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줄줄이 불출석…‘맹탕청문회’ 비판도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가 다섯 차례 진행됐다. 결과는 핵심 빠진 ‘맹탕청문회’. 여러 증인들이 출석했지만 정작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들은 참석 하지 않았다. 출석했어도 최순실과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의원들의 집중 추궁에 많은 증인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 국조특위가 청문회를 개최했지만 속 시원히 밝혀진 것 없이 오히려 궁금증만 증폭됐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의 부실 질문과 증인들의 불성실 답변,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여러 외신들도 관심 있게 지켜본 국정조사 청문회의 득과 실은 무엇이었을까.

   
 

[12월 6일] 1차 청문회
1차 청문회는 지난 12월 6일에 진행됐다. 주요 재벌 총수가 한꺼번에 국회에 불려나오는 것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규모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하기위해 국회에 출석한 9개 그룹 총수들은 담담한 자세와 함께 긴장된 모습 속에 국회 청문회장으로 들어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통령 문화융성, 체육발전 위한 자금출연 요청”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출연과 관련해 “단 한 번도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25일, 2016년 2월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30~40분 정도 만났다”면서 “독대 당시 대화 도중에 박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위한 자금출연 요청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다만 “대통령과 안가에서 독대를 했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며 “독대 시기 자체가 주총과 합병이 일어난 뒤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언제부터 인지하고 있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전략실 실장과 팀장급들이 모인 자리에서 최순실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것은 맞지만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태가 불거진 후 어떻게 해서 지원이 된 건지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직접 만난 것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을 포함한 실무자 몇 명을 만났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의 가장 큰 투자자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만났다”고 해명했다.
삼성의 정격유착 논란에 “반성하겠다”고 말하면서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대답을 하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구에는 “좋은 회사를 만들도록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앞으로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 역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출연과 관련해 “단 한 번도 반대급부를 요구하면서 출연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정유라에게 말 증여 사실 없다”
김승연 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 씨에게 말을 증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한화도 8억 3,000만 원 상당의 말 두 필을 구입해 정유라에게 줬다는 게 드러났다’는 말에 김 회장은 “한화 승마단에서 쓰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이에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된 말 두 필이 훈련원 마방으로 들어가 정유라가 타게 된다. 이 사실을 아느냐”고 따졌고 김 회장은 “모르겠다”, “모르기 때문에 제가 대답을 못하겠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정 씨가 해당 말로 훈련을 받고 2014년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데 대해서는 “(정유라가) 금메달을 딴 건 알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또한 김 회장은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미르재단 출연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25일 박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 그는 이날 자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주로 경영전반에 대해 물어봤고, 이에 대해 대답했다”라면서 “미르재단에 출연 해달라는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르재단 출연에 대해서는 “직접 듣지 않았고 실무자에게 전해 듣고 승인했다”라며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70억 원 출연, 대가성은 없었다”
신동빈 회장은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금 70억 원을 출연을 결정한 것과 관련, “돌아가신 이인원 부회장과 해당 부서에서 의사 결정을 했다”며 “당시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청와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어 ‘면세점 특허권 획득과 형제의 난 수사와 관련해 추가로 금원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은 전혀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가성으로 출연을 결정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신 회장은 “무슨 대가를 기대해서 출연한 사실은 없다”고 재차 답변했다.
롯데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각각 17억 원과 28억 원을 출연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신 회장이 독대를 한 뒤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출연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전 되돌려 받았다.
신 회장은 국정조사에 앞서 제출한 답변서에는 “지난 2016년 3월 14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단독 면담 요청이 있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 자리에서는 국내 내수산업 현황 및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과 관련, 신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 및 경제인으로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제안을 했다”며 “평창올림픽이 현재 상황으로는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정부 및 민간의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의혹 인정”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손경식 회장은 “만나자고 해서 직접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조 전 수석이 이 부회장이 회사를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을 만난 이후 이 부회장이 이후 자리에서 내려왔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조 전 수석의 말을 직접 듣겠다고 해서 당시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부회장이 퇴진을 하지는 않고 9월말 미국에 가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CJ그룹은 손경식 회장의 지난 2015년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 독대에 대해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복귀하던 중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청와대로 다시 들어가 오후 3시부터 약 15분 정도 박 대통령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후 CJ그룹은 “안 수석이 전화상으로 ‘박 대통령이 25일 손 회장과 단독 면담을 원한다’고 했다”며 “손 회장은 25일 중요한 일정이 있으니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지 물었고, 안 수석은 ‘25일이 곤란하면 타 그룹 면담일정을 조정해 시간을 만들 테니 오늘이라도 (면담을) 진행하자’”고 말했다.
차은택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행사장 등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은택과 CJ그룹 직원들이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만났다”며 “CJ창조혁신센터 조직에 대한 책임을 차은택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당시 직원들이 거절했다고 들었다”고 답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K스포츠재단 80억 원 요구 사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을 요구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펜싱과 테니스 등 종목에 대한 육성을 필요로 한다는 명목으로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그룹들과 달리 이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당시 왔던 계획과 제안 등이 상당히 부실했고 또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했다고 들어서 (거절했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대가성에 따른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 건 아니었고 그건 제 결정도 아니었다”며 “기업대로 할당을 받아 그 액수만큼 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당시 결정은 그룹 내에서는 사회공헌위원회에서 한 것으로 제 결정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사퇴압력 시인”
조양호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재직 당시 정부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았음을 시인했다.
조 회장은 “임명권자 뜻으로 생각하고 (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났고 저도 여러 가지 지쳐있었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을 포함한 여러 스포츠재단 등과의 불편한 관계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가’라는 물음에 “(최순실 씨 등 존재를) 최근 신문지상으로 알았기 때문에 정확히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돌연 자진 사퇴한데 대해 최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한진그룹이 최 씨 소유의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에 다른 대기업들보다 적은 액수(10억 원)를 출연해 조 회장이 최 씨로부터 미움을 샀기 때문이라는 추측과 조 회장이 올림픽 경기장 관중석과 부속시설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씨 소유 회사 더블루K가 참여하려는 것을 번번이 막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최순실 씨 측근 고영태 씨의 친척인 고창수 전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을 제주지점장으로 발령해달라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통해 부탁을 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구본무 LG 회장 “기업 정부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
구본무 회장은 “K스포츠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 정부가 추진하는 데 민간 차원에서 협조를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한류나 스포츠 통해 국가 이미지 높이고 그렇게 하면 경제에 도움된다 말씀이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데 민간차원서 협조를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플레이그라운드 광고 몰아주기 기억 잘 안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 15일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할 당시 함께한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으로부터 차은택 씨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현대차 광고줄 것을 요청받았냐는 질문에 “광고에 대해 직접적인 관련도 없었고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까 815만 대를 만드는데 80%를 해외서 생산해왔다.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간에 보고했는지 잘 모르겠고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이 KD코퍼레이션을 현대차가 채택해줬음 좋겠다고 얘기했다. 자리가 끝난 뒤 김 부회장은 안 전 수석에게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름과 연락처를 물은 적이 있냐”고 묻자 “(김 부회장은 당시)면담 말미에서 회사 이야기한 걸 들었다고만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62억 원어치를 몰아줬다는 의혹과 최순실 지인이 경영하는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11억 원 상당의 일감을 납품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미르재단에 85억 원, K스포츠재단에 43억 원 등 모두 128억 원을 출연했다. 이는 삼성(204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부 요청 거절 힘들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정부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힘들다”라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전경련이 나섰던 것이 불가피 했음을 주장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그 당시 청와대의 지시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기업 강제 모금임을 강조했다.
허창수 회장은 ‘과거 기업모금 사례와 이번 최순실 일당이 주도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차이점을 말해달라’는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청와대가 여러 가지 세세하게 참여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경련 해체에 대해서는 “해체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재계 총수들의 국정조사 청문회는 13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이날 치러진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재계 총수들은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사죄하느라 급급했다. 이들은 민감한 질의에는 즉답을 피하거나 동문서답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진보단체는 “재벌들의 뇌물죄 의혹은 특검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히는 길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수단체는 “목적을 상실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라고 평가했다. 
 
[12월 7일] 2차 청문회
김기춘 “최순실 전혀 모른다” 모르쇠 일관

   
▲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비선 최순실의 존재를 정말 몰랐느냐’는 질의에 “전혀 모른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신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무엇을 했느냐’는 질의에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다고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의료 진료를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청와대 관저 일은 알지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건 당시 대면보고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지금 생각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선 최순실의 존재를 정말 몰랐느냐’는 질의에 “전혀 모른다. (당시에) 차은택 씨를 한 10분간 (만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차 감독이) 뭔가 착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제가 차은택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공관으로 오라고 했었다”며 “대통령이 ‘차은택을 한 번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의지를 알아서 보고하라’고 했다”고 차은택 감독과의 회동에 최순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유라의 승마대회 성적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가 자르라고 한 일이 없다”고 부인하는 한편 박 대통령의 ‘저도 휴가’에 최순실과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라고 해도 못 갈 건강상태였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여야 청문위원들은 소위 ‘김영한 비망록’에 기록 돼 있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사항’을 집중 추궁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시신 인양은 안 된다’고 자신이 발언했다는 기록이 담긴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인양 문제를 두고 해수부 장관과 긴밀히 의논한 적이 많다”며 “저도 자식이 죽어있는데, 왜 시신 인양을 하지 말라고 하겠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또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 작성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전혀 조언한 바 없다”며 “우리 당 상임고문과 전직 국회의장들이 처음에 한 번 불려가 ‘각자 하고 싶은 얘길 하라’(고 해서) 다녀온 이후엔 전혀 이 건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는 모두 27명이나 13명만 출석했고, 최순실을 비롯한 10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불출석했다.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그의 장모 등 3명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무단 불출석했다.

고영태 “박 대통령 옷 100여 벌 정도 제작”

   
▲ 한때 ‘최순실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절대 남녀사이 아니다”라며 “2년 정도 전부터 (최순실이) 좀 모욕적인 말과 밑 직원들을 좀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해서 그때부터 좀(소원해졌다)”이라며 주장했다.
한때 ‘최순실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최순실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세월호 사건 당시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있었냐는 질의에 “그때 (청와대) 안에는 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단 때문에 아침에 시장에 갈 때 통화가 됐다. 원단 때문에 (최순실에게) 컨펌을 받아야 해서 (당일) 오전에 전화를 했다”고 답했다.
또 ‘세월호 사건에 대한 최순실의 반응은 어땠나’란 질의에 “세월호의 노란색만 봐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세월호 사건에 대한 최순실의 반감을 전했다.
고 전 이사는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절대 남녀사이 아니다”라며 “2년 정도 전부터 (최순실이) 좀 모욕적인 말과 밑 직원들을 좀 사람 취급을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해서 그때부터 좀(소원해졌다)”이라며 주장했다.
‘비선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느냐’는 질문에 “지난 2012년 대선이 끝난 뒤에 처음 가방을 오더하면서다. 처음에 간단하게 알게 됐고, 반년정도 가방을 제작하다 옷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순방을 갔을 때 입었던 옷을 내부에서 발표가 있을 때 다시 입으시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옷을 100벌 가까이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최순실의 청와대 출입 여부에 대해 “드나드는 것을 본 적은 없지만 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 씨는 “김 전 차관은 수행비서”라며 “(최순실이)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뭔가 계속 (김 전 차관에게) 지시하고, 뭔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종 전 차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차은택, “최순실 허위증언 지시”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대한민국 권력서열’과 관련해서는 “정윤회는 잘 모르지만 최순실과 박 대통령이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순실-박근혜 공동정권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최근에 와서 특히나 그렇게 생각했다”고 인정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직후, 일본에서 머무를 당시 최순실이 전화를 통해 허위증언을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차 전 단장은 “일본에 있을 때, 최순실의 일을 봐주는 사람에게 ‘최순실에게 전화하라’는 연락이 왔다”며 “그래서 최순실과 전화를 걸었더니, 저에게 지침같은 게 내려왔다”고 밝혔다. 지침을 토대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아니다”며 “검찰조사에서는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고 있다”고 강력 부인했다.
‘대한민국 권력서열’과 관련해서는 “정윤회는 잘 모르지만 최순실과 박 대통령이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순실-박근혜 공동정권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차 감독은 “최근에 와서 특히나 그렇게 생각했다”고 인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임명 개입 의혹에 대해 “플레이그라운드 등 회사의 실소유주가 최순실 씨였다”며 “저는 최순실이 추천해달라는 인물에 대해 최순실 씨에게 추천했을 뿐,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책임을 최순실에게 돌렸다. 또 최순실의 문화체육관광부 고위직 임명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순실이 먼저 요청해서 제가 장관님과 수석님 몇 분을 추천드렸다”며 최순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차 전 단장은 최순실의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최순실 씨가 문화창조 콘텐츠 관련 생각을 써달라고 해서 써줬는데 어느 날 대통령 연설문에 포함돼 나온 적이 있다”고 연설문 개입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행사 참여에 대해 “내가 먼저 부탁한 적은 없다. 내가 하는 행사에 ‘대통령이 가실 것’이라는 말을 (최순실로부터) 들었다”며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일정 정보도 미리 알려줬다고 밝혔다.

장시호, “이모가 지시하는 대로 했을 뿐”

   
▲ 장 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관해선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최순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센터에서 직위도 없이 설립을 주도한 데 대해선 “나는 최순실 씨가 지시하면 따라야하는 입장이고 이모여서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출석한 장시호는 박 대통령이나 이모 최순실에 관한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박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통령이 되기 전에 내 결혼식 때 봤다. 그 뒤로는 (만난 적) 없다”며 친분이 깊다는 세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최순득과 함께 성형외과에 같이 다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단 한 번도 없다”며 “어머니(최순득)도 가지 않은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관해선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최순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센터에서 직위도 없이 설립을 주도한 데 대해선 “나는 최순실 씨가 지시하면 따라야하는 입장이고 이모여서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6억 원, 삼성으로부터 16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제일기획이 장시호가 운영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 원을 후원한 것을 놓고도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김종 전 차관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장 씨가 운영했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 지원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김종 차관 만날 때 제일기획 (다른)사장과 같이 만났고, 차관 말씀에 부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검찰 조사 중이지만 (당시 만났던 사람이)제일기획 사장은 아니다”라며 “원칙적으로 제일기획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김 사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광고업체를 협박해 지분을 강탈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국조위원들의 질문에 “재판에 관계된 내용이라 대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14일] 3차 청문회
김상만 “박 대통령에게 주사제 투약법 가르쳐 줬다”
이날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차움의원 의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사제 투약법을 가르쳐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자문의는 ‘주사제가 대통령에게 주사됐다는 것을 실제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러면 대통령이 맞았는지 다른 사람이 맞았는지 확증이 없잖나’란 질의에 “그 분 손에 (주사기를) 쥐어줬다. 주사를 어떻게 맞아야 되는지 다 확인하고 설명해드렸다”며 “간호장교가 아니라 그분(대통령)한테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럼 주사를 놓는다면 조여옥 간호장교나 신보라 간호장교겠죠?”라고 묻자, 김 전 자문의는 “그렇다”며 두 간호장교가 주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의’로 유명한 김영재 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치료비를 받았나’라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박근혜 대통령에 피부트러블 상담과 색조화장 상담을 해준 뒤, “가끔 금일봉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대통령에게 성형 시술을 하거나 진료를 한 적은 없다”며 “저는 주로 피부 트러블을 상담했고 저희 아내는 색조화장 상담을 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들어가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머물다 왔다”며 “대통령이 업무를 마치는 시간까지 대기하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른바 ‘보안 손님’으로 정식 출입절차 없이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대통령을 만나 온 ‘비선 의사’다. 그의 부인은 수술용 실 ‘봉합사’를 제조하는 업체인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박채윤 대표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에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YTN을 보면 (생중계 중이니) 상황 파악이 빠를 것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뭔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나’라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에 서면보고를 대통령께 했고, 10시15분에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를 했을 때 (대통령은) 서면보고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더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YTN을 보시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 이후) 방송을 안 본 것 같다’는 지적에 “그런 인상은 못 받았다”고 답했다.
한편, 3차 청문회에 불출석을 통보한 윤전추·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청와대는 “현재 연가 중”이라며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두 사람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최순실의 청와대 출입과 박 대통령 옷을 만들던 옷방에서 최순실의 시중을 들었던 것으로 유명한 인사다. 윤 행정관은 최순실 소개로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 행정관은 제2부속실에 근무하면서 최순실에게 국가기밀문건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12월 15일 4차 청문회
4차 청문회에서도 정윤회 전 박근혜 의원 비서실장,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등 핵심증인이 불출석하면서 ‘먹통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만 이날 청문회에 출석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정유라에게 입학과 학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 “(교육부가) 저희 학교에 대해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항변했다.
최순실과 정유라를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유라는) 입학 때는 없었고, 1년 후인 2015년 가을쯤 학교를 방문했을 때 잠시 들러서 얼굴 정도 인사를 했다”며 “(최순실은) 올해 4월 딸 정유라와 잠시 같이 왔다. 그 학생이 휴학 중이라 학사를 의논한다고 잠시 인사하러 왔다. 특별한 말없이 인사 정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전 총장은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이 ‘정윤회 딸인 정유연(정유라)이 입학원서를 접수했다’고 보고한 것에 대해 “정확한 건 기억이 잘 안난다. 정윤회 딸이 지원했다고 했다”며 “그 당시 정윤회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은 정유라를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고, 금메달을 소지하고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입학과 관련된 사항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도 ‘정유라의 학점관리를 지시했느냐’는 질의에 “없다”며 “학점 부여는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2015 입학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을 11개에서 23개 늘리도록 체육과학부에서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2013년 회의에서 결정했다”며 “당시 학장도 아니었고 일반 부교수였다.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교수들과 토의해서 결정했다”고 답했다.

   
▲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12월 22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과 증인들의 질의, 답변 내용을 빼곡히 메모하고 있다.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은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해 “최순실의 것인지 확실히 모른다”고 했다가 “최순실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그는 이날 낮까지도 태블릿PC 사용자가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라는 식으로 말했었다. 태블릿PC가 종편에서 공개된 태블릿PC를 고 전 이사가 들고 다녔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정윤회 씨가 수억 원을 받고 부총리급 인사청탁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부총리급 공직자의 임명과 관련해 정윤회 씨가 우리가 알기로 7억 원 정도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느냐’는 질의에 “그렇게 전해 들었다. 내가 알기로는 부총리급”이라고 답했다. 조 전 사장은 실명 공개를 요구하는 김 의원에게 “답하기 곤란하다. 현직이어서…”라고 문제의 부총리급 인사가 ‘현직’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최고위직이 거래 대상이 됐다는 점은 현 정부의 도덕상에 치명상을 안기는 것이다. 또 풍설로만 돌았던 권력서열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란 이야기가 사실로 입증되는 것이기도 하다.
장시호와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의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는 재단이 삼성 측에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과 관련,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장시호가 (삼성 측과) 만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원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관심 많이 가져달라고 했다”고 모금 압박 의혹은 부인했다.
아울러 동계스포츠센터 설립에 개입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3월 쯤 장시호가 저에게 찾아와 빙상 부문에서 재능기부 차원에서 맡아달라고 요구해 하게 됐다”고 말했다.

[12월 22일] 5차 청문회

   
▲ 그간의 잠행을 끝내고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우병우 전 수석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냐는 질문엔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고 특히 최순실이 자신을 박근계 대통령에게 민정수석 비서관에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적극 부인했다.
5차 청문회는 수차례 불출석 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참석,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 데에 질의가 집중됐다. 그간의 잠행을 끝내고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우병우 전 수석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부 ‘모르쇠’로 일관했다.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냐는 질문엔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최순실 이름을 봤다고 말을 바꿨다. 특히 최순실이 자신을 박근계 대통령에게 민정수석 비서관에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적극 부인했다.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수차례 골프를 함께 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장모도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다. 골프도 안 쳤다고 한다”고 부인했다.
국정원 내에 ‘우병우팀’이 존재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우 전 민정수석은 ‘박 대통령을 존경하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시종일관 ‘뻣뻣한’ 태도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김성태 특위위원장이 급기야 “우병우 증인, 자세 바르게 하라. 여기가 지금 부하직원과 회의하는 민정수석실이냐”고 질타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지적에 되레 “어떻게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우 전 민정수석은 ‘차은택 비리 내사’에 관해서는 “내사한 적 없다”고 답했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문을 열쇠를 준 조여옥 대위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미국 연수 도중 지난 19일 귀국해 청문회에 출석한 조 대위에게는 ‘세월호 7시간’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진료’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이날 조 대위는 ‘박 대통령 얼굴과 목에 주사를 놓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했다. 비선 의료진으로 지목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과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에 대해서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에게 본인이 직접 주사를 놓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처방이 있는 한 제가 처치했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관저 옆에 있는 ‘의무동’에 있었다는 기존의 진술을 번복, 청와대 일반 직원들이 근무하는 ‘의무실’에 있었다고 밝히면서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조 대위는 박 대통령에게 투여할 약을 청와대 밖에서 타온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한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질의 과정에서 “보통 서울대병원이나 김상만 자문의 측(에서 가져왔다)”이라고 진술, 사실은 여러 번 외부에서 약을 타왔던 게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청문회는 14간 여 동안 진행됐으나 이날 청문회는 사실상 ‘맹탕’청문회로 끝났다.

[12월 26일] 6차 청문회
이날 최순실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등 국정농단 사태 연루자들을 모두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자신이 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또 ‘박 대통령과 공모관계 등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기소됐는데 (검찰에서) 인정했냐’는 질문에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에 관해서도 “딸은 이화여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고 주장했고, 독일에 8,000억 원대의 차명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순실은 불리한 질문에는 모르쇠와 묵비권으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과 세월호 참사 당일 통화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의상실을 언제부터 운영했느냐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누구의 돈으로 운영했느냐는 질문에도 최순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통령에 대한 감정은 어떠냐”고 묻자 최순실은 “대통령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속내를 털어놓으면서도 ‘대통령에게 서운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특히 최순실은 딸 정유라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울음을 터뜨리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순실은 이처럼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묵비권을 행사하면서도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있다’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숨 가쁘게 달려온 청문회는 결국 ‘맹탕청문회’로 끝났다. 출석했던 증인들은 하나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부인’하기에 바빴다.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도 이어졌다. 첫날 시작된 재계총수들의 청문회부터 우병우까지 속 시원한 증언을 한 증인은 없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사건이라 꼽히고 있는 국정농단사건에서 의혹만 앞선 내용들을 풀어줄 퍼즐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핵심 내용을 얻지 못한 채 끝나버린 ‘맹탕청문회’란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_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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