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제주] “세상에 나와 빛을 보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당한 아이들 800명은 800개의 사건이며 그 자체가 제주 4⦁3인 것이다.” 사유진 감독

제주 4⦁3사건 중에 희생된 10살 이하의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하고 있는 영화 '폭낭의 아이들' (예술영화, 사유진 감독, 70분, HD)이 2021년 1월 27일(수) 너븐숭이 애기무덤에서 위패(10살 이하 희생자 이름을 적은 천)을 매장埋葬하는 장면을 촬영한다고 밝혔다.

제작진(대표 사유진 감독)에 따르면 예술영화 '폭낭의 아이들'은 지난 2020년 11월 20일 제주4⦁3평화공원 각명비 174개 중에서 10살 미만의 어린이 희생자 약 800명의 이름을 각각 천에 적고 그 이름 적힌 천(이하 ‘위패’)를 인근 평화의 숲에 있는 폭낭에 열명列名하고 그 이름을 불러 주었다.

그리고 2020년 12월 16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위패를 모시고 4시간을 도보 순례하여 북촌리 희생자 유족회(회장 고완순, 83세)에게 인계하였다.

너븐숭이 애기무덤은 4⦁3사건 당시의 아이들 3~8기의 봉분과 더불어 4.3이전에 병사한 아이들의 12기 봉분 등 총 20기가 현존하고 있는 곳이다.

사유진 감독은 “제주도 여기저기에서 희생된 어린 영혼을 함께 있기 위해 평화공원에서 너븐숭이까지 위패를 모셔 왔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외로움과 고단함, 쓸쓸함을 달래주기 위해 동백꽃보자기에 따듯한 곤밥(쌀밥) 43개를 지어 공양을 하고 바람개비를 설치하여 영혼을 달래 주었다고 한다.

현재 그곳에는 동백꽃보자기와 바람개비가 한파와 눈, 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잘 보존되고 있다. 

한편, 사감독은 “1월 27일(수) 촬영되는 장면인 <매장>장면은 제주 4⦁3사건의 인식에 대한 ‘확장과 연장’으로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죽은 자들에게는 헛묘를 통해 영혼들의 머물 곳을 제공하는 한편 산자들에게는 추모와 추념으로서 기억하는 공간의 상징화를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산자와 죽은 자’가 하나라는 메타포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한다.

'폭낭의 아이들'은 오픈 구조로 제주 배우와 일반인의 참여가 가능한 영화이다. 나쁜 죽을 맞이한 어린 영혼의 이름을 불러주고 추모하는 제의에 참여하는 과정을 촬영⦁편집하여 완성된 영화로 만들어 2021년 4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사에 있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네오리얼리즘(오픈 스튜디오, 비전문 배우 출연 등)과 비슷한 형식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한다.

사유진 감독은 지난 2016년은 4⦁3사건 중에 여성 희생자 이야기인 [제주 : 년의 춤]을 춤을 제작⦁상영을 했었고 2017년에는 광주 5⦁18국립묘지에서 촬영한 '그해 오월 나는 살고 싶었다'를 제작⦁상영했었다.

끝으로 사유진 감독은 평화공원에서 너븐숭이까지의 순례길을 조성하여 전쟁과 학대 그리고 기아로 숨져간 전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평화순례길' 로 매년 12.16 정례화 하여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는 순례길을 만들어 간다는 포부도 갖고 있었다. 앞으로 사유진 감독의  행보가 주목된다.

■ 폭낭의 아이들

(2021년 4월 개봉 예정, 예술영화, 사유진 감독, 70분, HD)

*기획 • 제작 • 감독 | 사유진

*프로듀서 | 백선아

*출연 | 제주 배우(고동원, 김국선, 백선아, 문석범, 현애란) 외 하연화 그리고 일반인

*평화의 춤 안무 | 최보결(현대무용가, 안무가)

*생명의 춤 안무 | 사유진(영화감독)

*제작 후원 | 한국콘텐츠진흥원

*크라우드 펀딩 | 43명 모집(이후 5명 추가 모집 총 48명)

*촬영 협조 | 제주4•3평화공원, 북촌 너븐숭이 기념관, 굴메 배울터

[촬영 일정]

*일시 | 2021년 1월 27일 (수)

*장소 |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4시

*참여 | 북촌리 4•3유족회 회원 및 유가족 어머니, 제주 배우 외 제주 4•3사건에 관심 있는 모든 시민들 참여 가능

오형석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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