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서 재활까지 환자를 가족처럼

정신질환 환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거점 병원으로 발돋움

[시사매거진 233호 / 신혜영 기자] 영화 ‘미져리’의 여주인공 애니 윌킨스는 간호사 시절 연속 영아살해를 저지르고 온갖 엽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정신병자다. 심령-공포 영화 ‘엑소시스트’에서는 정신질환자를 귀신 들린 사람과 동일시한다. 영화 ‘추격자’ 속 지영민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각종 영화나 소설, 뉴스 속에서 기괴한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자들을 많이 접한 이들은 정신질환이라고 할 때 살인, 환각, 악마 등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러한 사례들은 치료가 방치된 정신질환의 아주 극단적인 예들이라고 할 수 있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많은 질환들은 살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적응장애, 우울장애, 공황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중독, 치매 등 우리 생활과 매우 가까이에 있는 질환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TV에 나와서 고백하는 것처럼 정신건강의학과적 문제들은 우리의 삶에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나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에 대해 지혜병원의 이지혜 병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질환들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흔한 질환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상담받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지난 4월 확장 이전한 지혜병원은 전문분야인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해 내과와 가정의학과를 함께 진료하며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내원할 수 있도록 병원의 문턱을 낮췄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의 문턱을 낮춘 지혜병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6년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연간 470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성인 7명 중 1 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을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자신과는 무관한 병으로 정신질환을 잘못 인식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정신질환은 드러내기 쉬운 질환은 아니다.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우울증의 경우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감기처럼 병에 걸리면 치료를 통해 쉽게 나을 수 있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감기처럼 누구나 걸리기 쉬운 병이니 우울증의 증상이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으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때문에 아직도 많은 이들이 증상이 있어도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것을 불편해한다. 우리나라 성인 중 평생 살아오며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9.6%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여전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문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감기를 오래 방치하면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처럼 정신질환도 신체의 병과 같아서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정신질환도 신체질환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많은 흔한 질환들 중 하나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자신의 삶의 질을 위해서 정신건강의학과적 증상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조기에 내원해야 한다.
2017년 4월에 확장 이전한 지혜병원은 이지혜 병원장의 전문 분야인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해 내과와 가정의학과를 함께 진료하면서,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망설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내원할 수 있도록 병원의 문턱을 낮췄다.
지혜병원의 이지혜 병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지혜병원은 기존의 정신건강의학과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했고 확장 이전한 지금의 병원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였다. 그래서인지 병원 앞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스스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많아졌다”라고 말한다.
급난지붕(急難之朋). ‘급하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란 뜻의 지혜병원의 이념처럼 밝은 분위기와 친절한 의료서비스로 환자들의 힘이 되어주고 있는 지혜병원에 환자들의 발길이 모여들고 있다.
 

환자들의 무의식에 접근, 공감과 격려로 행복한 삶 찾아주다

지혜병원은 환자들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들의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선택했다”라고 말하는 이 병원장은 환자들을 대하는 자세도 남다르다.
“대학시절부터 인간의 정신의 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라는 이 병원장은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에 처한 환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들이라고 생각했다. 환자들이 겪는 증상들에는 의미가 있다. 그러한 의미를 파악하고 환자의 무의식에 접근해 치유를 돕고 있다”고 말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질환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빠르고 즉각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약물치료’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인해 나타난 증상들에 대한 응급치료이자 대증치료라고 할 수 있다. 약물치료로 불편한 증상들이 많이 개선되지만 그러한 증상들이 발현되게 된 근본적인 원인들이 남아있어 약물치료로는 더 이상의 치료 진전이 없거나 재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질환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 각 사람들의 고유한 원인들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되는 치료는 ‘정신치료’라고 이 병원장은 말한다.
이 병원장은 “인간은 육체만으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사람 전체에 영향을 주는 그 사람의 무의식의 영역들이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영역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치료가 바로 정신치료다”고 설명한다.
인생의 행복을 되찾고 뇌를 젊게 유지하는 비법이 바로 무의식에 감춰져 있는 많은 어려움들을 상담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이 병원장은 환자의 무의식에 접근하여 치료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빠른 치유를 돕는다.
 

확장 이전,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인간의 정신적 고통 부분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는 이 병원장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정신건강의학과였다고 한다. 
이 병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야말로 ‘가장 인간을 영적·정신적·신체적으로 복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과’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병원장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된 이후에 더 훌륭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고자 하는 생각에 분과로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를 세부전공했다.
이 병원장은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많이 치료한 경험을 통해서, 소아청소년 환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성인 환자들의 내면의 유아기적인 심리를 더욱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더 소신껏 진료하기 위해 병원을 개원했다”는 이 병원장은 보다 더 실질적이고 체계적이며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 지난 2017년 4월 26일 지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지혜병원으로 확장 이전했다. 현재 지혜병원은 170병상대의 규모로 운영 중이며, 앞으로 지하 1층, 지상 7층에 200병상 후반대 규모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150여 명의 환자가 입원 중이며 세부적으로 일반내과병동, 일반정신병동, 중독병동, 여자병동, 개방병동으로 전문 특화하여 운영 중이다. 앞으로 2개 층의 병동을 더 열 예정인데, 이 중 한 병동은 치매 문제와 정신건강의학과적 문제가 같이 있어 요양병원에서는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공동간병 서비스를 도입한 중증 치매 특화 병동을 운영할 예정이다.
그리고 경증에서 중등도 치매 노인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정을 위해서는, 환자를 가정에서 돌보고자 하는 보호자들을 위해 주간에는 병원에서 보호자들의 치매 부모님들을 치료하며 돌봐드리고 야간에는 다시 집으로 모셔다드리는, ‘치매 낮 병동’을 운영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 1층을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현재 3층의 재활훈련실을 지하 1층으로 옮기고, 이곳에 알코올 중독 상담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상담하면서 중독 치료 및 재활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혜병원의 입원 환자 중에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특히 많다. 지혜병원은 단순한 입원으로 인한 알코올과의 단절이 아닌 중독 환자의 무의식에 접근해 중독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치료를 하고자 하는데, 특히 운영 계획 중인 알코올 중독 상담센터가 개설되면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상담, 훈련 및 치료를 통해서 중독 환자들을 보다 더 전문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병원장은 “우리나라에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술에 대한 문화가 관대한 것도 이유이다. 환자 자신이나 환자의 가족들이 알코올 중독(의존)이라고 인지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지혜병원은 이러한 환자들과 환자의 가족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및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병원장은 “중독 치료는 환자의 건강하고 정상적인 부분을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환자의 건강한 부분을 이끌어내고 그것이 강화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치료는 그 사람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 병원장의 생각이다.
확장 이전과 함께 제 2의 출발을 알린 지혜병원. 이 병원장에게 앞으로 지혜병원을 어떤 병원으로 이끌어나갈 건지 묻자 “대학병원 못지 않은 전문병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쪽은 소아청소년, 중독, 노인정신, 일반정신, 스트레스 클리닉 분야 등으로 나누어서 보다 더 전문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 신건강의학과 쪽은 각 파트에 그 분야에 보다 더 전문적인 의료진들로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대학병원 정신 건강의학과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병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이 병원장은 말한다. 아울러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내과와 가정의학과 진료를 함께 보고 있는 이유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거점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전문병원으로서, 지역민을 위한 병원으로서 큰 포부를 알린 이 병원장. 지혜병원이 어떤 병원으로 거듭날지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환자들에게 ‘선한 이웃’이 되고 싶다는 이지혜 병원장. 이 병원장은 항상 환자들의 편에 서서 환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혜병원 이지혜 병원장 Interview

과거에 비해 정신건강의 학과 치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변화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내과를 방문하는 것처럼 편하지 못한 거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요즘 외래를 보면서 두 가지 인식이 공존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 병원에 처음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왜 왔는지, 어떻게 저희 병원을 알고 왔는지 물어보면 정신건강의학과가 있어서 찾아왔다고 한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과거에 비해 환자들 스스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수가 많아진 건 분명한 의식의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환자들이 자신의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정신건강의학과에 스스로 온다. 이렇게 초진이 많은 걸 보면 인식이 많이 변화되고 있는 것 같아 희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건 강의학과를 혐오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들이 외지에 있는데다 폐쇄된 느낌을 주고 있어 사람들에게 비춰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들의 모습은 혐오과, 혐오시설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정신건강의학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의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내원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있어 지혜병원은 늘 노력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정신질환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뭐라고 생각하나. 
정신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DSM-5에서 묶어놓은 증상들로 편의적으로 진단을 내리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그러한 증상들로 인해 사회적·직업적 영역에서 뚜렷하게 지장이 있게 될 때, 확진이 되게 되고 더욱더 치료가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울감과 우울장애는 다르다. 정상적인 ‘우울감’과 ‘우울장애’는 구분해야 한다. ‘우울장애’는 지속적인 우울한 기분, 의욕과 흥미의 저하 등의 정서적 우울과, 불면증, 식욕 저하 등의 신체적 우울 및 무가치감과 부정적사고 등의 인지적우울 등이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정상적인 우울감이 아닌 지속적인 우울 증상들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고 ‘이러다 좋아지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방치 하게 되면, 이러한 증상들이 부적절하고 지나친 죄책감을 유발하게 되고, 더 나아가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과 시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설명이 잘 안 되는 신체 증상이 나타날 경우, 그 원인이 정신건강의 학과적 문제인 경우가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공황장애’를 들 수 있다. 요즘은 다행히도 매스컴을 통해 공황장애가 많이 알려지면서 이 병의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이 병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하는 병이라는 것을 먼저 알고 정신건강의학과에 스스로 찾아온다. 하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공황장애 환자들은 그들의 증상들로 인해 그들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응급실을 더 자주 찾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공황장애의 증상들은 호흡곤란, 심박수 증가, 어지럼증 등의 신체적 증상들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신건강의학과적 문제가 신체로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설명이 안 되는 신체증상은 자기 마음이나 생각을 언어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서 많이 생기는데, 그러한 스트레스들이 쌓여서 신체 증상들로 나타나게 된다. 현대인들이 이유 없이 아프거나 피곤할 때,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신체 증상들이 지속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에 한번쯤 내원해서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예를 들면 내과에서 혈압, 맥박수, 호흡 등의 바이탈사인이 흔들릴 경우 초응급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그 사람의 ‘정신건강의학과적 바이탈사인이 흔들리는 경우’를 그 사람이 ‘자살사고’가 있을 때로 판단한다. 이 경우는 초응급을 다투고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정신건강의학과적 바이탈사인이 흔들리는 것으로 간주한다. 유명인들의 자살 사례들을 보면 그들 대부분 자살 실행 직전에 자살 사고를 표현하고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전문적인 누군가가 만약 이들의 상태를 정신건강의학과적 바이탈사인이 흔들리는 초응급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으면, 이들 중 95% 이상은 자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안타까운 사례들로는 정신질환의 치료의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고서 뒤늦게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예를 들면 조현병 같은 질환의 경우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제대로 치료받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잘 복귀할 수 있는데, 인격이 많이 무너진 상태로 만성화가 많이 진행되어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게 되면, 치료가 매우 힘들고 만성 정신병으로 굳어지는 비율이 높다.
마음에도 병이 있는 것이다. 가벼운 불안증, 화병, 알코올 중독, 인터넷 중독 등 따지고 보면 많은 것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 포함되는 병들이다. 우리의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의 병을 병으로 생각하 지 않고 방치한다면 우리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이후에 많은 좋지 않은 결 과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러한 마음의 병의 증상들이 있다면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치료함으로써 건강한 마음과 삶을 하루 속히 되찾기를 바란다.
 

병원장님의 마인드가 궁금하다. 
아버지는 외과, 오빠는 내과의사이다 보니 의대에 가는 건 나에게 있어 자연스러웠다. 나는 대학시절 진리를 추구했는데 당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신앙을 가지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나의 마인드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환자들의 ‘선한 이웃’이 되는 것이다. 남을 위해 노력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상적인 표현이 된 ‘선한 사마리아인’ 얘기를 잠깐 하자면, 길을 가던 사람이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빼앗기고 심한 상처를 입었다. 신앙심이 깊은 두 사람, 사제와 레위인은 모른 체하며 지나쳐버린다. 그때 사마리아인이 다친 사람의 상처를 싸매고 주막으로 데려가 주인에게 그 사람을 돌봐주라면서 돈까지 준다. 나는 지혜병원에 온 환자들을 그들의 인생에서 우연히 정신질환이나 그 밖의 크고 작은 내과 질환 등으로 강도를 만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3년 동안의 깊은 우울증 의 심연에 빠졌다가 본원에서 치료받고 극적으로 회복되신 지인 변호사분께서 붓글씨로 '급난지붕(急難之朋)'이라는 네 글자를 쓰셔서 선물로 주셨다. '급(急)하고 어려울(難)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朋)'라는 뜻이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처해 인생 가운데서 병이라는 강도를 만난 환자들에 대해서, 나는 선한 이웃, 선한 친구가 되어서 그들이 잃어버린 본연의 건강한 자아 및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전문적인 지식들과 치료를 통해서 도와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마인드다.”

확장 이전과 함께 제 2의 출발을 알린 지혜병원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의료진과 임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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