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난달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전국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기 시작했다. 일상 회복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김길수 발행인

[시사매거진273호] 백신 접종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정부가 공식적인 1호 접종은 없다고 발표해 지방자치단체마다 1호 접종자가 나왔다. 백신을 맞은 요양시설 종사자들은 안심이 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항체가 100% 생겨나는 건 아니다. 또 접종한 본인은 감염되지 않더라도 남에게 전파할 위험이 있다. 꾸준히 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도 불분명하다.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도 문제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해서 방역 의식이 해이해져도 안 된다. 결국 국민 개개인이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하면서 거리 두기와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다.

정세균 총리는 이제는 접종을 받는 국민 여러분의 시간이라며 적극 참여를 당부했다. 철두철미한 준비와 차질 없는 진행으로 접종을 계획대로 마쳐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지난해 말 백신 접종에 나선 영국·미국 등과 비교하면 우리는 이미 뒤쳐져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 비해 접종이 한참 늦었다. 접종률이 50%에 육박하는 이스라엘에 비하면 갈 길이 매우 멀다. 출발이 늦은 만큼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따라잡아야 한다. 오는 9월까지 국민의 70%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의 노력과 분발이 요구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등 국민의 전폭적인 협조가 보태진다면 일상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겨우 백신 접종의 첫발을 떼기는 했지만 문제는 4월 이후다. 국내 백신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 접종 계획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을 2분기로 미뤄놓은 것도 안심할 수 없다. 고령층 대상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하려던 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효능이 충분치 않게 나오면 접종 계획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백신 사재기와 품귀현상을 감안할 때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백신 공급과 유통, 접종은 변수가 많아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런 만큼 하나에서 열까지 치밀하게 대비해야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적기에 대처해야 한다. 일찍 접종을 시작해 백신 효과를 보는 나라들이 변이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백신을 게임 체인저로 만들려면 접종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극복의 입구이지 출구가 아니다. 백신을 맞는다고 감염 확산 위험이 곧바로 줄어들지 않는다. 되레 접종 초기에 방역 긴장감이 풀어져 확진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백신 접종국들에서 나타났다. 집단면역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 피로감과 자영업자 피해가 크지만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백신 접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와 국민이 다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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