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중국 대회, CCTV·후난 위성TV 공동 제작

 지난 5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XIAOMI ROAD FC 031’은 다시 돌아온 베테랑들과 뉴 페이스들의 데뷔전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던 대회였다. 휴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해 이들의 대결을 지켜봤다. 특히 체급을 월장해 도전한 권아솔과 이윤준은 서로를 쉴 새 없이 도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 두드러져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진정한 글로벌 격투 스포츠 대회다웠다. 권아솔(30, APGUJEONG GYM), 정두제(35, RONIN CREW) 등 국내 베테랑과 신성들이 출전했지만 해외파 선수들 앞에서 고배를 마셨다. 
첫 경기부터 중국의 알라텡헬리가 승리하며 첫 스타트를 끊었다. 알라텡헬리는 ‘신의 전사’ 최무송과 벤텀급으로 격돌했다. 그는 타격과 그라운드에서 모두 최무송을 압도했다. 알라텡헬리를 상대로 최무송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알라텡헬리가 자신의 마음대로 최무송을 요리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경기에서 KO가 나오지 않았을 뿐 일방적인 경기였다. 알라텡헬리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최무송에게 승리를 거두며 로드FC 출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22개월 만에 로드FC에 돌아온 ‘브라질 타격가’ 브루노 미란다(26, TIGER MUAYTHAI)도 승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로우킥과 정확한 타격으로 정두제(35, RONINCREW)에게 데미지를 입혔다. 그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길로틴 초크로 정두제를 제압했다. 브루노 미란다는 “I am back Korea”를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여성부 대결은 경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로드FC 데뷔전을 치른 홍윤하(27, VIN JUJITSU)는 일본의 ‘베테랑 파이터’ 후지노 에미(36, WAJUTSU KEISHUKAI GODS)에게 여과없이 무너졌다. 홍윤하는 “잃을 것이 없어 무서울 것이 없다”고 말한 경기 전 각오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이는 신중한 경기 운영이 아닌 다소 무모한 전진이었다. 초반 타격전을 벌인 것은 아쉬움이 남는 전략이었다. 후지노 에미의 타격에 밀렸고 백 포지션을 허용하며 초크에 패했다. 
코메인 이벤트 역시 일본의 쿠와바라 키요시(34, TEAM SAMURAI)가 승리했다. 이둘희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로 출전한 쿠와바라 키요시는 권아솔을 18초 만에 꺾고 승리했다. 이번 시합을 앞두고 “단 1%의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하겠다”던 쿠와바라 키요시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 
‘체급이 깡패’라는 말이 진리였다. 쿠와바라 키요시는 웰터급과 미들급을 번갈아 뛰는 파이터다. 권아솔과 체급 자체가 달라, 경기 전날 진행된 계체량 측정에서도 약 10kg 정도 권아솔보다 많은 체중을 기록했다. 이는 펀치 파워를 통해서도 드러났는데, 권아솔에게 제대로된 펀치를 적중시키며 쓰러뜨렸다. “후두부에 맞았다”는 권아솔의 항의가 있었지만 이미 그전에 들어간 펀치에 승부가 결정지어졌다. 
 
‘돌아온 큰 형님들’ 올드팬 감동시켜 
일본 단체 DEEP ‘미들급 챔피언’ 최영(38, SHINBUKAN KAND’S END)과 ‘암바왕’ 윤동식(44, NEEPIEL C&H)은 격투 1세대 파이터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이미 넘어섰지만 여전히 격투기에 대한 열정으로 현역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 케이지에 올라 경기하며 팬들에게 추억을 되새기는 감동을 선사했다. 격투기 ‘큰 형님들’의 귀환에 원조 격투기 팬들은 호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최영의 ‘10년 만의 국내 복귀’는 의미가 컸다. 10년 여 동안 일본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최영은 ‘DEEP 미들급 챔피언’이 되어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로드FC를 통해 눈부시게 성장한 국내 격투 인프라에 감탄했다. 그는 “국내 격투기 시장이 로드FC로 인해 달라졌다”며 “그래서 10년 전 다시는 한국에서 뛰지 않겠다는 발언을 번복하고 한국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로드FC 미들급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시합을 몇일 앞두고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미안하지만 나는 윤동식을 보지 않는다. 올해 안에 로드FC 챔피언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마침내 경기에서 윤동식을 KO로 꺾은 최영은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32, MMA STORY)를 향해 “챔피언 벨트를 가져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윤준, 9연승…상대 부상으로 찜찜한 승리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28, APGUJEONG GYM)이 9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로드FC에서 이윤준은 최초 9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또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27, MMA STORY)과의 페더급 슈퍼파이트에 이어 페더급 경기에서도 2연승을 달렸다. 
승리하고 새 기록을 만들어냈지만 이윤준 뿐 아니라 조지 루프와 관중 입장에서도 찜찜한 승리였다. 1분 15초 만에 조지 루프의 부상으로 레프리 스탑으로 경기 종료가 선언됐기 때문. 사고는 조지 루프가 이윤준을 향해 킥을 날리고 이윤준이 방어하는 순간 나왔다. 이윤준의 팔꿈치와 조지 루프의 발목이 충돌하며 조지 루프의 발목에 문제가 생겼다. 조지 루프는 충격을 받아 뒷걸음질 쳤고 심판은 그대로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조지 루프의 발목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경기가 진행될 수 없었다. 급히 병원으로 간 조지 루프는 개방골절 진단을 받았다.
이윤준은 조지 루프가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그를 찾아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조지 루프도 이윤준과의 악수를 통해 그간의 감정을 잊은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로드FC의 새로운 시도 ‘팬들과
함께한 기자회견’
로드FC는 이번 대회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형식의 기자회견을 선보였다. 기존의 기자회견 방식을 벗어나 경기를 마친 선수들과 기자, 팬들이 함께했다. 팬들이 사진도 찍고 직접 질문도 하는 신선한 시도였다. 선수들은 팬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좀처럼 보기 힘든 특별한 기자회견인 만큼 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현장을 찾은 김영석 씨(36)는 “기자회견에 팬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선수들과 한 자리에 있고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팬 양용운 씨(22)는 “굉장히 좋은 시도였다. 그동안 기자회견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고 참여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앞으로도 경기 후에 이렇게 팬들과 함께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XIAOMI ROAD FC 032’ 중국 창사 후난국제전시센터서 개최 
오는 7월 2일 중국 창사 후난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되는 로드FC 032 첫 대진이 공개됐다. ‘중국 헤비급 초신성’ 아오르꺼러(21, JINZHENG PHARMACEUTICAL GROUP)가 ‘비스트’ 밥샙(44, TEAM BODYSHOP MMA)의 무제한급으로 대결이 그것이다.
아오르꺼러는 지난해 12월 로드FC에 데뷔한 젊은 파이터다. 188cm 148kg 거구임에도 복싱을 베이스로 한 타격이 날카롭다. 로드FC 데뷔전에서 ‘전직 야쿠자’ 김재훈(27, APGUJEONG GYM)을 1라운드 24초 만에 TKO로 꺾었다. 아오르꺼러는 최홍만과 신경전을 벌이며 맞붙기도 했다.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경기 내내 최홍만을 케이지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밥샙은 K-1 시절부터 최고의 파이터로 통한 괴수다. 강력한 힘으로 세계적인 파이터들을 꺾어왔다. 2012년 6월, ROAD FC 008 김종대와의 경기 후 약 4년 만에 로드FC 복귀전을 치른다. 밥샙은 한때 2011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12연패를 당하며 봐주기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최근 RIZIN FF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마지막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불태운다는 각오다. 
로드FC 권영복 실장은 “밥샙의 이번 로드FC 계약은 봐주기 시합이 아닌 최고의 경기력으로 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강력한 계약 조항이 있다. 또한 로드FC는 2016~2017 시즌 거액의 상금을 걸고, 헤비급 토너먼트를 다시 시작한다. 이번 경기를 통해 로드FC는 밥샙의 헤비급 토너먼트에 참가 여부를 판단한다. 토너먼트에 참가하려는 밥샙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기에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오르꺼러와 밥샙은 최홍만과 대결한 공통점이 있는 중국과 미국의 대표 파이터다. 아오르꺼러는 2승 2패, 밥샙은 11승 18패 1무로 신예와 베테랑의 대결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는 타격 위주인 두 파이터들의 스타일 상 무제한급 특유의 한방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국제 무대에 걸맞는 화려한 대진이 예상되는 만큼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XIAOMI ROAD FC 032’는 중국 창사 후난국제전시센터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New Wave MMA’ 로드FC의 세 번째 중국 대회로 CCTV와 중국 예능1위 후난 위성TV가 공동 제작한다.[사진·자료_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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