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 적극 추진해야”

청와대서 NSC 상임위원회 긴급 소집 “北 정권에 핵무기 쥐어질 때 결과는 끔찍할 것”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조속히 완료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또 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중대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행은 “이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실제적이고 임박한 위협”이라며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보인 북한 정권의 잔학상과 무모함으로 볼 때 북한 정권의 손에 핵무기가 쥐어졌을 때 결과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끔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응징할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특히 현재 실시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철저를 기함으로써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지하고, 국민들이 국가안보에 대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특히 황 대행은 “정부는 미국과 안보리 이사국,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 등 대북 제재조치가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 주기 바란다”며 “대북 억제력 제고를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실효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확장억제는 미국의 동맹이나 우방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보복한다는 핵전략 개념이다. ‘핵우산’과 유사한 의미로 미국의 한국 방위공약 중 하나다.
 
황 대행의 ‘확장억제력 강화’ 언급은 미국이 최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뤄진 발언이어서 일각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행의 발언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비롯한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해 나간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어서 전술핵 재배치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황 대행은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들도 정부와 우리군을 믿고 다 같이 단합해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비서실장,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제1차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멤버다. 황 대행은 NSC 상임위를 주재한 것은 김정남 암살과 관련한 지난달 15일과 20일 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9일에는 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지난 세 차례의 NSC 및 NSC 상임위와 달리 이번 회의는 정부서울청사가 아닌 청와대에서 열렸다. 황 대행은 권한대행 취임 이후 지난해 12월27일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위해 한 차례만 청와대를 찾았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전 국무총리의 사례를 참고해 그동안 청와대 방문을 삼갔던 황 대행이 NSC 상임위를 청와대에서 주재한 것은 북한의 이번 도발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36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도발한 것은 지난달 12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발사 이후 22일만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측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4발 가운데 3발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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