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기술인에 대한 인식 부족… 출연(연) 기술․기능인력 대책 마련 시급”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근무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처우나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기술직과 기능직 등 연구보조인력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 이하 STEPI)은 출연(연)의 기술․기능 인력에 대해 진단한 ‘출연(연) 기술․기능인력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STEPI Insight」95호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출연(연)에서 기술․기능인력의 전문성이 생산성을 높이고 연구의 질적 수준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2012년 5월 기초기술연구회 및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27개 연구기관 종사인력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출연(연)의 인적 구성에서 연구보조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초기술연구회 22.5%, 산업기술연구회 약 12% 규모이며 특히 기능직의 비정규직 비율이 각각 57.1%(기초), 38.1%(산업)로 타 직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종사 업무는 기관에 따라 매우 큰 편차를 보여 기초 소속의 경우 장비․기자재 운용과 기타 업무, 산업은 실험/검사/측정 및 기타 업무 종사자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최근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연구기관의 상당수가 기능직을 폐지하고 행정직으로 편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여전히 행정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기술․기능인력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위 측면에서는 기술직이 석사 이상, 기능직은 학사 이하 학위자 중심으로 차이가 나타났으며 학위와 종사 업무를 고려할 때 기술직의 위상은 기관에 따라 연구직과 유사하기도 하고 기능직과도 유사한 등 업무 영역과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금의 출연(연) 인력 구조와 정책이 박사급 연구원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음을 나타낸다고 보고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술․기능인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활용대책으로 ▲ 수행 업무에 따른 출연(연) 직군 체계 통폐합, ▲ 전문기술직의 위상 및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급 계획 수립, ▲ 출연(연) 인력정책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직군 체계 통폐합의 경우 연구, 행정, 기술, 기능으로 나뉘는 현재의 4직급에서 연구, 기능행정, 전문기술의 3개 직군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여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연구회의 기관평가 지표에서 직군별 인력구조를 제외하고 기술․기능직 및 관련 전문 인력 수급체계와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등 출연(연)의 인사제도 개선 및 개방형 인력교류제 등을 제안했다.

보고서를 쓴 박기범 연구위원은 “해외 유수 대학의 기술직은 연구직과 함께 팀의 일원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대학과 출연(연)에서는 전문가로서는 물론 직업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발전에 거대과학시설이나 장비의 구축과 활용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만큼 기술․기능인력의 중요성이 절실해 질 것이기에 기관별로 추진되고 있는 인력관리를 공공연구기관 전반의 인력 양성 및 관리로 확장하여 정부와 연구회 차원의 정책개발 및 제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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