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이사장이 SK 전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2020년을 마무리하는 12월 31일 마지막 날에 몹시 반가운 세사람을 만났다. 박정배, 박희수, 윤희상 세사람 모두 내가 SK 감독 시절에 그라운드에서 함께 울고 웃던 선수들이다.

코로나 시국이라 조심스럽긴 했지만 해를 넘기기전에 꼭 만나서 격려도 해주고 싶고 그동안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다. 

세사람은 참 많이 닮았다. 투수로서의 재능도 컸지만 운동을 떠나서 성품도 비슷했다. 성실함, 순수하고 착한 마음, 팀을 위한 희생정신 내가 기억하는 세 선수의 모습이다.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야구가 팀 스포츠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이기적인 선수, 돈과 인기만 따라가는 선수들을 가끔 대하면서 은퇴 후의 삶이나 운동장 밖의 생활이 염려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성실함과 좋은 성품을 지닌 이런 선수들은 은퇴 후에 어느 장소, 어느 상황에서도 자기 몫을 잘해 주리라 늘 믿었다.

선수시절에는 운동장 안의 삶이 전부인 것 같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어리석은 마음이 나에게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운동장 안에서 배웠던 것들로 운동장 밖에서 살아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러니 늘 성실했던 세 선수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새로운 인생에서 좋은 본보기를 후배들에게 남겨 주기를 바라며 격려했다.

박정배 코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훌륭하게 재기해서 멋진 경기들을 보여 주었던 선수. 현역연장을 꿈꾸며 호주리그까지 날아간 도전정신도 멋지고, 키움히어로즈 코치로 발탁된 것도 축하할 일이다. 책임감이 남 달랐던 박정배 코치가 소속팀 선수들에게 큰 도전과 가르침을 줄거라 기대한다.

박희수 코치는 한때 “희수신“이라 불리며 야구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훌륭한 선수 , 비록 부상으로 현역연장의 의지를 접어야 했지만 새롭게 상무팀 코치로 새 출발을 하는 박희수코치를 응원한다. 
특별히 우리 큰 아들과 예비군훈련장에서 만난 인연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 양쪽가족이 서로 오가며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늘 아들같은 생각이 든다.

윤희상 대표는 큰키에서 내려 꽃는 빠른 볼로 SK 마운드에서 대활약을 보여 주었던 고마운 투수. 조금 이른듯한 은퇴였지만 현역을 잘 마무리 하고 이제는 어엿한 글러브 사업을 하는 사업가가 되었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선수에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일일이 응대를 해야 하는 사업가로 적응해 나가야 하는 고생담을 들으면서 속으로 너무 대견해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업이 꼭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라운드에서 , 팀내에서 보여주었던 그들의 성실함이 키움 팀 , 상무팀 , 글러브 사업장에서 활짝 꽃피우기를 기대하며 새해 새출발하는 세 젊은이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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