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보통 지방이라고 하면 삼겹살의 흰 부분과 같은 백색의 지방 세포를 떠올린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방은 흰색 지방 세포로 이루어지며, 카로티노이드 함유량에 따라 아이보리에서 노란색을 띨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는 백색 이외에도 갈색과 베이지색 지방 세포가 존재하며, 갈색 지방 세포 증가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백색 지방은 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지만, 갈색 지방의 주요 기능은 열 생산을 통해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갈색 지방은 섭취한 영양소를 열로 소모 시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갈색 지방은 대개 백색 지방보다 크기가 작은데, 백색 지방이 큰 주머니 하나에 지방을 저장하는데 반해 갈색 지방은 여러 개의 작은 주머니에 지방을 저장한다.

갈색 지방에는 미토콘드리아 숫자가 많고 혈관이 발달하여 혈액 공급이 잘되기 때문에 갈색을 띠며, 이러한 환경은 산소를 이용한 열 생산을 용이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는 ATP를 만들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하는데, 갈색 지방에서는 UCP1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ATP를 생산하기보다는 열을 만들어낸다.

다만 성인에게는 갈색 지방이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생아는 체표면적이 체중에 비해 넓어서 체온 유지에 불리하므로 체중의 2-5%가 갈색 지방으로 구성되며, 이후 소아기,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갈색 지방 비중이 점점 감소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거의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인 이후에도 갈색 지방이 새롭게 생성 가능하며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백색 지방이 갈색 지방으로 변한 것을 베이지색 지방 세포라고 부르는데, 베이지색 지방 또한 갈색 지방처럼 섭취한 영양소를 열로 소모 시켜서 체중 감소 및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갈색 지방을 촉진하여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제들도 개발 중이다.

약 이외에 갈색 지방 세포를 늘리는 방법과 다이어트에의 활용법을 알아보자. 가장 잘 알려져 있고 확실한 방법은 추위에 노출되는 것이다. 실제로 여름과 겨울, 계절에 따라 갈색 지방의 양과 활성도가 차이를 보인다. 추위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교감신경을 통한 노르에피네프린 분비가 늘어나 갈색 지방 생성을 자극한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10도 정도의 차가운 물로 목욕하거나 15도 내외의 기온에 노출되면 갈색 지방 형성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운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리신, 젖산, IL6, FGF21, 교감신경 증가 등이 운동을 통해 갈색 지방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운동이 인간 신체의 갈색 지방을 늘리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추위 노출과 운동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으로 갈색 지방의 숫자와 활성도를 늘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태원장(CF Origin 클리닉)

음식도 갈색 지방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캡사이신, 레스베라톨, 카테킨, 커큐민 등이 지금까지 갈색 지방 생성을 촉진한다고 알려진 성분이다. 캡사이신은 고추에 많이 들어있는 매운 성분이다. 다만 매운 음식에는 보통 당이 많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캡사이신 섭취를 늘리기 위해 매운 음식을 찾는 것은 체중 감량에 독이 될 수 있다. 레스베라톨은 베리류 과일과 포도주에 많이 들어있고 카테킨은 녹차, 홍차에 많이 들어있다. 하루 1-2잔의 포도주나 차를 즐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커큐민은 강황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인데 음식 조리에 강황 가루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시중의 카레는 정제된 탄수화물과 당을 많이 섭취할 가능성이 있어 다이어트 시에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다. 갈색 지방 생성에 필요한 인자들로 AMPK, SIRT1 등이 밝혀져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과도한 식사를 하여 에너지가 넘치는 상황에서 억제되는 인자들이다. 추위에 노출이 많이 된다고 해도 식사가 올바르지 않다면 갈색 지방 생성은 촉진되지 않을 수 있다. 올바른 식단으로 체중을 감량하면서 갈색 지방을 늘리는 방법을 활용하면 체중 감소를 도와주며 이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도움 : CF Origin 클리닉 김희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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