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예천은 영혼의 안식처 같은 그런 곳입니다”

   
 
지난 70~80년대 산업화가 정점을 이루던 시절,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거의 모든 산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으로 몰려들었다. 하다못해 노점상을 하더라도 서울에서 해야 성공한다는 소위 ‘서울드림’이 파다했었다. 하지만 오늘날엔 ‘지방경제시대’라 불린다. 굴지의 기업들과 명문대학들이 탈(脫)수도권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울·경기지역에 밀집해 있던 하나의 거대한 불꽃이 전국 방방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바야흐로 들불처럼 번지는 ‘지방경제시대’인 것이다. 전국에 소재한 탄탄한 기업들은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발전의 든든한 심장이 되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향토기업들과 여러 우량 중소기업들은 지역경제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그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민들과 동고동락해 온 지역의 참 주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욱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지역주민과 장애우들을 고용해 예천지역 경제발전의 선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우일음료(주)는 1998년 예천군 용문면 출신 권중갑 회장이 설립하였다. 자본금 25억 원으로 생산업체가 들어서기에는 모든 여건이 열악한 예천농공단지에 입주한 유일한 이유는 지역발전에 일조하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민재 대표는 더 많은 지역민 고용을 창출하고, 더불어 상생하는 풍토를 조성하며, 내실 있는 중견기업으로 우일음료를 성장시켰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이 대표는 제50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국세청에서 시상한 ‘아름다운 납세자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실한 세금 납부뿐만 아니라 기부, 봉사, 일자리 창출 등 사회에 공헌하거나 귀감이 되는 업적들까지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이 상은 그래서 더욱 가치 있는 상이다. 이런 이 대표의 모범적인 행위는 자연스레 우일음료의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우일음료의 가장 큰 경쟁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직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 경영입니다. 모든 공정이 시스템화 되어 있어 사소한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큰 문제를 일으켜 소비자 피해는 물론, 거래처의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그만큼 관리감독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어서 정직하게 대처하는 것이 문제를 최소화한다고 강조하고 실천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는 이 대표는 “우일음료의 또 하나의 경쟁력은 품질과 신뢰입니다. 차와 커피, 주스 등 음료류를 생산하는 저희 우일음료는 병·페트·캔 제품을 18여 년간 생산해오고 있으며, 그 동안 축적해온 품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자부한다.
2015년 우일음료는 예천 제2농공단지 내 12,000평 부지를 매입하였다. 2년 내 최신시설의 탄산음료 신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히는 이 대표는 우수한 품질력과 기술력을 끊임없이 개선, 연구하여 지역경제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
미국의 이름 없는 농촌 소도시였던 앨라배마 주(州) 수도 몽고메리는 대부분 목화를 재배하는 낙후된 지역이었다. 2005년 미국 전역에서 현대자동차 공장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던 당시, 몽고메리 시는 주의 헌법까지 바꾸면서 공장부지 210만 평을 무상 제공, 20년 동안 법인세 면제, 2년 동안 지역신문 무료광고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현대차 공장을 유치했다. 여기에 ‘현대 가족 지원’ 부서까지 만들어 주택 구입부터 전기·가스 신청, 자녀들 등하교까지 책임지는 서비스 제공, 고속도로 진입차로 확장비용 제공, 민간 철도회사와 협의해 현대자동차 공장 내부까지 철도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투자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앨라배마 주의 노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앨라배마 주는 2013년도 미국 연례 자동차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주 정부가 분석한 2010년 현대차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4조 2500억 원, 일자리는 3만 4000여 개에 달했다. 또한 몽고메리 시의 내로라하는 유력 인사들은 모두 현대차를 타고 다니는 정도다. 이 대표는 일자리창출이 시급한 국책사업이 된 현재 우리나라에도 기업을 대하는 이런 노력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16년부터 예천군은 본격적인 ‘신도청시대’에 진입하였습니다. 이것은 예천의 지역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뜻이고,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에 들어섰다는 의미입니다.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것은 무조건 혜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경쟁과 개방에 직면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큰 전략과 실행력을 갖춘 사고와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라고 말하는 그는 기업은 국가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잡아야 할 고객이지 관리하고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Interview
우일음료(주) 이민재 대표
 
예천군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과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타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덜 된 탓에 깨끗하고 맑은 청정지역입니다. 예천이 우리나라의 중심에 위치했음에도 도로망이 약하고, 인구도 유출만 되다가 최근에는 신도로가 계속 완공되거나 들어서고 있어 전국 동서남북 2시간 내 유통력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도청이 들어서고 동시에 신도시 유입인구 20만 명이 단계적으로 형성됨에 따라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은 역시 기업 관련법규의 완화 내지 개선입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요구하는 제조업의 수준이 너무 높거나 비현실적인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훨씬 개방적이고 지원 위주인데 우리는 법규가 너무 많거나, 제한적으로 묶으려 합니다. 사실 기업의 처지에서는 눈치 보느라 개선 요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법규는 당연히 엄격해야 하나 시대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이제는 맞지 않는 법규도 그대로 존재하여 모순되는 경우가 일부 있어, 이럴 때 기업이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민재 대표님께 비춰지는 예천군은 어떤 도시입니까.
개인적으로는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지요. 전국에 예천군 출신의 출향민이 40만 명이라고 합니다. 현재 예천군민이 4만5천 명입니다. 지역발전을 통해 성장하는 예천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그것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그것 말고는 아무 욕심도 없습니다. 군민으로서, 지역 내 대표기업을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여기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했다는 족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또한 이곳에서 마지막도 생각합니다. 제게 예천은 영혼의 안식처 같은 그런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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