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건 부산·경남 vs 조용한 대구·경북

   
▲ (자료=뉴시스)
[시사매거진]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영남권이 남북으로 갈라졌다. TK(대구·경북) 지역은 '밀양'을, PK(부산·경남) 지역은 '가덕도'를 밀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공항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보고서 제출 마감일(24일)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영남에 쏠려 있다.

현재 어느 지역이 우세한지는 명확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자 유리한 항목을 앞세우면서 자신이 타당성 조사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란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실제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밀양과 가덕도의 우위를 가르기는 쉽지 않다. 안전성 경제성 등 각 조사 항목에서도 근소한 차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부 측에서는 프랑스 회사에 용역을 맡겨 객관성을 담보하려 했다.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밀양과 가덕도 중 어디가 우세한지는 가늠키 어렵지만 양 지역 정치인들의 움직임을 보면 조금은 감이 잡히는 것도 같다.

현재 양 지역 정치인들 중엔 TK보다 PK가 훨씬 더 적극적이다. 부산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유치에 결사항전 수준의 모습을 보이는 반면, 대구 지역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밀양이 선정될 가능성이 더 많아서인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활동이 미미한 것만은 사실이다.

실제 부산지역 의원들은 이 문제에 여야가 따로 없을 정도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 부산시당 의원들은 지난 1일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가덕도 신공항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압박에 나섰다. 이어 8일에는 부산시당과 부산시가 서울에서 당정협의를 가지고 신공항 유치전에 돌입했다.

야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가덕도에 직접 방문하는 등 공항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더민주 부산시당 역시 특별본부를 설치하고 거리 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TK지역 의원들은 집단 행동에는 다소 소극적이다. 새누리당 소속 대구지역 의원들은 부산 의원들이 정 원내대표를 만난 다음날 정 원내대표를 항의 방문하긴 했지만 그 뒤로는 공개적인 목소리를 자제하는 편이다.

대구지역 대표적 야권 인사인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신공항 입지로 밀양 지역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TK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왜 부산지역 의원처럼 공항 유치에 매진하지 않느냐는 식의 불평도 했다. 하지만 부산의 야당 의원들처럼 대놓고 세력화를 하거나, 거리 시위 등을 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는 현재 24일 용역 결과 발표를 기다리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한 정부 관계자는 어떤 승부에서든 열세에 놓인 쪽이 더 목소리를 크게 내는 법이라고 귀띔한다.

한편 양측 모두 전통적 여당 텃밭 지역이기에 어느 지역이 선정되건 지난 4·13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여권에 한 번 더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이번 총선 PK지역에서 약진한 야권도 가덕도 지지에 뛰어들면서 신공항 선정 문제는 더욱 민감한 정치권 이슈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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