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 이정수와 성시백 사이로 파고들던 이호석이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렸다. 잠시 아웃코스로 빠졌다가 인코스로 복귀하던 성시백에게는 미처 몸을 피할 시간이 없었다. 결국 휩쓸려 함께 튕겨져 나갔다. 금은동을 싹쓸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이호석(24·고양시청)은 15일(한국시간)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이 끝나자마자 퍼시픽 콜리세움 관중석으로 달려 올라갔다. 성시백(23·용인시청)의 어머니 홍경희 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홍 씨는 고개를 숙이는 이호석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말했다. “너도 마음 편히 못 잤을 거다. 이런저런 안 좋은 얘기는 다 무시하렴.”

아들 시백도 그랬다. 전날 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난 괜찮다. 다음에 잘 하면 된다”고 했다.

홍 씨는 “모두 내 아들 같다. 14년 넘게 동고동락하면서 같이 스케이트를 탔는데, 둘 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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