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를 통해 중생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다

어린 시절의 단기 출가와 음악에 대한 갈망으로 보낸 젊은 시절, 그리고 다시 불가에 귀의하여 음악을 통해 깨달음을 포교하게 되기까지, 상무 스님은 그 누구보다 많은 사색과 깨달음 속에서 살아왔다. 스스로를 ‘찬불가 포교승’이라 칭하는 그를 통해 중생의 고뇌를 덜어주는 찬불가의 참뜻을 들어보았다.

   
▲ 상무정사 법당에 마련된 피아노로 찬불가를 연주하는 상무 스님의 모습. 힘든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는 상무 스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연주이다.
음악, 깨달음을 표현하는 최고의 언어
지난 3월 말, 수백 명의 신도들과 함께 성대한 개원식을 치른 상무정사의 주지인 상무 스님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음악을 통해 불교의 깨달음을 널리 전하고자 힘쓰고 있다. 5살 어린 나이에 피아노를 접하면서 음악을 벗 삼게 되었다는 그는, 어떤 계기로 음악을 접하게 되었냐는 물음에 자기도 모르는 무언가에 끌려 그저 음악이 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상무 스님은 일찍이 더 자유롭고 현실에 맞는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택했으며, 꽤 오랜 기간을 불교와 떨어져 음악에 몰두하여 지냈다. “힘든 환경에서 택한 유학이었고 초기에는 많은 방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많은 교수님들을 겪어보고, 현지 학생들을 사귀면서 ‘자유분방한 감정의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공연에 동참한 관객들이 진실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어주고, 나의 음악에 동화되어 뜨거운 박수를 보내줄 때, 그들에 대한 감사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나 관객과 함께하는 그 교감 속에서 음악의 위대함에 공감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연주자는 명성이나 배경이 아닌 자신의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음악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상무 스님은 음악이란 것은 상대와 호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음악은 느끼는 것이며, 누가 들어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또 그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음악을 통해 불교를 느끼고 음악을 통해 중생을 깨우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말처럼 음악이란 것은 어려운 불경이나 법문보다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중생의 가슴을 울릴 수 있을 것이다.

찬불가로 포교하며 느끼는 행복

   
▲ 상무 스님은 스스로를 찬불가 포교승이라 칭하며, 불교정신을 담아 여러 사람의 가슴에 남는 찬불가를 만들어 피아노 연주를 통해 불교의 참뜻을 전하고 있다.

상무 스님은 어린 시절의 단기 출가 이후 불교를 떠나 음악가로서 독신으로 살아왔는데, 부산여대 음악과 실용 피아노 책임교수로 재직하며 시간이 나는대로 절에서 찬불가를 지도, 작곡하는 것을 계기로 다시 불교를 접하게 되었으며, 현재 ‘부산불교연구회’의 회장과 ‘불교음악아카데미’의 학장으로 불교 합창단을 교육하는 등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다. 그는 특별히 작곡에 더 관심을 가져서 찬불가만도 약 200여 곡을 작곡해내기에 이르렀는데, 이렇게 찬불가를 작곡하는 과정에서 그는 승려가 되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그러나 상무 스님은 이 과정이 특별히 어떤 의도를 둔 것은 아니라 자기 의사 없이 어떤 인연에 이끌려 그리 된 것이라고 말한다.

상무 스님은 법당에 머무르며 오는 이를 맞이하는 소극적인 포교에 그치지 않고, 많은 공연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에 다가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그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자비와 사랑의 나눔 공동체’ 인데, 이는 ‘밥을 굶는 이가 없을 때 까지 도시락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라는 발원으로 시작하여 공원이나 기차역,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공터에서 배고픈 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누어주며 피곤하고 지친 이들을 위해 자비와 사랑의 음악을 나누는 여러 활동들을 하고 있다. 상무 스님은 ‘자비와 사랑의 나눔 공동체’ 모임의 회장이다. 또한 “불교의 전통 속에는 사회적이나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는 일 자체를 복전(福田)이라 하였습니다. 항상 다양한 보시를 강조하였으며, 꼭 돈이 없더라도 어려운 자를 도울 수 있는 자원봉사를 권장하여 왔습니다. 배가 고픈 이들에게 무료도시락 공양을 하는 것도 뜻 있는 보시와 참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실, 문화, 경제, 가정, 직장, 학교에서 어려움과 갈등이 많을 것입니다. 이들을 위로하고자 연주장소와 음악 장르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여 드리는 것도 자비와 사랑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많은 이들의 동참이 있기를 권하고 있다.


‘자비와 사랑의 나눔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상무 스님의 마음을 읽어보면, 왜 그가 굳이 음악을 통해 포교하기를 선택했는지 짐작할 법도 하다. 스님의 말에 따르면 마음이 지치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어려운 법문을 권하고 경전을 가르치고 설법하는 것은 어쩌면 마음으로 포교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전 한 줄 읽지 못하더라도, 어려운 법문 한 줄 외지 못하더라도 찬불가를 통해 가슴으로 느끼는 불교의 정신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마음의 나눔’ 아니겠는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행복으로 감싸기 위해 찬불가를 연주하는 스님의 마음이 상무정사의 첫 개원에만도 수백 명의 신도 및 관계자를 불러 모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도 상무 스님의 아래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보다 많은 곳에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상무정사: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 2동 338-1번지
문의: 010-6717-5108 / 051-900-6363

INTERVIEW | 상무정사 상무스님

                                  “피곤하고 지친 이들에게 음악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세워놓은 것은 아니다. 그저 인연이 닿는 데까지 내 소임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서양 음악을 하는 내가 찬불가를 연주하는 것도 내 인연이 거기에 닿았기 때문이며, 그것은 내가 끊고자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깝게는 6월 11일(수요일 저녁 7시 30분), 부산 금정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상무 스님의 붓다뮤직’이라는 제목으로 하게 될 제 183회 금정 수요음악회를 앞두고 있다. 이 공연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단순한 편곡의 찬불가에 변화를 주고자 새로운 스타일로 편곡한 곡과, 새롭게 작곡한 찬불가를 선보이게 된다.  또한 우리가곡·독일가곡·팝송·우리가요·재즈를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연주한다. 음악을 하는 ‘찬불가 포교 학승’이니 만큼 앞으로도 전국적으로 찬불가 연주회를 많이 할 생각이다. 내가 불교를 대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행복을 느끼게 된 것처럼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불교의 깊은 깨달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찬불가 작곡활동도 꾸준히 계속하려고 한다. 찬불가를 통해 알게 되었던 불교의 정신을 담아 여러 사람의 가슴에 남는 찬불가를 만들어 대중과 화합하고 싶다.

2008년 현재 상무 스님의 프로필
<피아니스트, 작곡가, 편곡사, 지휘자>
아모르 성악가회 회장 겸 피아니스트 /  크로스오버 오케스트라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 시나위국악예술단 단장 겸 지휘자 / 우크라이나 자포로지에 오케스트라 객원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  루마니아 바카우 오케스트라 객원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 부산불교음악연구회(2003년 설립) 회장 / 자비와 사랑의 나눔공동체 회장 / 한국국제예술교류협의회 동구유럽 담당이사 / 상무정사 주지 /  전, 부산여자대학 음악과 실용피아노 책임교수 (출가로 인하여 사직) / 전, 통도사 개산대제 전국 불교합창대회 심사위원장 역임 (2005, 2006) / 저서: 21C 실용음악통론, 피아노에드립연주, 프로피아노반주, 실용피아노변주곡집, 합창반주자의편곡요령, 즉흥피아노연주법,  재즈 커리큘럼 가이드 외 다수
·2007년 및 2008년 부산지역 성황리에 마친 일반음악 큰 연주회
(작은 음악회·타 도시 연주회 ·불교음악회는 제외)
① MBC 목요음악회
: 2007년 4월 12일(목) 저녁 7시 30분 / 경성대학교 콘서트홀
② 루마니아 바카우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 대표 연주자
: 2007년 5월 19일(토) 오후 2시 30분 / 사직 실내체육관 야외무대
③ 자비와 사랑의 나눔공동체 음악회
: 2007년 6월 29일(금) 오후 4시 / 국제신문사 대강당
④ 우크라이나 자포로지에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 대표 연주자
: 2007년 11월 18일(일) 저녁 7시 30분 /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⑤ 금정수요음악회
: 2008년 1월 2일(수) 저녁 7시 30분 / 금정문화회관 소공연장

·2008년 현재까지의 작곡 연주곡 81곡 / 기악 연주곡 43곡 / 가곡 262곡 / 오페라 6곡 / 명상  음악 65곡 / 국악 87곡 / 찬불가 198곡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