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보도 후 1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시사매거진 _ 이성관 기자) 작년 10월 24일, jtbc에서 핵폭탄급 보도가 터졌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고쳐준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최씨가 사용하던 테블릿PC에 대통령연설문이 저장되어 있었고, jtbc측은 최씨가 수정한 내용대로 대통령의 연설이 행해졌다는 것을 밝혔다.

 

촛불집회 현장(사진- 뉴시스)

그 후 정확히 1년이 지난 지금, 격변이라 할 만큼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선 1000만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촛불시위를 벌인 끝에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고, 뒤이어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대통령이 임기 중에 탄핵 당해서 대선이 다시 치러진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비극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의식의 성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다음달 5일에는 “한국 국민의 촛불집회가 평화적 집회가 민주주의의 필수요소임을 세계 시민에게 각인시켰다”는 이유로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인권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불과 1년 전에는 ‘헬조선’, ‘이게 나라냐’, ‘삼포ㆍ오포ㆍ다포세대’ 등 혐오와 자기비하로 점철된 키워드가 온라인상에 난무했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관용어처럼 쓰이고 있지만 예전과 함의가 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지난 보수 정부 9년 동안 국정원의 비호아래 커졌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혐오문화의 확산세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언론보도는 ‘숙의민주주의’, ‘탈원전’, ‘적폐청산’, ‘국정원 수사’, ‘공정언론사수’, ‘제2차 세월호특조위’ 등을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모두 1년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들이었다. ‘성장률’, ‘경쟁력’, ‘효율성’, ‘경제적’이라는 단어 뒤로 미뤄왔던 의제들이 제자리를 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청와대 전경(사진 - 이성관)

그러나 여전히 기득권 ‘기레기’라고 불리던 언론의 왜곡보도 행태와 정부관료들의 안일주의,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혐오문제 등은 상존하고 있다. 또한 가계부채와 주택문제, 비리척결 등 전 정부에서 남기고간 숙제도 남아있다.

내년부터 문재인 정부의 예산안과 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향후 정부의 정책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고 시민 스스로 만든 새로운 대한민국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참여하는 것이 시민과 공정언론의 몫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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