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많은 다이어터들이 운동을 '칼로리 태우기'의 수단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오늘 저녁에 먹은 칼로리만큼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체중 감량에 해가 된다. 운동을 열량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기보다 운동이 어떠한 기전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을 통해 소모되는 열량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70kg 남자 성인이 30분 운동할 경우 계단 오르기가 250kcal, 수영이 330kcal 정도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바나나맛 우유 240ml 열량이 210kcal니 절대적인 수치도 음식의 열량에 비해 적다. 그런데 우리가 계속해서 계단 오르기를 하면 어떨까? 계속해서 30분당 250kcal가 소모될까? 그렇지 않다. 운동하는 근육이 발달하면서 효율적으로 에너지가 사용되어 소모되는 열량은 줄게 된다. 운동을 절대적으로 많이 하는 경우 열량 소모를 통해 체중 감량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들다.

근육의 에너지 대사 과정을 통해 운동이 체중 감량에 기여하는 기전을 알아보자.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 중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고 남는 것은 글리코겐 및 지방으로 간과 근육, 지방세포에 저장된다. 보통 근육에는 근육 무게 1% 내외의 글리코겐이 수용되는데, 근육량을 늘리면 더 많은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어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게 도와준다. 충분한 운동으로 글리코겐을 많이 태운 후라면 식사로 섭취한 탄수화물 및 당이 지방보다는 글리코겐으로 저장될 수 있다.

운동 중인 근육의 경우 포도당 흡수가 평상시의 7-40배까지 증가한다. 운동 후에도 동일한 상태를 수 시간에서 약 40시간까지 유지해 혈중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상기 포도당 흡수는 인슐린의 작용과는 독립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인슐린 수치가 적게 오르고도 포도당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높은 인슐린 수치는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이를 낮춘다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사진_ CF Origin 클리닉 김희태 원장

운동을 해서 근육의 글리코겐을 태우고 근육의 포도당 흡수력을 높여주면 식후 포도당을 빠르게 처리해 혈당 및 혈중 인슐린이 덜 오르고, 여분의 포도당을 근육의 글리코겐으로 쉽게 저장해 지방으로의 전환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의 저강도 운동은 포도당뿐만 아니라 체내에 저장된 지방도 효율적으로 태우는데, 소모되는 에너지의 약 60%를 지방을 이용해 생성한다.

운동이 다이어트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다이어트에는 운동보다는 올바른 식단과 스트레스 관리가 더 중요하다. 보통 과도한 근육 감소나 기초대사량 감소에 의한 요요를 걱정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바른 식단을 유지한다면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해서 근육량이 과도하게 줄지 않는다. 근육량에 따른 기초대사량 또한 큰 차이가 없으니 대사량이 줄어서 요요가 올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요요가 오는 것은 근육량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

운동은 혈당을 빠르게 떨어뜨려 허기를 유발할 수 있다. 운동 후 오히려 식욕이 왕성해져 다이어트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식단 조절에 더 집중해 체중을 충분히 감량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낫다. 과도한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많이 분비해 체중 감량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먹기 위해 운동한다'거나 '먹은 만큼 운동한다'는 경우도 많은데, 재차 강조하지만 운동을 열량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 소모되는 열량과 음식으로 들어오는 열량은 체내에서 산수처럼 작용하지 않는다. 적절한 식단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운동이 더해진다면 보다 효율적인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

<글/도움 : CF Origin 클리닉 김희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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