 팸투어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거의 매일이 체크인과 체크아웃의 반복이었기 때문에 심기일전이 필요했다. 첫 번째 행선지는 다낭의 바나힐이었다. 다낭 시티를 비록 직접 체험을 하진 못했기에 짧게 언급만 하고 간다.

다낭(Da Nang). 베트남에서 호치민, 하노이, 하이퐁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시. 베트남의 다섯개 직할시 중 하나로써 면적은 1,285㎢, 인구는 약 100만 명에 이르는 베트남 중부 지역의 최대 상업 및 항구도시이다. 특히 이곳에서 관광은 다낭 경제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이다. 베트남 중부의 교통 허브로서의 지위와 후에성, 호이안의 고대도시, 미선 유적지 등을 포함한 여러 유네스코 세계유산 유적지와의 접근성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도시이다.

해발 약 1,500m 정상에 위치한 다낭의 바나힐. 케이블카의 길이만 5.2Km로 거슬러 오르는데만 20분이 소요된다.
바나힐 중앙에 위치한 생드니 성당(Saint-Denis Catholic Church)

각자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그리고 그 산물 바나힐 

공항에 도착해 베트남 관광청에서 준비한 버스에 오른 우리는 생소하면서도 어딘가 낯이 익은 풍경을 보며, 첫 행선지인 바나힐(그들은 바나 산:mountain 이라고 불렀다)로 이동을 했다. 바나산 국립공원 정상에 위치한 작은 유럽 바나힐. 케이블카 입구에 다다라서야 왜 이들이 바나산이라고 부르는지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해발 1487m. 케이블카의 길이만 5.2km로 타고 오르 는데만 20분가량이 걸린다. 오르는 시간은 길지만 동서남북으로 펼쳐지는 절경 덕분에 찰나의 시간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서늘한 바람이 반기던 이 곳 바나힐은 과거 20세기 초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시절, 프랑스인들이 다낭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고산지대 정상에 휴양지로 조성했다. 프랑스인들이 떠난 뒤 방치된 이 곳을 관광레저회사인 ‘썬(SUN) 그룹’이 테마 파크로 만들었고, 마치 “아픈 과거의 역사를 잊지말자”,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재탄생시켰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는 베트남인들의 지혜가 만들어 놓은 산물인 것이었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성과 건물들, 테마가든과 자연과 하나되어 어우러지는 조형물들이 가득한 바나힐은 파란하늘을 보였다가도 수시로 안개를… 아니 구름을 머금었다 내뿜는 황홀경을 느낄 수 있었다.

200여년 전 프랑스의 한 동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바나힐의 모습

베트남 역사의 숨결…옛 도시의 광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보존하는 호이안 

1999년 모로코의 마라케슈에서 열린 제23회 유네스코 회의에서 건축적 중요성을 인정받으며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이안. 우리의 이튿날 일정은 호이안(Hoi An)이다.

호이안에서 첫 번째로 손꼽히는 관광지인 올드타운을 가기 전, 다낭을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들린다는 코코넛 숲(coconut forest)에 들려 코코넛배 (바구니배)를 체험하는 일정이었다. 코코넛배는 원래 해안가에 있는 큰배를 오가는데 사용했던 운송 수단이었다. 지금은 이처럼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점 또한 현재의 이들이 살아가는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 그대로 작은 바구니의 형태를 닮아 붙여진 바구니 배는 실제로 성인 4명이 타도 거뜬할 만큼 안정적이다.

바이마우 코코넛숲에서는 일명 코코넛배(배바구니)를 타고 코코넛 정글을 누빈다. 이어 숙련된 현지 뱃사공의 화려한 쇼를 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한명의 사공이 노를 저어 마치 정글과도 같은 코코넛 숲 사이를 지나 어느 한 지점에 이르게 되면 이어 숙련된 사공 한명이 가운데에 자리하여 특별한 쇼를 보여준다. 마치 한국무용의 풍차돌리기를 연상시키는 이 쇼는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내 넓은 강가로 나가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한 뒤 돌아오는 바구니배 코스는 호이안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다낭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올드 타운. Acient Town(고도시)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16~19세기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베트남의 도시이다. 이후 투본강의 하구에 토사가 퇴적되면서 수심이 얕아져 큰 배가 드나들기 어렵게 되어 오늘날 다낭과 같은 해안지역의 항구들에 무역항의 역할을 넘겨주게 됐다. 하지만 과거의 번성했던 도시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노란 색상의 낮고 오래된 건물들을 보고 있자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투본강을 끼고 있는 이 곳에선 낮에는 베트남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평안한 고도시로, 밤에는 형형색색 조명이 가득한 루미나리에(luminarie)의 향연이 펼쳐지는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호이안 올드타운의 밤은 빛과 조명들이 만발하며 색다른 자태를 뿜어낸다.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 멸망한 마지막 왕조의 수도 '후에'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 응우옌 왕조의 12대 왕 카이딘 황제의 릉으로 베트남을 배신한 황제이기에 베트남인 사이에서는 미움을 받는…” 현지 가이드의 농담반 진담반이 섞인 사전 설명이었다.

한국의 경주를 연상시키는 도시 후에를 가기 위해서는 하이반 고개를 넘어간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고 길다고 알려진 하이반 고개는 바다와 구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후에로 통하는 터널이 만들어져 이 고개를 지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은 후에로 가는길에 하이반 고개를 거쳐 간다고 한다. 이 곳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고개 정상에 만들어진 요새의 흔적들… 해발 900m의 고개 정상에서 보이는 광활한 풀숲과 해변은 세계 10대 비경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후에왕궁은 응우옌 왕조가 건설한 황제의 궁궐로 역대 황제들과 가족, 신하들이 머물렀던 공간이다.사진 속 황궁의 정문은 정오가 되면 태양이 문위로 떠오른다고 해서 붙여진 응오몬(오문), 가운데 문은 황제만이 들어갈 수 있었고, 좌우로는 문관과 무관, 가장 바깥쪽은 일반인들이 오갔다.

후에 왕궁(Dai Noi)은 후에를 상징하는 곳이다. 베트남 최후의 왕조인 응우옌 왕조가 1802년부터 1945년까지 총 13명의 왕이 거주했던 장소이며 베트남 최초의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약 1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니 만큼 과거 중국식의 건물과 프랑스식의 성을 복합적으로 보여지는 건물양식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모두 소실되어 현재 남아있는 왕궁은 복원한 왕궁으로 보면된다.

모든 나라의 역사는 비슷한 것일까? 성군이 있으면 폭군도 있는 법… 후에에 있는 카이딘 황제릉. 앞서 언급했듯 베트남인들은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프랑스에 우호적인 황제로 정사에는 관심이 없었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카이딘황제. 콘크리트와 목재로 만들어진 카이딘 황제릉은 프랑스식의 화려함을 더해 카이딘 황제의 사치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둥과 난간 곳곳에 조각들은 섬세하 면서도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베트남의 전통적 건축물과는 다르게 특이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카이딘왕릉

베트남의 제주도, 청정 해역의 에메랄드 빛 바다 '푸꾸옥' 

최근 한 방송사의 ‘배틀트립’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잘 알려진 청정의 섬 ‘푸꾸옥’. 365일 따뜻한 날씨를 자랑하는 이 곳은 베트남의 유명관광지인 다낭, 하노이, 나뜨랑에 이어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후에를 뒤로 하고 호치민을 경유해 푸꾸옥으로 가는 비엣젯 항공편에 올랐다. 푸꾸옥의 일정은 조금 여유로웠다. 푸꾸옥의 첫날은 선박을 이용한 선상낚시 체험과 스노클링. 둘째날은 빈펄 (Vinpearl)리조트의 빈펄 사파리 투어의 일정이다. 푸꾸옥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으로 그동안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휴양지였다. 때문에 아직은 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베트남인의 전통문화와 천혜의 자연이 많이 남아 있다. 환상의 섬 푸꾸옥에는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해변’으로 ‘별’이라는 뜻을 지닌 ‘사오비치’와 7.9km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케이블카’, 섬 중앙에 위치한 ‘즈엉동 야시장’, 그리고 놀이동산과 사파리 등을 즐길 수 있는 ‘빈펄리조트’를 자랑한다.

푸꾸옥은 1년 365일 내내 온화한 여름날씨로 베트남 현지인들도 휴가를 보내고 싶은 휴양지 1순위로 꼽는 아름다운 섬이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보트를 이용해 바다로 나와 낚시와 스노클링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우리 일행들이 묵었던 솔비치(Sol Beach)를 비롯해 퓨전, 노보텔, J.W메리어트 등 타 지역에 비해 리조트 시설이 월등히 잘 갖춰져 있어 휴양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트를 타고 푸른바다를 가르며 바다 한가운데 에 도착해서 즐기는 선상 낚시는 낚시줄과 바늘 그리고 오징어 조각의 미끼로 이루어진 간단한 낚시 체험인데 반해 심심치 않게 걸려드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름 모를 어느 작은섬의 근처. 바닥이 투명하게 보이고 산호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즐기는 스노클링과 선상에서의 식사는 모름지기 휴양을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정점을 찍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빈펄 사파리를 마지막 투어로 남긴 마지막 날엔 왠지 모를 아쉬움과 함께 조만간 베트남을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아침이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이곳 푸꾸옥의 빈펄사파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아름다운 색깔의 홍학들이 반겨준다.
푸꾸옥의 솔비치(SolBeach) 리조트에서 이번 팸투어 답사 일행들이 기념촬영을 가지고 있다.

빈펄 사파리 일정을 앞두고 잠시 언급하자면 베트남에는 레저산업의 양대산맥이 있다. 바로 베트남 10대 그룹으로 꼽히는 썬(Sun)그룹과 빈(Vin) 그룹이다. 소위 우리나라의 삼성 격인 빈(Vin)그룹과 현대 격인 썬(Sun)그룹. 첫 날의 행선지였던 다낭의 바나힐이나 이 곳에 있는 해상케이블카 등등 수 없이 많은 레저관광 상품 및 타운이 썬그룹 소속이다. 건설, 임대, 의료, 레저, 백화점, 교육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부동의 민영 1위 그룹 빈그룹은 호텔·레저분야의 빈펄을 현재 베트남 내 17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신규시설을 늘려가 향후 40여 개의 리조트를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팸투어의 마지막 일정인 빈펄리조트에서 다양한 놀이기구와 워터파크를 자랑하는 빈펄랜드를 경험하진 못했지만, 빈펄 사파리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약 115만 평의 규모로 세계 각지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동물원과 사자, 호랑이 등의 맹수들을 만날 수 있는 사파리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코끼리, 기린과 같은 동물들에게 직접 손으로 간식을 주거나 관객과 함께하는 애니멀 쇼 등의 교감체험 프로그램이 짜여 져 있어 자녀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체험 현장이 될 것으로 보여졌다.

푸꾸옥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Hello, Vietnam. See you" 

베트남의 관광청과 비엣젯항공(VietjetAir)이 공동으로 추진했던 이번 팸투어(10.10~10.16). 다낭(바나힐)-호이안-후에-호치민(경유)-푸꾸옥으로 이어졌던 알찬 일정… 이 짧은 여정 속에서 베트남인들의 역사와 삶, 그들이 살아가는 지혜와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오묘하게 한국과 흡사했던 베트남은 다시금 찾아오고자 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듯 느껴졌다.

본 기자는 이렇게 한줄평을 내리고자 한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 그 곳 베트남.”

[함께한 이들 : <Famtrip 명단> 하나투어 최현정 실장, 모두투어 채종현 매니저, 참좋은여행 최수현 계장, 노랑풍선 조해은 계장, 자유투어 유진희 매니저, 에어텔닷컴 정종택 팀장, 비엣젯 윤종은 상무, 교통관광신문 김석무 부회장, HV인터내셔널 이종일 대표, 시사매거진 김민건 부장]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