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35호_장경동 칼럼) 사고치는 배우자들

유독 사고를 많이 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박을 한다거나 술 먹고 호기를 부리며 혼자서 거금을 계산한다거나 배우자와 상의 없이 거액의 돈을 친구에게 빌려준다거나 하는 사람 말입니다. 사고를 치는 사람들의 유형도 다양합니다. 뻔뻔하게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납작 엎드려 주위사람의 눈치를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치는 사람들은 보통 성격이 활발하고, 대인 관계가 넓어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곤하지만 배우자로서는 단점이기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 많으니 그 사람들과 한 번씩만 만나도 일주일 내내 늦게 들어오게 되고,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돈도 잘 빌려주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건 진정한 의리가 아니라 미성숙하고 자기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성 문제로 속 썩이는 배우자도 있습니다. 물론 상대 배우자에게 외도로 인한 상처를 주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배우자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이러한 태도에 대해 ‘지은 죄가 있으니까 저러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를 용서하기로 결심했다면 ‘이 사람은 원래 그럴 사람이 아니었는데, 진정한 반성을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반전의 계기로 삼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과도한 쇼핑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명품은 물론 누군가는 사서 써야 합니다. 자신의 경제적 수준이 된다면 얼마든지요.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데 과시욕 때문에 충동구매를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면 뒷감당이 어렵습니다. 돈 있는 사람은 돈을 쓰고 돈 없는 사람은 절약하며 각자의 형편에 맞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합니다. 신용카드를 긁기 전에 배우자와 상의하여 결정하십시오. “여보, 나 이거 500만원 주고 샀어”라고 했을 때 배우자가 “필요했잖아. 잘했어”라고 반응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은 반응이 나오면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가족끼리 돈을 빌려주는 일이 사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방앗간을 운영할 때 일꾼들에게는 삯을 줬지만 자식들에게는 주지 않았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나중에 다 너희들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교회를 개척하며 아버지께 보증을 부탁드렸을 때에도 단칼에 잘라버리셨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그 몫이 자식들에게 왔습니다. 생전에 아버지는 아들이 목회 일을 하며 떼이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란 걸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사고를 치더라도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고를 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책임질 수 있었으면 사고가 아니었겠죠.”

그래서 배우자와 상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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