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브랜드 사업으로 부산패션산업의 활성화 추진
오늘날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역사 이래로 과거나 현재, 미래에도 마찬가지겠지만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덕(德)과 혜(慧)와 력(力)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德으로 남을 먼저 배려하고 慧로 사안을 분명히 파악하며 力으로 용맹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오늘날 리더가 가져야 할 제1의 조건은 德.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모자라는 지혜와 용맹도 자연히 채워진다.

‘부산을 동북아 섬유패션의 거점도시로’
서글서글한 미소에 서슴없이 내미는 오른손. 평범한 옷차림 속에 세련된 디자인의 타이. 무거운 화환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젊음과 패기가 제14대 부산패션협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조경래 회장에 대한 첫인상이다.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며 쑥스럽게 미소지으며 안으로 안내하는 조 회장의 모습에서 한 단체의 회장으로서 느껴지는 권위의식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작지만 잘꾸며진 그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이리저리 펼쳐져 있는 책상 위 서류들과 직원들로부터 받았다는 몇 개의 생일 축하 화분이 그의 평소 성품을 짐작케 한다. 현재 위축돼 있는 부산패션산업의 부흥을 위해 공동 브랜드 개발과 회원사간의 결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계획을 세운 조경래 회장. 그에게서 21세기 부산패션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공동브랜드 개발과 회원사간의 결속으로 부산패션업계 활성화 추진

1989년 9월 결성되어 현재 50여개의 회원사로 이루어진 부산패션협회는 지난 3월 9일 제14대 신임회장으로 조경래 회장을 선출했다. 5년 동안 부산패션협회 이사로 부산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되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힘든 일들도 많이 있겠지만 회원 여러분들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앞섭니다”고 말하는 조경래 회장. 시원시원하고 자신감에 찬 태도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제일 먼저 공동브랜드 사업을 꼽았다. “현재 프로젝트가 거의 완성단계에 있으며 5월에 회원사들과 협의를 거쳐 6월경엔 본격적으로 사업을 구체화시킬 방침입니다”며 공동브랜드사업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공동브랜드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의 태도는 공동브랜드 사업에 대한 자신과 확신에 차 있었다. “물론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회원들과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생각입니다. 또 부산패션산업연구소에서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완해야 될 일을 집중적으로 연구, 의논하여 개발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의 야심찬 프로젝트 앞에 회원사들 또한 공동브랜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부터 패션산업이 부산시의 10대 전략육성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시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루어지고 회원사들 간의 단합도 그 어느때보다 매우 잘 되고 있어 앞으로 부산패션협회의 발전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신임 회장으로 힘들고 어려운 점도 많지만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며 환한 미소를 머금는 조경래 회장은 부산패션협회의 공동브랜드 출범 이후 마케팅이나 홍보부분에 있어서도 자문위원들과 교수님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를 거쳐 완벽하게 준비해 자신의 회장임기가 끝난 뒤에도 차기 회장이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광주, 대전, 대구 등 다른 지역 패션협회와도 공동사업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부산패션협회 회원사들이 공동브랜드를 제작하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부산을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인식시키며 전국적으로 백화점 등 매장을 확보해 회원사들의 이익창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조경래 회장은 공동브랜드사업 추진 외에도 패션산업을 10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한 부산시의 지원에 힘입어 부산컬렉션, 부산섬유패션전시회, 포르타포르테부산, 부산패션디자인경진대회 등 협회의 지속적인 행사를 통해 부산이 환태평양 시대 동북아 섬유패션의 거점도시로 부각될 수 있는 적극적인 패션정책을 전개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회원사들의 실질적인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최고 품질이 최고 경영의 지름길
패션분야는 유행과 소비대상의 변화에 민감히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다. 특히 여성 의류의 경우 유행에 매우 민감하여 그 변화에 앞서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경영자의 탁월한 감각과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 과감한 투자와 최고의 품질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 조경래 부산패션협회 신임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4∼50대를 겨냥한 여성상의 블라우스와 단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해왔다. 현재 (주)마이어패럴과 (주)몽스틸어패럴은 현대적 감각과 여성스러움을 겸비한 스타일로 화려한 프린트, 우아한 실루엣으로 모던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 1992년 6월 설립이래 자체 브랜드로 나온 제품들은 철저한 공정관리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오늘날 업계에서는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6명의 수석 디자이너를 두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신상품 개발에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충분한 시설 확충과 꾸준한 신상품 개발에 투자한 결과 현재 롯데, 현대 등 전국 유명백화점에 29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을 만큼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바늘 한땀 한땀 들이는 정성이 최고의 품질로서 고객들에게 인식되어지고 이는 십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도 다시 옷장에서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설명한다. “남이 아닌 내가 입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려고 항상 노력해요. 십 년이 넘은 저희 제품을 한결같이 즐겨 입으시는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기도 합니다” 한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대표로서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더디가도 正道를 간다’는 일념으로 철저한 소비자 위주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더 좋은 품질을 생산하는 내실경영으로 오늘날 작지만 강한 기업을 일구어 낸 조경래 회장. 늘 가족같은 분위기로 활기찬 작업현장을 유지하는 그는 제품생산과 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엄한 리더로, 때로는 땀흘려 일하는 직원들의 등을 툭툭 두드려 주는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로, 그리고 모르는 것 앞에서는 대표라는 위신 보다 그 누구에게라도 서슴없이 묻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겸손한 사람으로 직원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앞으로 마이어패럴과 몽스틸어패럴을 전국 제일의 여성 의류업체로 만들고 싶다는 조경래 회장. 그는 그 꿈을 잠시 2년 뒤로 미루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동브랜드 사업이 잘 진행되어 과거 패션도시로서 부산의 명성을 되찾고 나아가 최고의 패션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부산패션협회 회장으로서 가장 큰 목표이다. 그의 이러한 다부진 포부 아래 부산패션협회의 새로운 미래가 조금씩 그 형태를 갖추고 있다.

‘나머지 반도 나누어 주어라’
“급변하는 글로벌시대에 한국 속의 부산패션이 아닌 세계를 리드하는 부산패션이 되기위해 이젠 세계 최고의 기술과 지식을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화려한 공약이 빈 공약으로 돌아오는 것이 흔한 현실이다. 새롭게 어떤 조직을 이끌어 나감에 있어 리더들은 자칫 실천 불가능한 수십가지의 사업계획으로 이상적인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부산패션협회 조경래 회장은 부산패션협회의 회원사들을 중심으로 반드시 공동브랜드 개발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부산을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재도약시키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 프로젝트의 중요성만큼 성공을 위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조 회장 또한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무엇 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회원사들간의 협력과 단합입니다. 회원사들의 다양한 의견 조율을 거쳐 탄생한 부산의 향토브랜드라면 부산 시민들은 물론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화목한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조경래 회장은 부산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 법무부 부산소년분류심사위원, 21C낙동경제포럼 부회장, 대하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서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벌써 십년가까이 소년소녀가장들과 독거노인들을 도우며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어 오고 있기도 하다. ‘둘을 가지기 보단 오히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반도 나누어 주어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고 있는 조경래 회장. “하나님의 뜻을 받들기엔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나님이 저를 선택하여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 주셨듯이 앞으로 어떤 일을 저에게 맡기시더라도 모든 일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실천할 것입니다” 1시간 남짓 진행 된 인터뷰 동안 소탈하게 웃는 조경래 회장의 모습에서 그의 건강함과 순수함이 느껴졌다. 부산 패션산업을 위해 발로 뛰며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도전정신과 자신이 가진 것을 보다 힘든 사람들을 돕는데 쓰고 싶다는 마음의 순수함. 하나님이 주신 사명아래 그가 만들어 나갈 부산 패션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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