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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과 평화 그리고 풍요의 상징 토끼해가 밝았다감기몸살을 앓듯 지난 한 해를 관통했던 이들이여 화이팅!
  • 김영식 칼럼
  • 승인 2011.01.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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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경인년(庚寅年)경인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랑이의 해였다. 불의 기운이 강한 해였던지라 무엇이든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초부터 높았다. 6.25전쟁이 발발했던 60년 전 그 해도 경인년이었다. 그 탓이었는지 호랑이의 울음소리를 닮은 크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천안함 사태를 비롯해 부녀자와 어린이와 청소년을 무참히 짓밟은 극악무도한 범죄가 횡행했으며, 급기야 연말 무렵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발생해 일시에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내몰았다.

요란했던 백호랑이의 해는 안녕

물론 지나간 시간을 돌이키는 것은 덧없는 일이며, 어제가 힘겨웠던 만큼 오늘과 내일에 더욱 큰 희망을 담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백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어찌나 요란했던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여전히 그 메아리가 요동쳤다.

남북관계 관계는 당연히 꽁꽁 얼어붙었다. 이에 해빙에 대한 기대는커녕 북한이 호언장담하는 ‘핵전쟁’이나 우리 정부가 세워 놓은 ‘강경하고 단호한 응징’이 현실화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현황을 보면 참으로 끈질기게 이어졌던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보였다. 하지만 직장을 찾아 헤매는 청년들이 거리를 헤매며 옷깃을 여미고 있고 시장이나 마트에서 마주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쇳덩어리처럼 무겁게 느껴진다.

이에 유난히 폭설과 한파가 잦은 올 겨울의 기상이변은 시린 가슴을 안고 사는 서민들을 괴롭히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상이변을 꼭 빼닮은 부동산 매매와 전세시장의 이상조짐에 대한 이야기는 차마 이을 수 없을 지경이다.

순결과 평화 그리고 풍요로움의 토끼해를 맞이하며
그런 와중에 신묘년(辛卯年)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는 십이간지 중 토끼띠가 돌아온 해다. 예로부터 토끼는 순결함과 평화로움의 상징이었으며 이상향에 사는 동물로 여기곤 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에 두 마리의 옥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고 있다는 전설도 그런 연유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용궁을 다녀온 이야기인 ‘토끼전’을 비롯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등 수많은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주역에서 토끼는 묘(卯)를 의미하는데 음력으로는 2월, 시간으로는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를 가리킨다. 음력 2월은 농사가 시작되는 달이고 묘시는 농부들이 논밭으로 나가는 시간이니 토끼는 성장과 풍요를 상징하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토끼와 관련된 꿈도 길몽으로 풀이되곤 한다. 토끼는 앞발이 짧아서 오르막을 잘 올라간다. 그래서 토끼꿈은 승진과 상승을 의미한다.

이 이야기들을 두고 미신을 조장한다거나, 허황된 기대로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는 것이라고 타박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해와 손가락질을 감수하면서까지 ‘토끼’에게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은 ‘희망’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다들 슬픔과 좌절과 분노 그리고 실패에 너무 많이 시달렸다. 마치 감기몸살을 앓듯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보낸 한 해였다. 그래서 올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함에 있어서는 조금은 싱거워도 좋다고 생각했다. 감기몸살을 앓고 난 후 먹는 희멀건 쌀죽이라고 여겨줬으면 좋겠다.
분명한 건 새해가 밝았다는 것이다. 단지 달력의 숫자가 바뀌고 다들 한 살씩 나이를 더 먹었다는 의미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토끼처럼 온순하고 평화로우며 풍요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부디 내년 이 맘 때쯤 발행될 신년호에서는 “지난 한 해는 정말 행복했다”는 제목으로 알차고 실한 이야기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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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칼럼  top@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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