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장기 집권 벤 알리 전 대통령, 금괴 1.5t 들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의 ‘조용한 나라’ 튀니지가 전에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23년간 독재정권에 억눌렸던 민심이 폭발, 급기야 대통령은 축출되어 해외로 도피하고 1월17일 여야통합 과도정부가 구성되었다. 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수십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지금 튀니지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간누치 튀니지 총리는 1월17일 기자회견을 통해 과도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총 23명으로 구성된 통합 과도정부 내각에는 나치브 체비 지역개발장관, 아흐메드 이브라힘 고등교육장관 등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야당 인사가 포함되어 있지만 상당수 요직을 여전히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속해 있던 집권여당 인사들이 계속 차지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산당,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엔나흐다당은 이번에도 배제되었다. 한편, 이 날 간누치 총리는 늦어도 6개월 안에 대선 및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높은 실업률, 물가폭등 초래한 벤 알리 23년 독재 정권

튀니지에서 가장 흔한 꽃인 재스민의 이름을 따‘재스민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번 혁명은 지난해 12월17일, 튀니지 중부 시디부지드에서 시작되었다. 거리에서 무허가로 과일노점상을 하던 26살의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경찰 단속에 적발되어 판매할 청과물을 모두 빼앗겼다.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청년은 시청을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시청 앞 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했고, 결국 사망했다. 이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점점 퍼져나갔고 시위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시위는 벤 알리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부정부패, 높은 실업률, 물가폭등 등 그동안 억눌렸던 민심이 폭발해 파급력이 더해졌다. 그리고 이 시위는 튀니지의 가장 흔한 꽃인 재스민의 이름을 따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시위를 강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6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민들의 분노가 절정에 이르자 벤 알리 대통령은 내무장관 경질, 대선 불출마 선언, 내각 해산 등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했지만 이미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그는 23년간의 정권을 내놓고 14일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 정부에 따르면 약 한 달간의 반정부 시위로 78명이 사망했으며, 30억 디나르(약 2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벤 알리 대통령은 직업 군인 출신으로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래 31년간 권좌를 유지해 온 하비브 부르기바를 무혈 쿠데타로 축출하고 1987년 정권을 잡은 뒤 23년 넘게 권력을 장악해 온 인물로, 취임 직후 그는 대통령의 연임을 2회로 제한하는 등 민주주의 개혁을 펼치겠다고 다짐해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독재자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집권 기간 야당을 억압하고 언론과 군재를 통제, 수백 명

 정치범을 투옥했다. 또한 연이은 개헌을 통해 임기를 늘리며 2009년 5선에 성공, 23년간 정권을 이어왔다.
한편, 이번 혁명은 탐욕에 눈 먼 영부인 레일라 트라벨시 여사 때문이라는 의견도 다수 차지하고 있다. 
벤 알리 대통령의 두 번째 부인인 레일라는 소문난 탐욕가로, 그녀는 틈만 나면 두바이로 날아가 고가의 귀금속과 옷 등을 쇼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그녀의 집안은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지역정부의 예산 및 인사권 등에 개입, 민심을 잃었다.

이러한 가운데 대통령 일가의 또 다른 만행이 알려져 전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는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 일가가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기 전 금괴 1.5t(726억 원 상당)을 자국 중앙은행에서 빼냈다고 17일 보도했다. 르몽드지는 프랑스 정보당국이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부인 레일라 여사가 튀니지 중앙은행에서 금괴를 인출했다는 내용의 보고를 자국 대통령실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초 중앙은행 측은 레일라 여사의 인출 요구를 거부했지만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직접 압력을 가해 금괴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의원 겨냥한 총기난사, 6명 사망

미국에서 또 다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애리조나주다.
1월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쇼핑센터에서 20대의 백인 청년이 18여발의 총기를 난사, 이 지역 하원의원인 가브리엘 기퍼즈가 총상을 입고 6명이 숨졌다. 당시 이 쇼핑센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이 지역구 유권자와 만나는 ‘콩그레스 온 유어 코너(Congress On Your Corner)’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사고로 연방 판사인 존 롤씨와 9살의 크리스티나 그린이라는 여자 어린이, 기퍼즈 의원의 보좌관이 사망했다. 범인인 재러드 로우너는 총기난사 후 도주하다가 주민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불과 1m의 거리에서 기퍼즈 의원의 머리에 대고 권총을 쏜 뒤 그녀의 주변 사람들과 줄을 서 있는 시민들에게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다. 이후 도주하다가 두 명의 시민과의 격투 끝에 붙잡힌 것. 기퍼즈 의원은 머리를 관통당하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긴급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3선인 기퍼즈 의원은 지난해 3월 의료보험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져 그녀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의원 사무실 유리창에 돌을 던져 박살이 나기도 했으며, 건강보험개혁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09년 8월에는 총을 든 사람이 그녀가 유권자들과 만나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발각되어 쫓겨나기도 했었다.

미 연방검찰은 9일 기소장을 통해 러프너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금고 안에서 ‘암살’, ‘사전에 계획했다’, ‘기퍼즈’라고 손으로 쓴 봉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프너가 총격에 사용한 총기는 지난해 11월30일 투산 시내에서 구입한 사실을 상점 영수증과 CCTV 영상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총기 난사 사건의 최연소 희생자인 크리스티나 그린양은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린 양은 9·11 테러 당일 태어나 미국 각 주의 다른 아기들과 함께 ‘희망의 얼굴’ 50인으로 선정된 바 있어 미국 시민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추모식에서 숨진 크리스티나 그린 양을 언급하며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크리스티나가 상상한 것과 같이 좋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 큰 지지를 얻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중단하고 51초간 심호흡을 하는 등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여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는 “2년간의 재임기간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스티브잡스 세 번째 병가, 애플 주가 급락

세계 IT업계를 호령하는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가 세 번째 병가를 냈다. 그의 병가로 애플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월17일 스티브 잡스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병가 소식을 전했다. 그는 “나의 요청으로 이사회는 나의 병가를 기쁘게 승인해 주었으며, 나는 건강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나는 CEO의 역할을 유지할 것이며 회사의 주요 전략적 결정에도 계속 관여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애플을 너무 사랑하고 가능하면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일상적인 운영에 대한 책임을 맡겼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명시하지 않아 많은 의혹을 동반하고 있다.

잡스는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을 한차례 받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완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8년에 지나치게 몸무게가 감소한 모습을 보이면서 재발설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같은 수술을 또 한 번 받은 바 있다. 이어 2009년에도 간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그 해 호르몬 이상으로 6개월간 병가를 내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병가 이유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잡스의 병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주가는 폭락했다. 특히 독일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6.2% 떨어진 244.05유로(326.41달러)로 장을 마쳤다. 한편, 마틴루터킹 데이로 휴장했다가 잡스의 병가 소식 이후 처음 개장된 18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4% 가량 하락했다.

브라질  홍수로 몸살 중
지구촌 곳곳에 폭우와 홍수로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정부는 1월19일, “지난주부터 발생한 폭우로 741명이 사망하고, 207명이 실종되었다. 앞으로 사망자 수가 1,000명이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리우데자네이루주 중에서도 테레조폴리스와 노바 프리부르고 지역은 특히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크다. 최소 300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207명. 이들 중 상당수는 산사태로 무너진 가옥 수백 채와 함께 땅 속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17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호주도 100년 만의 홍수로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호주 제3의 도시인 퀸즐랜드주는 지난해 말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70명 이상이 실종되었다. 이에 퀸즐랜드주 전체 면적의 75%에 해당하는 약 146만㎢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폭우가 계속되면서 석탄광산의 생산 감소 등 호주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주도 홍수 피해로 주민 7,000명이 고립되었다고 뉴사우스웨일주 비상재해방지본부(SES)가 15일 밝혔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이번 폭우에 따른 피해규모가 200억 호주달러(22조 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재정지출 이외에 대기업들도 복구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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