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88호] 목사인 저 또한 결혼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아내가 나빠서가 아니라 부부가 서로 잘 안 맞았기 때문이에요. 나쁜 쪽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도 안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내가 남편에 대해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을요.

아내 같은 경우는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사람 9명을 닮으라고 요구하였습니다. 한 사람만 닮으라고 한다면 어떻게든 해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9명을 닮으라고 하니 어떻게 그 기대치에 맞출 수가 있겠어요? 그것도 단점은 빼고 장점만 닮으라고 한다면요.

그래서 결국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당신은 남자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 도저히 내 능력으로는 당신의 기대치를 맞춰 줄 수 없어.” 그러면서 “내가 사는 길은 이혼밖에 없는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참고 견디며 살아왔더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도 제 책상에는 그 9명의 위인들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있습니다. 잠깐의 고비가 왔을 때 참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사실 이혼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사랑할 때는 엔도르핀보다 4,000배 이상의 효과를 내는 다이돌핀이 사람 몸에서 분비된다고 합니다. 모든 걸 가능케 하는 마법의 호르몬 다이돌핀으로 인해 피곤을 모릅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는 순간, 이 호르몬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더 이상 분비되지 않아요. 결국 남자는 또다시 나에게 다이돌핀을 나오게 해주는 새로운 여자를 찾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데 다이돌핀을 느끼는 건 한 번으로 족해야 해요. 너무 자주 원하면 끝없는 다이돌핀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혼식에 주례를 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행복감에 젖어 있는 신혼부부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이렇게 좋을 때, 깨가 쏟아진다고 표현합니다. 결혼이 주는 달콤함 때문이지요. 그런데 깨는 이틀 털면 나올 게 없어요. 깻대를 태워 봐요. 연기 때문에 눈과 코가 매워 눈물, 콧물 다 떨어져요. 주변 대부분의 부부들은 이렇게 깻대를 태우면서 살고 있습니다.”

현실을 알고, 그 현실에서 발생할 눈물, 콧물을 피해 보자는 뜻이지요.

요즘 아내들은 남편들의 성격이 나쁜 건 참아도 돈 없는 건 못 참는답니다. 이건 틀린 말이기도 하고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일반적으로 아내들은 남편의 사랑 표현보다는 돈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이 “여보, 내가 그동안 잘못 살았네. 당신밖에 없어”라고 표현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 때문에 정말 고생했어”하면서 화장대 위에 돈 봉투를 놓고 나가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한마디로 사랑보다는 돈이라는 거지요.

요즘 부부들 중에는 돈 때문에 이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편의 경우 아내에게 자신의 재산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러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가 남편에게 “돈이야, 가정이야?”라고 물으면 안 됩니다. 잘못된 선택지입니다. 남편과 계속해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싶으면 “당신, 그러며 안 돼”라고 말하고 끝내야 합니다. 

답을 하나만 주어야 합니다. 이혼으로 가는 선택지가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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