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란 재료와 사랑이란 비법으로 만들다.

   
▲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제품을 만들어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왕비천하늘 조청 이원복 대표.
그저 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들면 됩니다.
조청을 고는 날에는 아이고 어른이고 군침을 삼키면서 조청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렸다. 오랜 시간동안 정성으로 만들어진 조청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가래떡을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지금의 자극적인 간식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맛있었다. 조청은 끈적한 추억이자 어머니의 정성이었다.  정성이 가득 들어가는 조청은 엿을 고다가 중도에서 불을 끄고 완전히 졸이지 않은 것을 말한다. 찹쌀 ·수수 ·옥수수 등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찬 엿기름물을 부어 7∼8시간 둔 밥알을 눌러 짜서 뽀얀 당화액을 만들고 그것을 솥에서 눋지 않게 저어야 완성되는 인공적인 꿀이다.  강산이 변하고 모두들 바쁘게 살아가면서 조청은 물엿과 설탕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요즘 웰빙 바람을 타고 정성이 가득 담긴 조청의 인기가 거세다. 종합영양제로도 불리는데 벌꿀이 제한된 꽃에서만 얻어지는 것이라면 조청은 흙속에 있는 영양소를 고스란히 받은 뿌리, 열매, 잎, 줄기에서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경북 울진의 왕비천하늘 조청은 그야말로 하늘에 맞닿을 만큼의 오지 마을에 자리한다. 이곳은 전통제조방식으로 방부제, 화학조미료, 인공색소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안전한 조청을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도라지와 자연산 송이, 산에서 직접 얻은 조릿대를 원료로 가마솥에서 직접 조청을 만들고 있다. “요즘 친환경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환경 원료가 1%라도 들어가면 친환경이란 이름을 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들이 믿고 사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친환경제품이라면 만드는 과정을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진실되어야 합니다.” 왕비천하늘 조청 이원복 대표는 이곳에서 만드는 조청을 그녀의 손자에게 직접 먹일 만큼 안전한 식품을 만들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요즘 젊은 주부나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친환경제품을 알아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곳은 현대화된 기계식을 과감히 버리고 땔감을 만들어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저어가며 조청을 만든다. 생산되는 양도 현저히 작지만 어머니의 마음에서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조청으로 큰 기업을 세울 욕심은 없습니다. 만들 수 있는 만큼을 생산해서 전통 조청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적당히 보내 드릴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합니다.”  왕비천하늘 조청에서는 수수도라지, 수수헛개나무, 수수송이 조청과 생토미금귤 조청쨈, 생토미김치 조청쨈 등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에 어울리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이유식 재료로 많이 사랑받고 있다. 전통방식 그대로 제품을 만드는데 힘든 점이 없냐고 묻는 말에 조청은 우리네 조상들이 만들어 오던 것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또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답하는 이원복 대표를 통해 조상의 슬기와 정성이 깃든 한국전통식품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왕비천하늘 조청의 맛과 정신이 식품의 불신으로 멍든 소비자의 마음을 치유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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