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요양보호사의 에세이, "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 

 

[시사매거진] 어르신 돌봄 문제로 고민하는 보호자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에세이  ."돌봄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중입니다"가 출간됐다.  현직 요양보호사가 직접 쓴 이 책은 3년 동안 요양보호사로 돌봄의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냈다.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도입한 장기요양급여 제도 덕분에 요양원과 어르신 돌봄 사회적 서비스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보완할 부분이 많다. 유교사상과 그릇된 사회적 인식은 요양원에 부모를 모시는 일이 불효로 여겨지고 있어 안타깝다.

작가 전계숙은 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잘 모시지 못했다는 자책감”탓인지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에 끌려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진짜 자격을 갖추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치매 노인의 폭력은 참을 수 있지만 인지능력이 있는 어르신의 폭언은 견디기 힘들어한다. 돌봄 받는 이의 존엄이 돌보는 이의 인권을 위협할 때 어디까지 배려하고 돌봐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이쁜아'라고 불러주는  잊지 못할 사람 '첫 정'의 주인공 '정자' 어르신을 만나 작가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은 눈 여겨 볼 장면이다.

그렇게 3년을 일하면서 작가는 “우리는 지금 우리의 미래를 돌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죽음과 질병은 누구에게나 언제고 찾아오기에 작가는 미래의 자신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요양원을 지킨다. 이 마음은 좋은 돌봄을 받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를테면 “다 먹은 접시를 건넬 때 ‘잘 먹었어요’ 말 한마디, 기저귀를 갈 때 있는 힘껏 엉덩이를 들어주는 배려” 같은, ‘돌보는 이’를 힘나게 하는 사소한 행동들. 이를 위해 인지상정, 역지사지의 태도를 늘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돌봄 받기 위한 연습도 필요하다는 문장이 긴 여운을 주는 책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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