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자연경관, 선비의 고장이자 교통의 요충지죠”

병원은 적절한 치료와 예방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의적절한 의료 서비스. 게다가 준종합병원은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또 하나의 부가가치도 창출하며 지역경제발전의 중심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있지만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서비스 부문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지역에서의 그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클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이러한 병원들은 환자와 의사의 관계보다는 지역민들의 개인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 정행일 병원장은 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에 대해 “24시간 함양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근면 성실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또한 30년 넘게 환자분들을 돌보면서 함양과 경남지역에서 가을에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와 다양한 유형의 노인성 질환 진료는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2016년 현재 국내 의료계는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와 간호인력 수급 부족, 의료서비스 향상 요구, 신 의료장비에 따른 비용 증가, 중앙병원과 지방병원 간 불균형 심화 등 풀어야할 숙제도 산적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의 대형병원에서부터 지방의 작은 의원까지 각자도생의 자구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노인성 질환 진료 강점
대도시를 제외한 전국 지방 중소도시들에 소재한 중소병원의 경우 지역민들과 오랜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해온 지역민들의 개인 건강주치의 개념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개개인에 대한 정보를 다 외우고 있는 원장들도 상당수다. 그만큼 지역병원과 지역민들과의 친밀도 및 신뢰가 높다는 뜻이다. 지난 1983년 6월 경남 함양에 개원, 올해로 34년이 된 함양성심병원은 55명의 직원과 77병상, 내과, 외과, 정형외과, 마취과, 응급의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24시간 병원장이 대기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장의 24시간 대기가 가능한 것은 그의 자택이 병원 바로 옆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도보로 불과 10여초 남짓.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자택이 있어 언제나 24시간 항시 대기가 가능한 것이다.
정 병원장은 이에 대해 “집이 가까우니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번개같이 바로 병원으로 복귀가 가능하죠”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마치 그의 삶의 전부인 듯 보였다. 그는 병원의 가장 큰 경쟁력에 대해 “무엇보다 24시간 함양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근면 성실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또한 30년 넘게 환자분들을 돌보면서 함양과 경남지역에서 가을에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와 다양한 유형의 노인성 질환 진료는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정 병원장. 하지만 본지 기자가 취재하면서 느낀 가장 큰 강점은 24시간 지역민들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정 병원장의 모습과 오랜 세월 지역민들과 동고동락하며 쌓인 큰 신뢰가 아닐까.
인터뷰 말미에 그를 따라 간 자택 앞 잔디밭에는 다양한 동상들이 세워져 있었다. 집 내부에는 더 많은 동상들이 있다. 그가 취미로 시작해서 만들어 온 작품들이며 상당히 수준급이다. 본인이 조각한 동상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음 지은 정 병원장의 천진난만했던 미소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에게는 아마도 동상을 조각하는 시간과 병원에서 환자분들과 지내는 그 시간들이 삶의 행복이자 전부인 듯 보였다. 

의료인력의 농어촌 기피 현상 심각
‘시골 인심’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산업분야에 있어서 지방이 도시보다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의료서비스의 경우 사람의 생사를 다루는 고귀한 업무 분야인 만큼 의료기술이 가장 중요한 사항이지만,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도 간과할 수 없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의 질병도 빨리 완쾌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 병원장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 병원에 있어서 서비스 마인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인력이 많지 않아 문제가 발생해도 인력 교체가 쉽지 않고, 서비스 교육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은 모든 의료진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저희 병원을 찾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계 간호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간호 인력을 수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 병원장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의 노동은 반복적이고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과 문화 이해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해외 간호 인력을 수입하는 것은 많은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경제적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의료수준은 세계적이지만 의료수가가 낮아 하루 종일 일하고도 넉넉하지 못한 의사들의 입장에서 간호사들에게 넉넉한 급여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적절한 의료 인력의 배치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을 통해 노동과 사회적 수준에 맞는 간호사 급여 보조를 해주는 방법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의료인력의 농어촌 기피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도시보다 20~30% 임금을 더 주어도 인력난이 심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병원은 운영비용의 증가, 환자 부담의 증가, 병원 폐쇄라는 악순환을 계속 겪고 있는 것이다. 의료 인력의 농어촌 유치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함양성심병원 정해일 병원장

   
▲ 함양성심병원 정해일 병원장

정해일 병원장님께 비춰지는 함양군은 어떤 도시입니까.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함양은 선비의 고장이며, 지리산과 경남도립 상림공원을 포함한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지금은 전국 어디로든 이동하기 편한 사통팔달의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군민들의 성실함과 순박함도 함양만의 특색이 아닐까요? 이곳 함양을 찾는 이들을 대하는 우리 함양군민들의 따듯한 마음과 그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맛있는 음식들, 깨끗한 공기, 다양한 볼거리들은 함양을 다시 찾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함양을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따듯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함양군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함양성심병원은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적자가 많아 지자체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역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업들과 우수한 교육 및 지역민들의 하나 된 단결력 등 다양한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지역민들의 보건의료 역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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