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유명 여배우 리브 울만 류샤오보의 업적 소개

지난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2010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10일 오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청에서 거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노르웨이 왕족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오슬로 주재 각국 대사 등 약 1,000명이 참석했지만 정작 주인공인 류샤오보(劉曉波, 55)는 물론, 그의 부인과 가족들까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참석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의 아내 류사(劉霞)의 가택 연금을 결정하는 등 친인척의 출국도 엄중 통제해 대리 수상마저 철저히 봉쇄했다. 때문에 이날 시상식에는 류샤오보 대신 그의 초상화만이 자리를 지켰다. 대리 수상자마저 없어 노벨 평화상 메달과 1,000만크로네(약 16억 8,500만 원)도 전달되지 못했으며, 노르웨이의 유명 여배우 리브 울만이 류사오보의 업적을 소개하고 그의 글 ‘나는 적이 없어요’를 읽어주는 것으로 식순이 대체됐다.

류샤오보는 동생을 통해 1,000만 스웨덴 크로네에 달하는 상금을 공익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 류샤오보의 동생인 류샤오쉬안은 홍콩의 밍바오와의 인터뷰에서 류사오보가 노벨평화상 상금을 반드시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류샤오쉬안은 “형은 이미 노벨평화상이 공적으로 사용돼야 하며 사적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과 언론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류샤오쉬안은 자신을 비롯해 류샤오보의 가족과 친척들 모두가 공안당국으로부터 3가지 경고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외국기구의 방문을 받아들이지 말 것’, ‘언론매체의 취재에 응답하지 말 것’,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가지 말 것’ 등이 3가지 경고에 속한다.
노벨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는 물론 대리인이 불참한 것은 지난 1936년 나치 치하의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74년 만의 일로서 수상자가 참석하지 못한 것과 더불어 수상과 상금 전달이 모두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노벨위원회 토르뵤른 야글란 위원장은 시상식 연설을 통해 “류샤오보의 구금은 중국 정치체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상식에 류 부부는 물론, 친인척들이 참석하지 못한 사실만으로도 “이 상을 그에게 주는 것이 필요했고, 적절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또 야글란 위원장은 “류샤오보가 중국 인권투쟁의 상징으로, 그의 견해가 장기적으로 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에 석방을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개최된 2010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중국 당국의 외교 압박으로 인해 중국 당국은 물론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이란, 파키스탄, 베네수엘라, 수단 등 총 17개국이 불참했으며 노르웨이 65개국 공관 가운데 4분의 1이상이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개최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내에서는 류샤오보의 석방과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으며 타이완, 홍콩, 일본 등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사법적 단죄를 받은 죄인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은 내정간섭으로, 서방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중국이 반체제 인사로 명명한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할 경우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 중국 외교부 푸잉 부부장은 지난해 여름 주 노르웨이 중국 대사관을 방문했을 당시 노벨 위원회 책임자를 만나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은 비우호적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절반의 성공 이룬 반쪽자리 ‘칸쿤기후변화총회’

멕시코 칸쿤에서는 지난 11월29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녹색기후기금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채택하고 지난 12월11일 폐막했다. UNFCCC 관계자 및 193개국 환경부 장관 등 당사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칸쿤기후변화총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105개국 정상이 참석한 지난해 코펜하겐 총회와 달리 국가 정상이 참석하지 않아 중요성이 감소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이번 기후변화총회는 190여개 참가국 대표들이 합의문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씩 녹색기후기금을 조성해 개발도상국의 산림보호 및 청정에너지 기술의 개도국 이전을 적극 돕기로 하고, 온실가스 대폭 감축 필요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수용해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각국의 긴급행동을 촉구했다. 

특히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긴급행동은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도 제시된 내용으로, 당시 140여 개국의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당사국 194개국 가운데 볼리비아를 제외한 193개국이 찬성해 눈길을 끌었다. 194개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표시한 볼리비아는 “너무 미약한 합의”라며 회의 기간 내내 이견을 제기했지만 총회의장인 파트리샤 에스피노사 멕시코 외무장관이 “모든 국가가 힘들여 마련한 타협안을 한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컨센서스를 통한 합의 채택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까지 낮출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살림파괴 방지, 각국의 기후변화 목표 모니터링 등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져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한걸음 진전했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폐막식이 열리던 지난 11일 “칸쿤 합의는 중대한 성공”이라고 평가했으며 주최국 멕시코의 펠리레 칼데론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도 칸쿤 합의에 대한 호의를 표했다.
하지만 이번 총회 역시 최대 현안으로 꼽혔던 교통의정서 이후 각국의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2012년 만료되는 교토 의정서 이후 대응체제에 대한 논의도 다음 총회로 미뤄졌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이견으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 문제 역시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다음 총회로 연기됐다.

한편 국내 정부가 2012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에 나선 가운데 신연성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포스트 2012 협상에 대해 선진국은 현재 상황에서 교통의정서의 운명 등 어려운 문제는 접어두고 합의 타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자고 밝히고 있으나 개도국은 뭔가 확실한 언질을 주면 이를 토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며 버티고 있다”고 칸쿤기후변화총회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진 대사는 “지난해 코펜하겐회의에서 느낀 점은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선진국과 개도국이라든지 공유 비전·감축 등의 측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접점을 찾아내려는 타협과 균형이 없으면 합의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국가의 노력을 담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포스트 2012를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임금 인상 폭력시위, 예고된 일이었다?

지난 12월11일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수출가공구역과 수도 다카 등에서 한국 의류업체 영원무역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숙련도에 따라 임금인상을 차등화한 정부의 임금 가이드라인을 두고 의류업체 공장들이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번 폭력 시위는 진압 경찰과 노동자들의 충돌로 인해 3명이 숨지고 250명이 다쳤다.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으며, 치타공 현지에 있는 국내 업체 23곳 가운데 6곳 정도 시설물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번 폭력시위는 CEPZ 인근 300개 공장의 노동자 4,000여 명이 시위에 가담했으며, 격렬한 시위 속에서 최소 20대의 차량이 훼손되고 11개 공장이 피해를 입었다. 시위가 거세지면서 경찰들이 최루가스와 고무탄, 물대포 등으로 진압에 나섰고 일부 시위자들을 체포해 불법 시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한 목격자는 “시위대는 통제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폭력 시위가 임금인상률에 불만을 품은 섬유 근로자 수만 여 명이 격렬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과 충돌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7월 의류공장 노동자들을 위한 월 최소 임금을 1,662타카(약 24달러)에서 3,000타카(약 43달러)로 인상했으나 시위자들은 이에 부응한 임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위대는 임금인상정책을 기존 공장 숙련공에게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의류공장 중에서는 일반 근로자에게 이 같은 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은 곳도 더러 존재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업이 지난 8년 만에 50억 달러(약 5,700억 원)에서 120억 달러(약 12조 6,860억 원)로 급속히 성장한 것에 비하면 방글라데시 200만 명 의의류공장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한편 노동자 시위가 좀처럼 사그라 들 줄 모르자 영원무역 경영진은 11일 오전 근로자들과 만났다.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급여 조정에서 불만사항을 반영하겠다”고 설득했고 경영진으로부터 약속을 받은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오후 4시10분께 그룹에 소속되지 않은 신원 미상의 괴한들이 영원무역 공장을 급습해 공장시설과 집기를 파괴했고 경영진까지 공격했다. 그 과정에서 영원무역의 다수 임원이 폭행을 당했다. 현재 영원무역은 시설과 직원 보호 등을 이유로 방글라데시에서 운영 중인 모든 공장을 폐쇄 조치했으며 방글라데시 당국에 이번 상해와 손실을 초래한 괴한들과 그 배후세력을 파악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이다.
지난 1980년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스포츠의류 전문 수출 업체로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노스페이스, 나이키 등 미국과 유럽의 유명 스포츠메이커에 납품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등산복, 스키복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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