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따뜻하면 만병 예방…건강 지키는 ‘온맵시’


몸이 따뜻하면 만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감기나 인플루엔자는 물론 여성 생리질환, 말초순환장애, 당뇨, 비만 등 많은 질환이 몸이 차갑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긴다. 내복 입기, 옷 겹쳐 입기 등 온(溫)맵시는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온(溫)맵시 방법에는 내복 입기, 옷 겹쳐 입기 등이 있다. 온맵시를 하면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체온을 유지해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고혈압, 당뇨, 혈액순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노인들은 체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의학자들은 체온 조절이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생리학자 매트 클루거는 “열은 감염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방어 수단이다. 그 증거로, 감염된 도마뱀은 체온을 2도가량 올릴 수 있는 따뜻한 장소를 찾아 움직인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새끼 토끼들도 스스로 열을 발생할 수 없어 병에 걸리면 체온을 올려줄 따뜻한 장소를 찾는다”고 주장한다.

또 아베 히로유키 등 일본의 여러 의학자들은 체온이 0.5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5퍼센트 저하하고, 1도 오르면 면역이 6배 정도 활성화된다고 말한다. 체온이 높으면 혈액의 흐름이 빨라지고 면역세포인 백혈구도 활성화된다는 평범한 원리다.

체온 떨어지면 기초대사율도 떨어져…비만의 원인도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은 당뇨도 체온이 떨어지면 생기기 쉽다고 말한다. “단것을 먹지 않았는데도 혈당수치가 높아진 사람은 체내의 당분이 연소되지 않고 혈액 속에 노폐물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며 “체온이 낮아 기초대사율이 떨어짐으로써 당분이 연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원장은 비만도 체온과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몸이 차가우면 체내 지방과 당분의 연소가 방해를 받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노폐물이 세포 속에서 물에 젖은 빨래처럼 늘어지면 체중이 늘어나 비만하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많은 여성들이 고민하는 하체 비만은 하반신이 차가워져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느려지면서 혈액과 노폐물이 고여서 생기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인간의 평균 체온은 36.5도인데, 몸이 이보다 차가워지면 체내의 모든 화학반응이 느려지면서 대사활동의 산물이 찌꺼기로 남는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이 혈액을 더럽혀서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한다고 본다.

체온·피부 수분 잡아주는 내복…아토피 환자 등에 ‘강추’

그런데 내복을 입으면 3도 정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열화상카메라로 내복의 보온 효과 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 내복을 입었을 경우에는 안 입었을 때보다 표면 온도가 3도가량 낮았다.

표면 온도가 낮은 것은 그만큼 방출하는 열이 적어 체온을 덜 빼앗긴다는 의미다. 피부는 항상 수분을 외부로 발산해 피부 주위의 온도를 떨어뜨리는데, 내복을 입으면 밖으로 빼앗기는 수분이 내복과 피부 사이에 머무르면서 체온을 보호해주는 효과를 낸다.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저하될뿐더러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게 되어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커진다. 그러면 인체가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이 더 약해진다. 감기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걸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요즘 기승을 부리는 신종플루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감기와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복을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춥다고 난방 온도를 올리면 실내가 건조해진다. 이화여대 목동 건강증진센터 이홍수 소장은 “겨울철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건조해져 가려움증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말한다.

따라서 평소 피부가 건조한 사람이나 아토피 환자가 있다면 실내 온도를 낮추고 내복을 입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복은 피부 수분이 빼앗기는 것을 막아주고 합성섬유로 된 겉옷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내복을 입으면 옷맵시가 떨어진다고 생각해 내복 입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복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입어야 한다. 하복부가 차면 생리불순, 냉대하 등의 질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상곤 원장은 여성의 생리는 체온과 관계가 깊다고 말한다. 그는 “자궁은 혈액을 모으는 기관이므로 자궁이 차가워지면 혈액이 굳어져 끈적끈적해지면서 생리에 문제가 생기고 임신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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