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예총, 명실상부 지역예술문화의 중심 역할 수행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태양신화를 가진 포항의 정체성과 예술문화는 ‘연오랑과 세오녀’ 신화에서 출발한다.

신라초기 연오랑, 세오녀 부부는 영일만 바닷가에서 살다가 일본으로 떠난 후 일본 시마네현 부근에서 부족국가의 왕과 왕비가 되었지만 그들이 살던 신라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신라는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살던 동해면 바닷가에서 세오녀가 짠 비단을 걸어두고 제사를 지냈고 그 뒤 신라에는 다시 찬란한 해와 달을 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신화는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으며, 실제로 신라 8대 아달라왕이 영일만 동해면에 와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이 신화는 포항이 우리나라 태양신화의 본 무대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일찍부터 우리문화와 문명이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것은 철의 기술, 직조 기술, 종이 제작기술등이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포항의 칠포리에는 고대문화와 예술의 단초인 암각화가 있다. 이 암각화에는 물고기와 여성 성기 등이 새겨져 있다. 이 밖에도 포항 전역에서는 236기의 고인돌이 산재하고 있는데 학계에서는 100여 기의 고인돌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포항이 단순한 어촌이 아니라 선석기와 청동기시대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던 곳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문화가 크게 발전된 고장임을 반증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를 토대로 예술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립오케스트라, 시립합창단, 시립극단이 들어서 있는 가운데 2008년부터 포항시립미술관이 들어서고 밀레니엄 기념관도 들어섰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유일의 등대 박물관, 화석박물관이 있는 것도 바로 포항이다. 여기에, 앞으로도 중앙아트홀, 역사박물관 등 문화와 예술의 옷을 더욱 겹겹이 껴입을 예정이다.

후쿠야마와 결연, 2000년부터 예술문화 교류
1981년 5월19일 빈남수 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장은 문인협회와 사진작가협회, 연극협회, 연예협회, 음악협회와 합의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를 설립했다. 이후 1987년 무용협회, 1988년 미술협회, 1994년 국악협회가 각각 추가로 설립되어 현재 8개 지부에 1,000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명실상부 지역예술문화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포항예총은 설립 이후 개항제, 보경문화제, 일월문화제, 형산문화제, 영일만 문화제 등을 개최해왔다. 문화제 명칭이 이처럼 다양해진 것은 포항시와 영일군이 분리되었다가 다시 합쳐지면서 양대 지역에서 사용해 온 명칭이 그대로 혼재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포항예총은 일월신화를 계승한다는 의미로 2000년부터 ‘일월문화제’로 명칭을 통일해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포항예총은 결성되면서부터 바로 일본 후쿠야마와 국제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격년으로 서로의 도시를 방문해서 공연, 전시, 협연으로 예술문화를 교류해오고 있다. 또 2000년부터는 연예협회를 비롯해 각 협회마다 전국 규모로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술협회, 사진작가협회, 문인협회 등이 전국을 대상으로 작품을 현상공모하고 있으며 국악협회와 연극협회, 무용협회는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국제공연에 나서고 있다.
스스로를 ‘1941년산 포항 토박이’이라고 말하는 박이득 포항예총 회장은 건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뒤 포항 동지상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다가 1960년대 중반 지역의 원로이자 문화운동가인 故 이명석 선생과 당대 최고의 문학가 故 한흑구 선생을 만났다. 또 하태환 포항대학 설립자, 빈남수 초대 포항예총 회장, 이진우 전 민정당 정책의장, 신상률 전 경북예총 회장, 서상은 전 구미시장 등의 선배들과 손춘익 아동문학가, 김상일 포항시립극단장, 서상만 시인, 이대공 POSCO교육재단 이사장 등의 지기들을 만난 박 회장은 이들로부터 문화와 예술, 지역의 정체성, 사상과 교육 등 광범위한 문화토론과 예술론을 듣게 되었고 결국에는 본인 스스로 문학을 하고 예술운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역의 예술인이자 포항예총을 이끌어가는 수장으로서 현재는 지역의 예술문화 활동 후원에 전념하며 후진들을 위한 강의나 강연에 참여하고 있다.
박이득 회장은 “그동안 우리 지역에 문화와 예술의 옷을 새로 지어 입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의 예술문화 활동 후원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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