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전북현대모터스

[시사매거진]전북 현대가 상승세의 문을 열었다. 성적도 뒤따랐다. 고비처였던 FC 도쿄(일본)와 경기도 손쉽게 이겼다. 김보경이라는 키 플레이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플레이 메이커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가 점찍은 선수들을 항상 영입 문턱에서 번번이 놓쳤다. 좋은 경기력과 함께 좋은 결과까지 챙기려는 최강희 감독의 바람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김보경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일본 J리그 팀과 계약이 임박했던 김보경에게 직접 연락해 설득할 정도. 최강희 감독이 직접 나서면서 J리그에서 뛰려고 했던 김보경도 마음을 돌렸다. 최강희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플레이 메이커였다.

그러나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바라던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김보경과 호흡을 맞출 이재성이 군사훈련의 후유증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김보경이 장쑤 쑤닝(중국) 원정에서 부상을 당해 1달 이상을 쉬어야 했다.

최강희 감독은 4월이 지나고 5월이 돼야 정상적인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재성이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보경까지 없자 전북은 흔들렸다. 대표적인 경기가 빈즈엉(베트남)과 원정경기. 전북은 2-3으로 졌다. 비난이 빗발치는 건 당연했다.

사실 김보경은 빈즈엉전에 앞서 돌아왔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을 섣불리 기용하지 않았다. 부상을 완전히 떨쳐낼 때까지 기다렸다. 1차 목표로 잡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조별리그 1위를 위한 승부처는 어차피 5~6차전이었다. 김보경은 도쿄와 5차전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0일 포항 스틸러스전부터 경기에 나서며 몸상태를 끌어 올린 김보경은 지난 16일 성남 FC전에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2-2 상황이었던 후반 41분 골을 성공시켜 전북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보경은 그 감각을 가지고 도쿄로 떠났다.

도쿄전에 초점을 맞춘 만큼 김보경의 몸상태는 매우 좋았다. J리그에서 뛴 경험도 있는 김보경은 도쿄의 약점을 잘 알았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 수 차례 기회를 잡았다. 전반 35분에는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5분에는 이재성의 골을 도와 전북에 3-0 승리를 안겼다.

김보경이 활약하면서 그의 파트너 이재성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보경이 없는 동안 집중 견제를 당했던 이재성은 김보경의 존재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이재성은 시즌 첫 득점포를 가동하기도 했다. 최강희 감독이 왜 김보경을 원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전북은 김보경의 활약 속에 최근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고비처로 꼽히던 어려운 경기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전북은 김보경이라는 키(key)로 상승세의 문을 이제 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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