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2호=장경동]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에게 장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혼 후에는 결혼 전에 했던 노력의 반의반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은 길게 가야하는데, 남자가 여자를 얻기 위해 한꺼번에 사랑을 쏟아붓고 여자와 결혼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면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 거지요. 그렇다면 왜 사랑을 한꺼번에 다 쓸까요?

 

아내는 아이를 낳은 후에 여기저기 아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남편은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파? 그럼 병원 가!” 혹은 “당신만 아파? 나도 아파!”라며 타박하는 말이 참으로 아내를 서운하게 합니다. 이럴 때 “당신, 어디가 많이 아파?”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건 문제 해결 이전에 공감을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그저 영혼이 담긴 한마디를 원할 뿐이지요. 하지만 남자의 뇌 구조상 여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정하지 않은 건 남편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아내가 아플 때 잘 대하는 방법을 보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어려운 법이니까요.

유능하지만 무심한 남편과 무능하지만 따듯한 남편이 있다면 어떤 사람을 고르겠어요? 일반적으로 아내만을 위해 살면서 유능해지기 어렵고, 본인이 부족하면 아내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저 또한 아내가 아프면 병원에 같이 갑니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라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몸과 마음이 함께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은 바쁜 업무나 일정 때문에 그러지 못하기에 아내는 서운함을 느낍니다.

그럴 때 남편은 10번 중에 5번을 잘해주고 5번을 잘 못해 줬는데, 어떻게 500번 못해 준 것처럼 말하느냐며 불만을 제기합니다.

이때 남편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플 때 그 마음을 헤아리고 매너있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거 하나가 아내의 마음을 녹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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