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본부 논설실장 李同雨

[시사매거진/전북] 오래 전, 선배 중 한 분인 A형은 형수님이 갑작스럽게 암 선고를 받자, 공직을 명예퇴직하고 형수님의 완치를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고 민간요법까지 다 섭렵했지만 형수님의 병세는 악화만 되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마지막 찾은 곳이 하필이면 정통교단으로부터 이단 평가를 받는 개신교 교회였다. 결국 A형은 그 곳에다 적지 않은 돈을 날렸고 형수님은 다시 볼 수 없었다.

A형이 나를 만나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야! 너 아직도 교회 다니냐? 나는 벌써 졸업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초창기 이만희의 신천지를 시작으로 감염 확산에 기여(?)한 개신교 교회는 그 후로도 안정세마다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인터콥 BTJ 열방센터에 이어 대전에 본부가 있는 IM선교회까지 개신교 관련 시설에서 찬물을 끼얹으면서 개신교에 대한 시선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어제(27일) 기준 선교단체 IM 관련 확진자는 지금까지 누적 202명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사흘만으로 대전광역시 IM선교회 산하 국제학교뿐 아니라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용인시 IM선교회 국제학교, 교회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충남과 광주의 확산세가 무섭다. 충남의 한 TCS 국제학교에서는 30여 명의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생일파티를 벌인 것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광주 역시 광산구에 있는 TCS 국제학교 관련 100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광주에서 첫 세 자릿수 확진자 발생이다.

상황이 이러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1일 300명대의 안정세에 또다시 찬물을 뿌렸다는 평가와 함께, ‘또 개신교회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사태 대유행의 중심에는 늘 개신교 시설이 있었다.

지난해 광복절 집회와 대면 예배 강행으로 2차 유행의 중심에 선 서울 사랑제일교회, 3차 유행 속 최근 경북 상주 BTJ 열방센터에 이어 IM선교회까지 모두가 개신교 관련 시설이다. 정통 개신교 측은 이들과의 선 긋기에 나섰지만 수많은 종파로 쪼개진 개신교로써는 이들을 제어할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단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통 개신교계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개신교 교회는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 실천하기 위해 애쓰며 정부의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서도 정말 열심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책 한 권만 읽고 그것을 진리라 믿으며 소신을 지키는 사람’이라 했던가. 불신(不信)이 문제라지만 맹신은 더 큰 문제이다.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불교에서는 과거 대 선사 ‘성철’스님과 ‘법정’스님이 입적을 하자, 그들의 일생을 담은 다큐가 방영되었고 다비식이 TV생중계되면서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던졌다. 두 선승이 입적할 때마다 수많은 불자들이 새로 불교에 입교 했지만, ○○사에서 승려들이 이권을 놓고 각목으로 싸우는 모습이 TV에 방영되면서 다시 수많은 불자들이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지금의 한국 개신교 상황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李同雨 전북논설실장 samera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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