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김정기 작가가 펼치는 대형 캘리 퍼포먼스의 한 장면과 직접 디자인한 뮤지컬 타이틀)

[시사매거진] 지난 한 해는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연계 최대의 암흑기가 아니었을까.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로 본래의 객석수에 비해 티켓팅이 가능한 좌석수가 반토막 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제한이 발생하며, 집합 인원수 제한으로, 수많은 이들이 모여서 제작 및 연습을 해야 하는 제작진들과 배우진들은 죄인처럼 숨소리조차도 죽일 수밖에 없다. 

연습 때 마스크를 쓰고서 노래하고, 연기한다. 배우들은 서로의 마스크 너머 표정을 읽으면서 호흡을 맞추어 가야 한다. 물론 실공연때는 무대에 서기 위해 최종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순간이 다가온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모든 피해를 각오하고서, 매우 비장한 마음으로 말이다.

그 가운데 공연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온라인 공연이 작품이 탄생되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출구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안방 1열에서 관람하세요’라는 온라인 공연의 홍보문구는 더이상 우습지 않다. 온라인 공연에도 다양한 통로가 있다.

국내 대형 플랫폼인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tv 채널에 후원한 이들이 관람코드를 받아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유료 라이브 권한을 부여하고, 녹화된 영상을 송출 중계하는 시스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연계의 발표 창구가 되어주고 있다. 그리고 해당 공연을 네이버 메인 배너에 노출하는 등 홍보도 적극 지원해준다. 공연 창작자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보인 금동대향로를 소재로 만든 창작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는 이와 같은 이유와 과정을 거쳐, 네이버 공연 후원 라이브와 함께 하고 있다. 실제 공연이었다면 한 작품을 가지고 몇 개월씩 대관한 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해야만, 그 작품이 관객에게 알려지고 인식되는 법. 그런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공연을 중단하는 대신에 온라인 공연을 열자!

그 자체가 광고이자 작품의 홍보가 될 것이다. 방법이 없다하여 포기하고 침묵하고 막연히 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이기에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도전하자! 제작사인 휴빛 프로덕션의 이번 공연에 대한 목표라고 한다. 

이번 공연의 영상은 고정된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는 공연 실황 중계의 느낌이라기보다는, 무대를 배경으로 찍은 뮤지컬 드라마 또는 영화라고 느껴질 수 있도록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선에 대해서 고심하여 촬영하고 또 편집에 임했다 한다. 인터미션 없는 113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와 생생한 인물들의 존재감은 이윽고 관객들을 예상치 못한 반전과 감동의 결말로 이끌어 간다.

극중, 유명 캘리 그라퍼 김정기 작가가 등장하여 ‘(平和國)평화의 나라’라는 글자를 큰 붓으로 휘날리며 새기고, 그 새겨진 글자가 공중에 올라 불꽃 속에 타오르며 이윽고 완성된 금동대향로가 등장하는 퍼포먼스가 연출될 때, 우리는 벅차오르는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국보 제 287호인 금동대향로는, 1400년 전 사비 백제에서 자신이 일으킨 전쟁으로 아버지인 성왕을 잃은 아들 위덕왕이 아버지를 기리고자 세웠던 절터에서 출토되었다. 향로에는 그 당시 백제인들이 꿈꾸었던 평화의 이상세계가 황홀한 묘사력으로 표현되어 있다.

대형 캘리 퍼포먼스의 주인공이었던 김정기 작가는 공연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평화를 염원하는 금동대향로의 의미를 기억하며 이 세상의 힘들고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행복이 흐르길 기원드린다. 이 작품을 통해서 전해지는 메세지를, 햇빛을 쪼이듯 평화롭게 즐기시기 바란다. 많이 행복해지실 것이다. 언제나 여러분의 위로자가 되기를 원한다.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관객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은 저희들의 사랑이 더욱 진화될 수 있도록, 큰 성원을 부탁드린다.”

제작사 휴빛 프로덕션의 ‘휴빛’이라는 글자에는 모든 이들에게 휴식의 빛이 되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오는 29일(금)과 31(일) 저녁 8시.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 네이버 공연 후원 라이브를 통해, 휴식의 빛을 한껏 만끽해보자.

임지훈 기자 cjs1210@hanmail.net

새시대 새언론 시사매거진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