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주 변호사

[시사매거진 276호] 일제는 한국을 식민지화하면서 우리 역사를 상당 부분 왜곡했다.

조선의 당파싸움, 백제 의자왕의 사치와 3000 궁녀 등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였고 일제 이후에도 이 같은 식민사관에 젖은 일부 학자들에 의해 우리 역사의 부정적 측면이 학생들에게 교육되어왔다.

한국의 역대 왕조는 이 같은 부정적 측면이 많아 결국 장기간 지탱하지 못하고 필연적으로 얼마 가지 않아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식민사관이 과연 옳은가?

그렇다면 전 세계를 통틀어 500년 이상 지속된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먼저 유구한 역사의 문화와 전 세계에 자랑하는 중국을 살펴보자.

중국의 진나라는 중국 전체를 통일하고 만리장성을 쌓은 강력한 왕조였으나 15년(BC221~BC206)을 버티지 못하고 멸망했다.

수나라는 고구려를 침략하였으나 패전하여 37년 만(581~618)에 망해버렸다. 수나라를 이은 당나라가 비교적 오래 지속됐으나, 289년 정도(618~907)에 불과하다.

송나라도 300여 년을 못 버티고(960~1279) 몽고에 의하여 멸망하였다. 명나라도 300년이 안 돼(1368~1644) 여진족에 의하여 멸망하고 대신 청나라가 들어섰다.

일본의 경우 역시 역대 막부나 왕조도 200~300년을 버티지 못하였다. 500년 이상을 지속한 나라는 고대 로마(BC 27~AD476)와 러시아, 그리고 태국에서 한 번 정도씩 발견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신라는 B.C 57년에서 AD935년까지 무려 992년을 지속했다.

고구려는 강대국인 중국의 빈번한 침략에도 불구하고 BC37년에서 AD668년까지 705년을 버티었다. 

의자왕의 사치와 삼천궁녀로 부정적으로 묘사된 백제도 BC18년부터 AD660년까지 무려 678년이나 지속된 왕조이다.

고려는 AD918년부터 1392년까지 474년을 버티었고 일제에 의해 당파싸움 등으로 망한 나라로 묘사된 조선은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을 지속한 왕조이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각 왕조가 500여 년 이상을 지속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사례라 할 것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각 왕조를 통치하던 집권층이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여 외부로부터 나라를 지켜내고 지속 가능한 국가 경영과 리더십을 발휘하였으며 그 백성들도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이웃에 대한 상부상조로 합심하고 단합하여 이루어낸 대단한 역사적 결실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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