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7%의 경제성장률 기록, GDP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

   
▲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했던 러시아가 1999년 이후 5년간 연평균 6.8%의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급기야 10년 만에 GDP 9,869억 달러로 세계 11위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난 1998년 러시아는 재정적자 1,230억 달러를 감당하지 못하고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했던 러시아가 1999년 이후 5년간 연평균 6.8%의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급기야 10년 만에 GDP 9,869억 달러로 세계 11위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여기엔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푸틴 대통령의 개혁 정책이 있었다. 

푸틴집권, 에너지산업으로 매년 6~7% 경제성장
1990년대 계속된 경제침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푸틴정부 그리고 푸틴 개인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푸틴이 가장 집중한 것은 에너지산업이었다. 푸틴은 헐값에 민간 매각된 에너지 산업들을 다시 국유화 시키고 본격적으로 개발해 나갔다. 그리고 때마침 찾아온 국제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의 경제는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석유생산량 세계 2위, 천연 가스생산량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허버드대학의 골드만 석좌교수는 “푸틴은 러시아가 어떻게 하면 강대국의 지위로 회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결국 그는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원자재의 강점을 이용 경제적·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했다”라고 말한다.
모스크바산업은행의 유리 세메노비치 지점장은 “고유가와 푸틴 대통령의 안정적인 통치로 러시아 경제는 역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포브스지는 가장 많은 부호가 살고 있는 도시로 모스크바를 꼽았다. 지금 러시아에선 넘쳐나는 오일달러를 겨냥한 해외 유통 업체들의 투자가 급증하며 러시아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시대의 최대 수혜국이다.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648만 배럴 규모로 사우디아라비아의 849만 배럴과 함께 세계 양대 석유수출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출 가운데 65%를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차지한다.

   
▲ 최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는 오일달러를 겨냥한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중산층의 증가와 함께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경향 두드러져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개혁 정책으로 국제통화기금과 국제금융기관의 빚을 모두 다 갚았음은 물론, 외환보유고는 4,800억 달러에 이르러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푸틴 집권 후 러시아는 매년 6~7%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레 러시아 소비증가와 함께 소비구조의 변화로 이어졌다.

러시아 소비계층은 크게 빈곤층, 준·중산층, 도시형부유층, 슈퍼부유층 등 4그룹으로 나뉜다. 빈곤층은 5,7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8%로 소득수준(1인당 월수입)은 120달러 이하를, 준·중산층도 5,700만 명으로 38%를 차지하며 소득수준은 120~500달러에 해당된다. 도시형부유층의 경우 2,800만 명으로 전체 19%를 처지하며 500~1,000달러의 소득수준을 가진다. 슈퍼부유층 700만 명의로 러시아인구의 전체 5/%에 해당하며 이들은 1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가계소득의 증가는 러시아의 GDP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를 현저하게 증가시키며 러시아의 경제성장에 있어 최대의 견인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 러시아 중산층은 1998년 외환 위기의 여파로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2004년 현재 러시아 경제 성장에 힘입어 완전히 위기에서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러시아에서 사회적 현상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중산층은 ‘노브이예 루스키예(New Russians/신 러시아인)’라고 불리우는 신흥부유층과 함께 국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노브이예 루스키예의 거침없는 소비 활동에 힘입어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계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과 대형 가구백화점, 대형 창고형매장 등은 지난 2∼3년간 매년 2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이 15억 달러를 웃도는 곳도 있다.

러시아의 경제성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외식산업이다. 1991년 작은 레스토랑으로 시작했던 로스틱그룹은 최근에 유명 패스트푸드 기업까지 인수하며 현재 136개 전국 지점을 갖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요리 체인에 이어 스시까지 영역을 넓혀온 로스틱, 특히 스시는 웰빙 이미지와 결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만 20여 개 체인점이 성업 중이다. 1인분 한 끼 식사에 우리 돈 1만 5,000원에서 2만원,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장은 언제나 붐빈다.
로스틱의 로시나 마케팅 이사는 “우리의 타깃은 중산층에서 상류층이다. 특히 중산층 전문직들은 매우 잠재력이 큰 우리의 주요 고객계층이다”라고 말한다.

구매력이 높은 소비지역은 인구규모와 월 소득 기준으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추메고 등이 해당되며 이 중 모스크바는 인구 1,000만 명이상, 월평균 소득 1,200달러 이상의 러시아내 가장 발달한 소비도시이다. 모스크바의 경우 2006년 화폐소득 중 소비지출 비율이 평균 64%에 달하는 곳으로 러시아 내에서도 탑 클래스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모스크바내에 외자계 슈퍼마켓이 잇달아 점포망을 확대하고 자동차 및 주택 구입 Loan보급 또는 활발한 것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그 다음으로는 한티만시 자치구, 하마롭스크 지방, 페루미 지방 등이 활발한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 대다수는 전기, 수도, 전화세 등의 공공요금이 매우 저렴하고 지하경제의 영향으로 소득 증가분을 소비에만 지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러시아는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등 대도시 및 지방 중·소도시로 구성된 도시형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에 비해 빈부 및 소비격차가 적어 전국적으로 비교적 평준화된 소비시장이 발달되어 있다.

소매시장의 확대, 2008년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 형성 할 듯

   
▲ 전 세계 부호들이 모여든 백만장자 박람회에선 억대를 호가하는 값비싼 보석들은 물론, 크리스탈로 본네트전체를 치장한 차량과 헬기까지 박람회장은 그야말로 초호화상품들로 넘쳐났다.

러시아 소매유통시장은 지금도 점점 커져나가고 있다. 1999년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성장했다. 2007년 러시아는 신규 자동차 판매 규모에서도 1,000명 기준 신규 자동차 판매 수는 17대로 영국 40대, 독일 38대를 이어 유럽 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도 마찬가지. 2007년 판매금액은 영국보다 5% 낮으며, 1인당 구매 액은 2배 정도 낮은 수준이다. 현 러시아 소득구조에서 바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여행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지만, 값비싼 음식이나 의류 구입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평범한 냉장고나 브라운관 TV가 아닌 디자인이 우수한 냉장고나 플라즈마 TV가 많이 팔리고 있다. 특히 도시형부유층 및 슈퍼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입제품에 대한 구매가 늘고 있다. 러시아의 도시형부유층 특징은 30~40대의 젊은 세대가 중심으로 몇 년 전까지 국산품을 애용하다가 최근 고급차 및 가전 등 수입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 1/4분기 LCD TV의 판매는 200% 증가했으며, 노트북은 300%나 증가했다. 2007년 전자제품 시장의 경우 여타 선진국은 2~3% 성장한 데 비해 러시아는 11.5% 성장했다.

모스크바 시장연구기관 Comoon Media에 따르면 가전제품 중 냉장고와 세탁기의 소유비율은 지난 2001년 10명에 1명꼴이었으나, 2002년에 들어서는 5명에 1명꼴로 상승하여 생활수준이 급속히 향상되었다. 또한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점차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7년 러시아의 소매매출 규모는 유럽에서 독일, 프랑스, 영국 다음으로 4번째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8년 러시아의 소매상품 시장은 6,440억 달러 매출로 유럽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달러화 기준 서유럽 시장은 연간 10~12% 성장했으나, 러시아는 2~3배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이에 올해 성장률은 27.5%로 예상되며, 향후 2~3년은 최소 20% 정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2010년에는 러시아의 1인당 상품 구매가 현 영국의 7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모스크바의 경우에는 2년 후에 런던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에 런던의 1인당 소매 상품거래는 1만 5,700달러이며, 모스크바는 1만 5,2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모스크바의 소매거래액은 1,030억 달러로 런던의 1,010억 달러를 추월했다. 이와 같은 거래규모의 증가는 수요와 물가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기인하며, 생산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약품 생산이 연간 5~6% 증가했으나 판매는 25% 성장했다. 또 주류 소비는 다소 주춤한 편이나 거래액은 30~40% 증가했다. 이처럼 비식료품 분야의 제품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는 가운데 비식료품의 판매가 2008년 1~ 2월 중 전년동기대비 22.7%나 성장했다. 중산층 및 부유층은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반면, 비부유층은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소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가격 상승은 서유럽의 15~20%보다 높은 20~30%에 달하며 대형 슈퍼마켓의 총 판매수익은 19~25%에 달한다. 2007년 경제발전부 자료에 따르면, 소득은 22.4% 증가했으나 소비 지출은 23.5% 증가했다. 경제발전부는 개인이 상품과 서비스에 소득의 70%를 지출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다른 경제 분석 및 예측기관에서는 83%를 지출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5대 경제대국 진입을 노리다
푸틴집권 8년, 러시아의 1인당 GDP는 7배 이상 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넘쳐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국가부도 사태까지 갔던 러시아가 지금은 경제대국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경제가 국제 유가 강세 속에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개인 소비를 중심으로 국내 수요가 활성화되면서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가 옛 소련 붕괴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제는 세계 5대 경제대국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는 현재 10만 명의 백만장자가 살며 그 수가 세계에서 3번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나라로 지난 2007년 11월 23일에 모스크바에선 막대한 부의 상징인 ‘백만장자 박람회(Millionaire Fair)’가 두 번이나 개최됐다. 전 세계 부호들이 모여든 이 박람회에선 최고급 승용차부터 다이아몬드가 박힌 120만 달러짜리 만년필, 금으로 만든 커피메이커, 레저용 소형 잠수함, 고급 요트, 150만 달러의 말까지 성황리에 거래됐다. 억대를 호가하는 값비싼 보석들은 물론, 크리스탈로 본네트전체를 치장한 차량과 헬기까지 박람회장은 그야말로 초호화상품들로 넘쳐났다. 러시아는 중동 산유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갑부들이 몰려 있어 세계 3대 호화 상품시장이 되고 있다. 백만장자 박람회를 주최한 쿠도조바는 “러시아 백만장자의 수는 10만 명이상으로 추정되며 성장속도는 인도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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