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극단 모시는 사람들(대표 김정숙)은 오는 5월 19일 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연극 <심청전을 짓다>를 공연한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중견극단으로 뮤지컬 <블루사이공>, <들풀>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몽연> 등을 통해 우리 역사를 돌아보고 소시민의 삶을 조명한 창작극을 주로 만들어왔다. 

<심청전을 짓다>는 ‘제 43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2015년 여성극작가전에서 초연된 이후 지난 해 76페스티벌에 참가해 가부장제 아래에서 ‘효’와 ‘희생’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연극은 우리가 흔히 효녀의 이야기로 알고 있는 <심청전>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이웃의 시선으로 심청이를 바라보고, 그 이웃들이 함께 새로운 심청전을 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연극 <심청전을 짓다>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죽은 뒤 이웃들이 미안한 마음에 심청이의 제사를 지내는데, 우연히 성황당에 모여든 사람들이 그 제사에 동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귀덕이네를 통해 그들이 듣는 심청이 이야기는 하나이지만 각자의 마음에 비추어 본 심청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어린시절부터 눈 먼 아버지를 대신해 동냥을 하러 다니던 가여운 이웃으로, 누군가는 하늘이 내린 효녀로, 또 누군가는 막지 못한 안타까운 죽음으로 비춰질 뿐이다. 

<심청전>은 조선시대의 베스트셀러로 심청이의 효심과 더불어 봉사의 딸에서 황후가 되는 반전의 드라마는 조선 신분제 사회의 금지된 욕망과 희망을 담고 있기에 서민과 천민 계층까지 폭넓게 사랑받았다. 한글소설의 보급과 맞물려 책을 보기 위해 아끼던 비녀를 파는 등 큰 인기를 끌었는데, 230여종이나 되는 이본(異本) -원본은 같고 일부 내용이 다른 각색본-이 그 인기를 증명한다. 또한 현재까지도 연극, 영화, 소설, 오페라, 무용,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해석되며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심청전을 이야기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 곁에 여전히 심청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작품 속 이웃들의 고해는 언젠가 우리가 막지 못한 죽음을 기억하게 하고, 오늘 우리가 새롭게 지을 이야기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이번 작품을 집필한 김정숙 작가는 “5월 가정의 달에 만나는 심청전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효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버지 사랑이 고픈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고 말했다. 

권호성 연출의 섬세한 연출과 함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야차’로 화제를 모은 배우 신문성과 연극 ‘금조이야기’의 박옥출, 진솔한 연기의 정래석, 고훈목, 김희경, 이예진, 이민준, 김수영, 현혜선 등이 출연하며 국가무형문화재 제 16호 거문고산조 전수자이자 앙상블 The geomungo의 대표인 이선희의 음악으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새 봄, 새롭게 피어나는 꽃처럼, 새롭게 다시 만나는 심청전으로 우리 이웃의 안녕에 대해 물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는 연극 <심청전을 짓다>는 인터파크, 티켓링크, 예스24, 네이버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오형석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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