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화학·제약·바이오기술 등 적용 기대

▲ 박지웅 교수 출처 : 한국연구재단
[시사매거진]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은 박지웅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양성윤 교수(충남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장기간 반복 사용이 가능한 효소 고정화 소재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밝혔다.

생물체의 몸 안에서는 영양분을 흡수해 성장하고, 에너지를 얻고, 번식하고, 병균을 퇴치하는 등 생물체가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많은 화학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화학 반응들이 정확하고 빠르게 일어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효소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효소를 공업적으로 적용해 약품이나 연료를 생산하고, 물을 정화하거나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효소는 생물체 밖의 환경에서는 쉽게 변질돼 그 촉매 활성을 잃기 쉽고, 한 번 사용 후 다시 사용하기가 어려워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수 나노미터(백만분의 1mm)인 효소 분자와 크기가 비슷한 구멍이 삼차원의 미로처럼 얽혀 있는 구조를 가진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 미로에 효소를 가두어 효소의 활성을 반영구적으로 유지하고 여러 번 반복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효소 고정화 소재인 나노케이지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대면적의 얇은 필름이나 입체적이고 복잡한 모양으로도 가공할 수 있어서 효소화학반응을 기반으로 한 큰 규모의 화학공정뿐만 아니라 진단이나 검출 기능을 가진 초소형 반응기 등의 신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압력을 가해 다양한 종류의 효소를 나노케이지 필름 안으로 밀어 넣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것은 효소를 고정하는 기존의 어떤 방법보다 간단하게 진행하면서 효소의 변성이나 손실 없이 원하는 양만큼 정량적으로 효소를 고정할 수 있는 최초의 방법이다.

박지웅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체 밖의 인공적인 환경에서도 효소를 보다 쉽고 경제적으로 공업적인 분야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한 효소 나노케이지 필름은 반응하는 화합물이 필름을 통과하면 원하는 물질을 생성할 수 있어 의약품 제조, 환경 감지기 등 생체막을 모방한 막반응기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8월 1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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