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이 지향하는 교육목표는 사교육과 달라”

▲ 안계중학교 김성렬 교장
1946년에 설립된 안계중학교(http://www.angye.ms.kr /김성렬 교장/이하 안계중)는 그동안 2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국회의원, 대학총장, 고위공무원, 사업가 등 수많은 졸업생들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안계중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특히 2002년에는 인근의 안계여중과 구천중학교를 흡수 통합하여 경북 의성서부 지역의 중심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 인구가 점차 감소함에 따라 안계중학교도 과거 학생수가 1,000명이 넘는 대규모 학교에서 현재 180명 정도로 학생 수가 감소하였으며, 이처럼 학교 규모가 갈수록 작아지다보니 그동안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사교육 경감을 위해 나름대로 학교 특색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나 농촌 소규모 학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술회하는 김성렬 교장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되어 그동안의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수고하는 교사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말을 잊지 않았다.

학교는 학생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을 함께 추진해야
김 교장은 사교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크게 교육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접근한다.
▲ 아침 자율학습과 저녁 ‘반딧불교실’ 시간에 EDUNET, 내친구교육넷, EBS 등 e-Learning 콘텐츠를 활용한 화상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먼저 교육 내적인 요인의 경우로, “과거와 달리 지금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교육에 대한 각종 지식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학교의 교육환경과 교육방법은 이를 충분히 따르지 못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 교육은 학교 시설과 교사, 학생들이 각기 다른 시간에서 살고 있다. 이에 김 교장은 “그동안 정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 학교시설을 현대화시키고 교수-학습방법을 많이 향상시켜 온 것처럼 앞으로도 교육 환경이 시대와 함께 흐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공교육에 대한 사회의 편향된 시각이 사교육 시장을 키우는 외적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김 교장은 전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을 목표로 균형 있게 학교교육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부모는 학력 향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학원이나 개인과외 등에 의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 교장은 그 사람의 인성이나 잠재적인 능력보다는 가시적인 학력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사교육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듯 사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공교육 붕괴’라는 말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김 교장은 이런 시선이 조금은 억울하다고 솔직하게 토로한다. 교사들은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학교교육에 임하고 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교장은 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인성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의 교칙을 잘 지키는 학생, 아침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먹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온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한 김 교장은 학생들에게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식생활 습관이 먼저 개선되어야 이들이 학교 교육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행스럽게도 안계중은 지금까지 그린마일리지(상벌제)를 시행하여 교칙을 스스로 지키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경북도교육청 지정 ‘영양교육 시험학교’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 타 학교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셈이다.

▲ ‘자학(自學), 협동(協同), 창조(創造)’를 교훈으로 하는 안계중은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사랑이 있는 학교, 꿈을 심어주는 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학원을 학교 교육 현장에 옮겨놓다
안계중은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모든 교과의 ‘교과교실제’를 시행하고 있다. 교과교실제란 교과전담 교실을 운영해 학생들이 수학, 영어 등 전 과목을 각자의 수준에 맞게 이동 수업을 받는 것으로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학생들은 맞춤옷처럼 몸에 꼭 맞는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매일 2시간씩(7, 8교시) 운영하는 안계중의 ‘방과후 학교’는 학원의 종합반과 단과반을 학교교육 현장에 그대로 옮겨놓은 프로그램이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을 학력 차이에 따라 심화반, 보충반 2개로 편성해 운영하는 7교시 방과후학교는 학원종합반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과교실제의 연장선상으로 봐도 무방하다.
8교시에는 그 범위를 조금 더 넓혀 무학년제 학원 단과반 형태로 운영된다. 중학논술반, 논리수학반, Hello English반으로 운영 중인 교과 프로그램과 교과학습 부진학생을 위한 ‘학력도약반’, 그리고 여기에 생활미술반, 컴퓨터자격반, 체력향상반 등 특기·적성 프로그램까지 개설되어 있다.
한편,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에게는 ‘개별 학력관리제’를 도입하여 매일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통해 교사와 학생간 1:1 맞춤형 지도를 하는 ‘사랑방 교실’을 운영한다. 또한 ‘사제동행 아침 독서 교실’이라는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매주 학급별로 테마를 정해 1주일씩 윤번제로 교내도서관에서 사제동행 독서시간을 갖으며, 책을 통한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안계중은 학교나 학부모들의 강요와 억압이 아닌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침 자율학습(0교시)과 저녁 ‘반딧불교실(9,10교시)’ 시간에 EDUNET, 내친구교육넷(경상북도교육연구원교수-학습사이트), EBS 등 e-Learning 콘텐츠를 활용한 화상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에 김 교장은 “점점 소외되고 침체되어가는 농촌 소규모 학교도 ‘사교육 없는 학교’ 선정됨에 따라 그동안 구상해 온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되어 도시 학교 못지않게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외계층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교육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전한다.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한 창의력·인성교육 중점
김 교장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사람은 자고로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후배 교사들과 학생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주문을 한다. 후배 교사들에게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먼저 솔선수범하고 학생들을 자기 자식 대하듯 사랑으로 대하라고 전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가지고 교육에 임하라고 조언한다.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내 가정과 사회, 국가에 도움을 주는 인재가 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 장래를 내다보고 자기 설계를 하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라고 당부한다.
안계중의 교훈은 ‘자학(自學), 협동(協同), 창조(創造)’다. 급변하는 지식기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올바른 인성 함양,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및 창의력 신장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사랑이 있는 학교, 꿈을 심어주는 교육’을 실현하는 것. 이것이 지금 안계중과 김 교장이 함께 꾸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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