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진 이사장 “꿈을 향해 가는 길, 포기는 없다”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다. 때문에 경영을 포기하게 되면 재단의 자산은 오롯이 보건복지부에 귀속된다. 때문에 범인으로서는 의료법인을 세워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단이다.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헌납해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윤영의료재단을 설립한 박향진 이사장은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당당히 호원병원을 설립해 개원했다. 자신이 꿈꾸던 병원을 만든 것이다.

 

   
▲ 호원병원 박향진 이사장
호원병원의 박향진 이사장이 병원 개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호롱불 밑에서 공부를 하던 어느 날 호롱불이 넘어지면서 3도 화상을 입었고, 4~5주 입원치료가 필요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입원은커녕 다음날 퇴원을 해야 했다. 이때의 기억과 아픔이 그의 가슴 한 쪽에 남아 ‘사람을 위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꿈으로 커졌고, 결국 2012년 5월 지금의 호원병원을 개원하게 되었다.

 

 

호원병원이 개원할 당시만 해도 의정부시에는 이만한 의료시설이 많지 않았고, 특히 호원동 주민들은 저녁에 진료를 받거나 종합병원의 검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의정부 시내나 서울로 나가야만 할 정도였다. 그렇다보니 호원병원의 개원은 더욱 호원동 주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부지에 공사를 할 때,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제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음료수를 사와 공사장 인부들에게 나눠주며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병원이 생기면 진료를 받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민들이 반긴 것이죠”라고 박 이사장은 얘기한다.

‘사람을 위한 병원’을 만들겠다는 박 이사장의 염원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해져, 호원병원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은 뜨겁다.

“병원을 경영하는 CEO로서 이익과 편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환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니 환자들이 그 마음에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라고 겸손해하는 박 이사장의 환자를 위하는 마음은 병원 곳곳에서 묻어난다.

입원실 쪽에 이중 복도를 만들어 그 사이에 샤워실을 설치했는데, 다른 환자들이 소음으로 불편해 할까봐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라고 한다. 또 냉장고를 1인 1개씩 배치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지하 치료실의 한쪽 벽면에는 통유리를 설치해 대나무를 심고 채광에 신경을 쓰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저는 자리를 자주 비우는 편입니다. 제가 있으면 아무래도 직원들이 편하지 않으니까 직원들끼리 주인의식을 가지고 잘해보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간부들에게는 스스로 경영자가 되어 병원을 위하는 마음으로 생각하라고 강조하는 편입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병원이길 바라는 거죠.”

이밖에도 호원병원이 사랑받는 이유에는 병원 밥이 맛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영양이 가득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지론이라, 영양사와 조리사에게 먹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아끼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다보니 자연히 영양 가득, 사랑 가득, 밥맛 가득한 병원 밥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좋은 인연으로 맺어져

   
 

박 이사장은 현재 의정부시 장애인체육회지역 부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의료법인 호원병원은 의정부시 장애인체육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체육발전과 함께 장애인 의료의 포괄적 서비스, 그리고 지역사회 기여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장애인들의 진료비 할인혜택이나 체육행사에 의료반을 지원하는 등 재능기부를 통한 호원병원의 봉사활동은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런 호원병원의 활동을 눈여겨본 당시 IBK기업은행 정인호 지점장은 ‘사람을 위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박 이사장의 각오를 지지해준 든든한 후원자로 인연을 맺었다.

“IBK기업은행 마들역 정인호 지점장님께서 혜안이 있으셨기에 제안을 수락하셨고, 덕분에 저희 병원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박 이사장은 “당시 정인호 지점장님께서 ‘저도 호원동 주민으로서 이렇게 좋은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을 호원동에 개원해주신 이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당초에 생각했던 설립 취지를 늘 간직하며 지역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계속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사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원대한 꿈들이 차곡차곡 쌓여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저희 IBK기업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라고 화답해 주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음속에 저만의 보석함 같은 것을 만들어 그 안에 마음에 와 닿았던 글귀나 시를 담아둡니다. 제가 힘들 때 위로가 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들이죠. 비록 꿈을 향해 가는 길이 힘들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박 이사장은 “호원병원이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 모습으로, 사람을 위한 병원으로 자리를 잡아 크게 도약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힌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