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경영으로 가족적 분위기 조성하는 김순자 리더십

21세기는 변화와 경쟁을 추구하는 시대이며 여성의 시대다. 감성과 창의력, 그리고 유연한 사고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내적 경쟁력뿐만 아니라 섬세한 경영전략과 자유로운 활동영역을 가진 여성이 이제 우리 경제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또한, 21세기 정보화 시대의 도래는 기업경영 사이클을 빠른 속도로 앞당기고 있으며, 국경 없이 진행되는 기업 간의 무한경쟁은 투명한 경제활동과 경쟁력 제고만이 생존전략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 CEO들은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정립하고 투명한 경영문화정착과 새로운 기업환경 조성, 국제경쟁력 제고를 통해 건강한 사회건설과 국민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1세기. 참으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많은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말이다. 무한경쟁시대, 지식정보화시대, 녹색성장 시대 등등 21세기를 표현하는 말들은 근거 없이 생산된 말들이 아니다. 가능성과 확신이 있기에 나타난 말들이다. 그중에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말도 있다. 이 말은 곧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나라에서 남성보다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편견의 대상이었던 여성들이 이제는 편견을 떨쳐내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21세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말 ‘세계화 시대’와 ‘무한경쟁시대’에서는 더는 남성 권력구조를 가진 국가와 기업, 단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여성들이 사회 각계각층 각 분야에서 그 능력을 발휘해야만 가능하다.
본지에서는 그동안 각계각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성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조명해 왔다. 이에 파주시 우수 지자체 특집을 통해 파주시의 자랑스러운 여성CEO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많은 여성에겐 롤 모델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연 매출 5~6억 원에 불과했던 회사를 120억 원 매출의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킨 ‘한국절연물산’의 ‘김순자 대표’. 그녀의 성공스토리를 소개한다.

“우리 직원이 최고, 우리 회사가 최고”

노사 간 환상의 하모니 선보이는 (주) 한국절연물산(김순자 대표)은 전력시스템 및 전력기기용 전기 절연물의 제조업체로서 1970년부터 한국의 전기산업에 우수한 품질의 전기절연물을 공급하며 전력시장에 기업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1992년 법인회사로 전환 후 중전기기산업에서 사용되던 고가의 수입절연물의 대체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한국절연물산은 대부분의 수입 절연물을 국산화로 대체 개발하는 데 성공하여 과거의 수입하여 쓰던 절연물을 국산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역으로 수출하는 발전을 이루었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초만 해도 국내 절연시장은 일반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몰드 변압기용 층간 절연지 등 대부분이 일본과 유럽제품을 수입하여 사용하였지만 끊임없는 연구 끝에 동질의 제품을 값싸게 생산하는 데 성공하여 수입에 의존하던 절연물을 외산제품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제는 중전기기산업에서 사용되는 수입절연물질의 국산화에 이어 초고압 중전기기까지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전기절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년 전만 해도 전업주부였던 김 대표가 한국절연물산을 경영하며 이제는 어엿한 파주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김 대표는 “가장 큰 고비가 두 번 있었다”며 지난날을 술회했다.
첫 번째 고비는 바로 남편의 사망이었다. 대장암으로 1992년 2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뒤 김 대표는 남편의 뒤를 이어 대표직에 오른다. 경영뿐만 아니라 절연물에 대해서도 문외한이었던 그녀가 회사를 지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신뢰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에 대한 신뢰였다”며 “전폭적인 신뢰로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안겨 주었고, 그것이 애사심의 발로가 되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 번째 고비는 전 국민이 어려웠던 1998년 IMF였다. 부도 직전까지 가 회사의 존폐가 좌우되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중기청, 경기도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원을 요청했고 외적으로 지자체와 정부의 도움, 내적으로는 똘똘 뭉친 직원들의 도움으로 IMF의 위기도 이겨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던가. 회사를 내 것처럼 여기는 직원들과 김 대표의 노력은 10년 만에 5~6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을 10배 이상으로 성장시켰고 또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그 두 배 이상의 매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35명의 직원 모두를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직원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다”고 전했다. IMF의 위기에서도 한 명의 직원도 내몰지 않으며 자신은 굶어도 직원들 월급은 떼먹은 적이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CEO, 김순자 대표의 사람중심 경영이 현재의 한국절연물산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김 대표의 신념은 직원들 복지로 이어져 1994년부터 토요일 격주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격 주년 전 직원들에게 정장을 한 벌씩 마련해주는 애정을 보였다. 또한, 매년 전 직원 해외 연수 시행 및 10년 이상 근속 시에는 금 1냥과 100만 원의 포상금, 일주일의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주)한국절연물산,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다

2000년 ISO9002 인증 및 UL 인증 획득, 2002년 중소기업청 부품·소재공동기술개발사업 주관기업 선정 및 공동개발기업 현대중공업과 “초고압차단기용 절연로드의 개발” 과제의 성공적인 개발 완료, 2003년에는 중소기업청장의 기술혁신상 수상, 2003년 “초고압차단기용 전기절연관 개발” 과제의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사업 선정 및 개발 완료 등의 빛나는 실적을 거둬 온 한국절연산업은 2006년부터 현대중공업(주), (주)효성, LS산전(주) 등의 청정기술 개발사업의 컨소시엄에 청정환경 중전기기의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07년까지 ISO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과 에폭시 코팅 절연관·에폭시 코팅 유리섬유 절연로드 특허, 내부식성 유리섬유 절연로드 등 실용신안등록을 보유하는 등 기술혁신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그녀는 “너무 크고 허황된 목표가 아닌 작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여 달성함으로써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큰 부침 없이 경기 흐름에도 크게 영향 받지 않으며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5월에는 선유산업단지에 자사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환경적으로 더욱 개선된 곳에서 최고의 품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김순자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한국절연물산의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한국절연물산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 낸 것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있었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항상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이들 모두의 도움을 잊지 않고 안으로는 화목한 가정과 같은 회사, 밖으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국가 경쟁력의 한 축이 되는 행복한 회사가 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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