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닌 동물을 통해 인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작가

▲ 10대 때부터 서예와 동양화, 한학과 상형문자에 대한 수업을 받았으며 동양적인 미적 감성이 서양화구로 표현되면서 고유의 독창적인 작품세계가 구성되기 시작했다. 매해 작품성의 발전과 변화를 통해 현대미술을 적극적으로 소장하는 컬렉터들과 고미술을 수집하는 컬렉터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화가이다.
취산의 작품세계는 기법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할 경우 자신을 돌볼 여력이 없는 기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같은 색 같으면서도 다른 색감층을 만들기 위해 유화로 마르고 칠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여 원하는 색감을 만들어 낸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취산은 자신이 아니라 작품으로만 알려지고 싶다고 한다. 취산은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기까지 특정 작품의 경우 2년 이상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다.

한국추상의 새로운 방향 ‘취산의 낭만추상’
취산의 작품을 보면 동양적 체취가 느껴지면서도 상형문자가 연상되는데 취산의 서예적 골기(骨氣)와 문학적 문기(文氣)가 작품속에서 베어 나온다. 문자를 이용한 작품세계를 가진 작가중에는 고암 이응노, 호안미로와 같은 작가들이 있으며 동양적인 신비로움을 간직한 작가로는 AR펭크가 있다. 취산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펭크와 이응노, 호안미로의 기호적 표현들과 비교하게 만드는 새로운 방향의 추상적인 언어를 생성했다.
그러나 취산의 이번 작품들은 추상작품을 좋아하는 컬렉터에서 추상을 모르는 컬렉터와 관람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는데 추상화이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추상화하는 특이한 표현양식과 기법들을 통해서 취산의 이번 전시는 한국추상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취산의 이번 전시 작품은 향후 한국회화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갤러리미림 오정엽 대표는 “취산은 한국의 새로운 추상적 성취를 이룩하는 작가이며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스펙트럼이 큰 작가”라고 말한다.
이번 취산전은 강남 역삼동 송화갤러리에서 가지게 되었다. 취산의 전시 이후 송화갤러리와 갤러리미림이 빅딜을 하여 북한과 중국미술, 한국의 미술이 세계미술의 주류가 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큰 뜻을 이루는 첫걸음이 되었다. 송화갤러리는 중국 상해 송화미술관과 한국 송화갤러리를 통해 그동안 북한과 중국현대미술 작가들을 소개해 왔으며 이번 취산전 이후 취산과 이비어, 서영 그 외 한국현대미술의 내일을 생각할 작가들을 알리고 전시기획을 할 것이라고 한다.
▲ (좌)아침바라기 Oil on Canvas(20P) 2008, (가운데)달배(달로가는 배) Oil on Canvas(10F) 2008, (우)굿아이디어(번뜩이는 생각) Oil on Canvas (10F) 2009. 취산의 작품은 행복하고 희망적이고 해학적인 장난끼가 서려 있다. 유독 취산의 작품 속에서는 행복한 유년기를 떠올릴만한 작품이나 동물농장 공룡들을 통해 재미난 작품세계를 구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동물을 통해 인간의 사랑을 표현
취산의 이름은 독수리취(鷲)에 뫼산(山)이라는 한문 이름을 가지는데 영문표기로는 CHY SAN으로 표기된다. 어려움과 시련들이 많은 세상이지만 조금 후의 상황을 내다봄으로 현실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이 이름과 작품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취산은 화가가문이라고 한다. 동양화와 서예, 전각을 하는 작가들의 가문에서 서양화가가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되며 취산이 추구해왔던 세계는 지금의 작품들에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10대와 20대의 작품에 대한 실험들은 작품이 자라갈 예술적 토양이 된 셈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취산의 삶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소년가장으로서 10대를 보낸 취산은 그 와중에 치열한 작가정신을 구사하고 있었다. 취산이 지금의 추상적인 작품을 그릴 수 있었던 것에는 그동안의 희로애락과 생계를 위한 일들, 슬픔과 희망들을 통해 배우게 된 긍정적인 행복의 힘이 작품 속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취산의 작품은 행복하고 희망적이고 해학적인 장난끼가 서려 있다.
유년기 행복했던 시절이 없었던 화가여서 인지 유독 취산의 작품 속에서는 행복한 유년기를 떠올릴만한 작품이나 동물농장 공룡들을 통해 재미난 작품세계를 구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취산은 창신동, 이화동, 동대문을 사랑하고 종로를 사랑하는 작가이다. 10대시기를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취산의 작품 속에서 대이동, 약속의 땅이라는 작품을 보면 취산이 동대문 근방의 장소를 그렸음을 알 수 있는데 달동네에 살았던 취산이 밤하늘아래 빛나는 풍경들이 바로 작품속의 그 모습이라고 말한다.

■ 한국 송화갤러리, 중국 송화미술관 김영숙 관장
북한작가들중 거장반열에 드는 작가들과 중국의 현대미술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의 미술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민간외교사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다. 북한과 남한, 중국의 작가들이 앞으로 세계미술사를 바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향후 미술세계는 동양적인 정신에서 출발할 것이라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 취산의 전시이후로 송화갤러리, 송화미술관과 갤러리미림이 빅딜을 하여 한국과 북한작가들, 중국의 작가들 중에 세계미술사를 바꿀 작가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을 할 계획이다.
 
■ 갤러리미림 오정엽 대표
이비어, 취산, 서영 화백을 발굴하고 피카소 작품을 전문적으로 딜링하는 아트딜러이자 전시기획자이다. 피카소, 샤갈, 르누아르, 마티스, 호안미로, 고흐, 루벤스, 블라밍크,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네의 작품에 대한 진위여부와 전시기획, 딜링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번 취산전을 통해 취산이 새로운 미술을 열 가능성이 있는 작가이며 3년간의 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선보이게 되었다.


 ■ 취산 작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들
취산의 작품세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취산이란 작가가 과연 어떤 풍의 작가이며 어느 장르에 속하는 작가인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위한 미술사적인 글을 집필하면서 취산의 그림 속에서 동양적 골기가 서려 있다는 것을 정립할 수 있었다.
취산의 작품세계를 분석하고 컬렉터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펭크의 화의(畵意:작품을 그린의도)와 같다거나 이응노의 문자추상이 연상된다고 하는 말도 듣고 일부 작품은 백남준의 한국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는 견해 등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취산의 작품세계는 물과 같이 갑자기 변해 버린다. 몇 개월 만에 전혀 다른 화풍과 화의가 나온다. 아직 연구해야 할 점은 많지만 우선 취산의 작품연구에 있어서 취산의 주요 작품의 화의가 동양적 골기가 중심이라는 것을 1차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다. 어떨 때는 어린아이 그림 같은 느낌이 들다가 갑자기 수천 년 전의 인류학적 작품으로 다가온다. 추상적인 작품으로 다가왔다가 애정 어린 동화와도 같은 그림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 이해되기 어려운 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나도 취산의 작품이 정확히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3년간 그의 작품을 보면서 취산의 작품경향이 어느 풍이고 어느 장르인지 정립하려고 하였지만 정립되기에는 독특한 작품색이 있어서 난 취산풍이라는 정의를 내리게 되었다. 
이번에 취산의 전시를 통해서 취산이 낭만적이고 동화적이며 한국적이면서도 고전과 현대적 감각이 빠르게 오간다는 것이 내가 본 취산에 대한 정의이다. 취산이 그리는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고대의 늬앙스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미술평론가: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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