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현장의 경쟁력을 쌓아가는 소양중학교

▲ 문병완 교장은 공교육을 바로 세워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양중학교에서도 한 단계씩 실천하는 교육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경쟁이 가속화되고 교육에 대한 중요성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급격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이런 변화들이 긍정적인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교육현장의 고민이다. 과거에는 공교육을 보조하는 역할로 또는 아이들의 부족한 감성을 메워주는 곳으로 인식되던 사교육 시장이 지나친 경쟁에 따라 이제는 공교육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한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는 이러한 현실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자 학부모와 학생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런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 지난해 출범한 것이 바로 ‘사교육 없는 학교’다. 날로 팽창하는 사교육을 최소화해 학부모와 학생의 경제적 고통을 해소하고, 해외로 떠나는 학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 제도를 어떻게 정착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힘이 되는 이름 ‘사교육 없는 학교’
춘천 소양중학교도 이번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곳에서는 54년이라는 오랜 전통 위에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을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명문중학교로 비상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학교를 이끌어 가고 있는 문병완 교장은 전국의 수많은 학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마음가짐이 남다르다는 소회를 밝혔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공교육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우리 학교가 선정되기까지 교직원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있기도 했지만 사업에 참여하게 된 만큼 우리 소양중학교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소양중학교는 지난 55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춘천의 안락한 보금자리에 개교한 이후 지금까지 총 1만 7,01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춘천을 대표하는 지역 명문중학교로 자리를 지켜왔다. 이곳은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주력하는 것과 동시에 인성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유명하다. 주변을 살피고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 더불어 사는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키워가고 싶다는 문 교장의 마인드가 세상을 넓게 보는 눈을 가진 학생들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특히 작년 9월부터는 ‘Wee Class’로 지정되어 흥미위주의 다양한 체험학습과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 따뜻한 학교교육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곳에서 내세우는 자랑거리 중 하나인 사격부는 금년 전국단위대회에서 8관왕을 거두며 학교에 명성을 드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높은 이상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자아실현을 하는 인간을 기른다’는 교육목표 아래 공부도, 운동도 열정적으로 하는 소양중학교 학생들. 이들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교육
문 교장은 소양중학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에서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과 같이 사교육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수도권 등의 대도시를 비롯해 교육열이 높기로 이름 난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사교육 시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교육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에 대비해 공교육도 자체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 교장은 공교육을 바로 세워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 단계씩 실천하는 교육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우선 ‘사교육 없는 학교’ 지정을 통해 받은 지원금으로 방과후 수업을 시행하는 등 효과적인 수업진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육 수요의 대부분을 학교교육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교와 교사의 열정으로 내실 있는 정규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폭넓은 혜택을 주는 것이 키워드. 이곳에서는 일과후 1시간의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석식 이후 3시간의 보충수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일주일에 총 15시간 실시되고 있는 보충수업은 수업 종료가 9시에 가까운 시간이라 자연히 사교육을 방지하고 학교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여기에 수강료도 기존 학원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보충수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 교사와 학생은 토론과 상담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이는 결국 양질의 학습효과와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문 교장은 “사실 지난 15년 동안 강원도 내 중학교에서 야간 보충수업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는데, 실시하고 보니 긍정적인 효과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라며 타 학교들도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공교육도 정부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저렴한 수업료로 학원보다 경쟁력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지원금의 일정 부분은 시설보호기관에 상주하는 20명의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필요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공교육 위상 확립을 위한 작은 노력들이 모여 결국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또한 이는 우리나라가 교육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하나 하나씩 실천하는 소양중학교의 교육방침이 우리에게 내제된 교육 모멘텀을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주어 공교육 선진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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